최근 어린이 유괴 살인 등 굵직한 사건·사고들이 잇따르면서 인천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악마의 도시(마계 인천: 악마가 사는 세계란 뜻으로 인천에서 흉악범죄가 많이 발생함을 빗댄 신조어)'로 평가돼 국제도시 이미지 메이킹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네티즌에 의해 부정적으로 각인되기 시작한 지역캐릭터는 시·도간 신지역주의를 조장하는가 하면 일부 네티즌은 인천에 대한 부정적인면 만 퍼날라 부정적인 인천이미지가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J카페. 지난달 22일 지역캐릭터를 두고 네티즌간 격론이 벌어졌다. '악마'란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이 '고담대구', '라쿤광주', '마계인천', '심시티서울', '뉴올리언스수원', '갱즈오브부산' 등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지역캐릭터를 놓고 뜻을 설명한다는게 발단이 됐다.

"지역주의 조장"이란 부정적인 의견에서부터 "비하라기보다는 적절한 표현"이란 말까지 다양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일부 흥분한 네티즌을 달래기 위해 "그냥 있었던 일을 말했을 뿐"이란 진화성 발언이 덧붙여 지는 등 이날 수십명의 네티즌은 흥분속에 키보드를 쉽게 놓지 못했다. 이 카페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의 카페에서는 지역캐릭터 담론을 쉽게 찾을 수 있다.

1만4천7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S카페에선 인천시민조차 '마계인천'을 여과없이 사용하고 있었다. "마계인천에 사는 사람 다 모여라" "마계인천의 힘을 보여주자." 틀린표현이란 일부 지적도 있었지만 재미로 넘긴다는게 카페 관계자의 말이다.

이 카페회원 김모(20·대학1학년)양은 "정기모임에 서울 사람도 가끔 놀러오는데 인천에 잔인한 범죄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 왜 인천이 악마의 도시냐는 반론은 없다"면서 "인천사람으로서 창피한 점도 없진 않지만 인천만 그런게 아니라 전국 주요도시가 다 그런 호칭을 갖고 있어 농담식으로 웃어넘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인천에서 고등학생들의 담배피는 모습을 바라보다 피던 담뱃불에 맞았다는 한 네티즌은 경험담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며 "마계 인천 애들이 너무 무섭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유포하는가 하면 일부에선 스포츠 경기를 놓고 '고담대구 vs 마계인천'식의 대결구도로 몰아가 지역캐릭터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

백승국 인하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행위는 오프라인과 끊임없는 연동성이 존재한다. 도시이미지에 당장 영향은 없겠지만 자꾸 쌓이다 보면 소비자에겐 연상작용이 작동, 도시이미지의 고급브랜딩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전략적 대응의 필요성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