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난 여아를 무참히 때려 숨지게 한 남자가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인천지역 아동학대 신고 접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3시께 인천시 서구 마전동의 한 아파트에서 김모(34)씨가 자신의 딸과 다툰 것을 사과하라는 말을 무시했다며 딸 친구 박모(5)양을 플라스틱 빗자루로 30여분간 50여 차례 때려 숨지게 해 구속됐다. 부모가 별거해 고모집에 살고 있던 박양은 2주 전부터 평소 알고 지내던 김씨 집에 맡겨져 생활해 왔다.

피의자 김씨는 경기도 김포 A교회 전도사로 있으면서 교회에 다니는 숨진 박양 집안과 알고 지냈고 교회 아이들을 상대로 피아노 개인 교습 등을 해 왔던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아동학대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보기 드문 학대 사례라며 증가추세에 있는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천시 아동전문보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전화를 통해 접수한 인천지역 아동학대 신고 및 일반상담 건수는 602건으로, 이 기관이 개소한 지난 2000년 이후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 당시 33건에 불과하던 신고 건수는 2003년 439건, 2004년 514건, 2005년 598건 등으로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이 중 80% 이상이 친부모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고 주로 30~40대 층에서 아동학대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보호기관 등이 학대하는 부모나 친·인척 등을 강제할 수 있는 법규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처벌 수위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아동전문보호기관 관계자는 "아동학대의 경우 보통 주변에 사는 이웃이나 친·인척이 신고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번 경우는 그 반대"라며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아동학대 범주가 넓어지고 그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법규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