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대 전체의 6%만 기숙사행
학점 경쟁등 입소 전쟁 치열
생활비 부담 아르바이트 몰려
새학기를 맞아 인천지역 대학가 자취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학교 주변 자취방의 전·월세 가격은 점점 오르는데 기숙사 입소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취업준비로 매일 도서관에 나오는 한모(27·여·인하대 4)씨는 틈만 나면 '대학가 자취방 전문 인터넷 커뮤니티'에 접속해 원룸 가격을 알아본다.
아직 두 학기를 더 다녀야 하는데 취업 전까지 조금이라도 싼 자취방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현재 월세 35만원(보증금 300만원)짜리 원룸에서 살고 있다는 한씨는 "방값 외에도 식사비, 학원비 등 한 달에 50만~70만원이 생활비로 더 들어간다"며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려면 방값이라도 아껴야 하는 실정"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교 주변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원룸 월세가 비싸고, 학기 초만 되면 오르고 있는 것도 학생들에겐 큰 부담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인하대 후문가에 월 30만원선의 자취방이 꽤 있었지만, 올해는 월세 35만원 이하인 방을 찾기 힘들다고 한다. 게다가 자취방이 전세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숙사 입소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진다. 한 학기에 70만~80만원 정도만 내면 되는데 실제 들어가려면 '바늘구멍'이다.
이번 학기 인천대학교는 전체 학생수(1만5천266명)의 6%(956명)만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고, 인하대는 전체 학생수(2만887명)의 11%(2천172명)만 입소할 수 있다.
인천대는 지난해 국·공립 대학교 평균 기숙사 수용률 20.3%에 크게 못 미치고, 인하대학교 역시 전국 사립대 평균 17.4%를 따라가지 못한다.
반면 두 대학의 새학기 기숙사 신청 인원을 보면 인천대 1천900여명, 인하대 4천200여명에 달한다.
기숙사 입소를 신청한 김모(24·인하대 2)씨는 "특히 여학생들은 경쟁이 심해 학점이 최소한 4.0(4.5 만점)은 넘어야 입소를 노려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청년 주거문제 관련 시민단체인 '민달팽이 유니온'의 황서연 상담사는 "기숙사를 들어가지 못하면 공부할 시간을 뺏기고 아르바이트에 내몰리는 게 현실"이라며 "학교가 기숙사에 대한 투자를 늘려 학생들의 복지와 학업성취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