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에 안기는 아기들을 바라볼 때면 이렇게 예쁜 모습을 보지 못하는 엄마의 가슴은 얼마나 아플까 하는 생각이 들곤해요.”
해창의료재단 의정부신천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김나영(23) 김선임(24) 간호사 등 8명의 간호사들은 매월 2~3회씩 어린이와 영아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시설을 찾아다니며 사랑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병원업무 속에서도 시설방문을 위해서라면 악착같이 짬을 내고 있다.
한창 데이트나 수다떨기 등을 더 좋아할 법도 한 20대 초반 앳된 얼굴의 백의의 천사들이 각종 유혹을 물리치고 어린이들을 위해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택하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정기검진을 받으러 병원을 찾은 사회복지시설의 어린이와 영아를 볼 때마다 보통 아이들처럼 어리광을 부리지 않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나 한편으론 안쓰러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소아과 김나영 간호사가 먼저 봉사활동에 나서자는 제의를 꺼냈다.
이에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이 하나 둘 합류하면서 '8인의 백의의 천사'가 결성됐다.
이들은 복지시설을 찾아다니며 어린이와 영아들의 말벗과 놀이동무가 돼주기도 하고 무료의료 봉사도 하고 있다.
결손·결합 가정의 아이들, 미혼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답지 않게 명랑하고 밝은 미소로 반겨주는 이들의 모습을 떠올릴 때면 밤 근무로 몸은 녹초가 되지만 게으름은 생각할 수 없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백의의 천사중 막내인 조회연(21)간호사는 “이제 2개월밖에 안됐지만 벌써 아이들과 정이 들어 시설을 찾는 주말이 그리워진다”고 한다.
열정과 천사의 마음으로 똘똘뭉친 8명의 간호사들은 간단히 장난감과 음식, 다과 등을 준비해 아이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더러워진 손과 몸을 씻어주고 고무 찰흙으로 만들기 놀이와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색종이접기를 하며 산타를 기다리던 아이들과 잊을 수 없는 시간도 보냈다.
또 응급실에서 3교대로 근무하는 김선임 간호사는 틈틈이 시간나는대로 의정부영아원을 찾아 이들의 '일일 엄마'가 돼주고 있다.
김 간호사가 이 영아원을 알게된 것은 혈액채취를 위해 병원을 찾았던 천사 같은 미소의 김별이란 한 영아를 잊을 수 없어서였다.
그후 병원을 다시 찾은 영아원 관계자들에게 위치를 물어 무작정 이 영아원을 찾아 나서 아기들을 돌보며 청소, 빨래 등의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제 자식도 아닌 그냥 아기라는 이유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아플 정도로 아이들이 사랑스러운데 제 어머니께선 절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셨을까요.”
아이들로부터 '엄마 사랑해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김 간호사는 “제게 쏟으신 부모님의 사랑을 생각하며 앞으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