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제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지하단체인 RO(Revolutionary Organization)를 조직, 운영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석기 의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이 오는 11일로 다가왔다. 지난 2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2년에 자격정지 10년이 선고된 바 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 의원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는 속칭 '민족민주혁명당'의 지도급 조직원으로서 1999년 민혁당 간첩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 6월형을 선고받았으나, 노무현 정부 시절 광복절특사로 가석방되고 공무담임권과 피선거권까지 회복했다. 이처럼 관대한 처벌을 받았으면, 과오를 반성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체제수호에 앞장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 기소돼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세상 어느 나라가 체제를 부정하고 전복하려 한 사람에게 이처럼 관대한 처벌을 내릴 수 있는가. 사회를 전복시키려 의도했던 사람에게 국회의원이라는 명예와 특권을 보장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까지 꼬박꼬박 주는 나라가 대한민국이 아니라면 세상 어디에 또 있겠는가. 자신들은 종교계 지도자라는 위치에서 종교의 자유를 만끽하면서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로 변혁시키고자 하는 사람을 석방해 달라고 탄원하는 나라가 대한민국 외에 또 어디에 있겠는가. '20만 남로당원 봉기설'에 고무된 김일성이 일으킨 6·25전쟁을 어느새 잊어버리고, 남한혁명을 추구하는 세력을 공개적으로 두둔하는 게 세계 어느 나라에서 가능한가.

이 의원은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도 무죄를 주장하는가 하면, 심지어 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면 법정에 서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또 검찰이 제시한 RO회의록 자료는 국정원이 조작한 것이며, 실체없는 생각만 갖고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사회를 변혁하려는 생각을 가진 것을 반역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물어본다. 지난해 3월 북한의 일방적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된 시기에 조직원들에게 하달했다는 '전쟁대비 3대 지침'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혹시 '20만 남로당원 봉기설'로 김일성의 남침전쟁을 부추긴 박헌영과 같은 인물이 되기를 원했던 건 아닌가?

백 번 양보해서 이번 내란음모사건이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의 건전한 사회변혁을 의도했던 것이라면, 이 의원은 다음 몇 가지 사항을 공개적으로 실천함으로써 떳떳한 대한민국 국민임을 스스로 입증해 주기 바란다.

첫째,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공개 지지하고 북한정권과 사회주의 체제를 비판하라. 만일, 본인의 주장대로 체제전복이나 반역의 의도가 없었다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해 적극 찬동하고, 사회주의 체제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둘째, 북한 주민들의 참담한 인권상황과 김일성 일가의 3대 세습체제를 비판하라.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경제현실과 강제수용소·공개처형 등으로 대표되는 북한의 인권실태는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사실이 아닌가. 셋째,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에 대해 예의를 표시하고 애국가를 제창하라.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마땅히 태극기에 대해 예의를 표시하고 애국가를 제창해야 할 것이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재판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유민주주의의 우월함과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세습독재 정권 유지를 위해서라면 고모부까지 처형하고 이를 선전하는 북한 체제보다, 체제전복을 노렸던 세력에게조차 정당한 법 절차를 적용하는 대한민국이 훨씬 여유롭지 않은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지만,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사람들에게는 엄정한 법 집행만이 필요하다. 비록 헌법에 사상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손 치더라도 절대 다수의 행복과 자유를 위협하는 자유까지 허용돼선 안 될 것이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항소심 판결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세력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김의식 용인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