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대회가 안성에서 열릴 수 있었던 것은 MTB생산업체인 '위아위스'가 안성시 양성면에 자리잡고 있고, 무엇보다 라이더들에게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안성만의 '소박하고도 아름다운 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MTB대회 구간의 백미로 꼽혔던 임도는 2008년 산림청 지정 '아름다운 임도 100선'에 선정된 곳으로, 7~8부 능선을 따라 정점에 오르면 하늘에 닿은 듯 탁트인 전경이 눈앞에 펼쳐지며 구간내내 바퀴에 맞닿아 오는 자연길의 울퉁불퉁 변주가 고스란히 몸으로 전달된다. 특히 페달을 밟고 굽이길을 달리다 보면 햇볕이 가득 고인 양지와 땀을 식혀주는 음지가 리듬을 타듯 교차해 구간을 달려오며 꽤 지쳐있을 법한 라이더의 근육을 풀어준다.
한운리에서 상중리간 임도는 임산물을 운반하거나 산림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길로, 오래전에는 상인들이 물건을 이고 지고 나르는 통로가 됐던 곳이다. 안성장이 전국 3대장으로 꼽혔던 조선후기, 임도는 충청권의 주민들이 안성장에 가기위해 줄을 서서 넘을 정도로 통행이 빈번했다. 장을 보러 가는 길이라 해 '장고개'란 이름이 붙여졌으며, '개미둑'이라는 재미있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개미둑은 장고개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면서 도둑들이 자주 출몰해 쌀·소 등을 갈취하는 일이 발생하자, 이를 막기위해 상인들이 소를 앞세워 일렬로 재를 넘는 모습이 마치 개미행렬과 흡사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안성장의 부흥을 말해주는 이름이기도 하다.
개미둑을 넘어오는 라이더들을 보며 만감이 교차한다. 도시의 발전은 물과 길을 따라 일어나는데 물을 따라 일어난 문명은 다시 길을 따라 전파되는 이치다. 물은 이미 그 땅이 지니고 있는 것이지만, 길은 새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임도는 안성의 뛰어난 상품과 기술에 대한 자부심의 역사로 이미 지니고 있는 '물'과도 같지만, 오늘날 안성을 전국에 알리는 새로운 실크로드이기도 하다. 임도에는 어제와 오늘이 공존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MTB의 행렬을 보면서 과거의 개미둑이 오버랩되는 이유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안성맞춤랜드에서 안성천길·금광호수 등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촘촘한 안성시의 속살을 전국의 800여 라이더들과 700여 갤러리들에게 소개한 것은 가장 큰 수확이다. 대회 당일 안성시내의 반짝 관광특수도 있었지만, 그보다 소중한 것은 42㎞를 함께 한 라이더들의 마음에 남아있을 안성길이다. 이들이 달린 안성맞춤랜드의 들꽃이나 금광호수의 바람, 임도의 낙엽 냄새를 쉽게 잊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임도에는 안성의 명산인 서운산과 연결되는 통로가 있다. 안성시는 서운산 주변 휴양림과 상중리 임도를 연결시키는 코스를 2016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챌린저 급이 아닌 최고 등급의 MTB대회도 무난하게 치를 수 있게 된다. 그 때는 전국의 더 많은 라이더들이 '안성의 길'을 찾을 것이며, 그 길이 안성에 대한 관심과 발전을 불러오는 탄탄대로가 되길 기대해본다.
/황은성 안성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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