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도 아닌 나라가 북한이다. 유일 종교가 있다면 김일성 주체사상 종교, 5천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김일성 부자밖에 없다는 거 아닌가. 그런 나라에서 사후세계를 인정하듯 '무주고혼'을 들먹거린 것이다. '죽은 혼이래 다 똑같디 무시기 다르갔소' 해야 할 사람들이 바로 그들 아닌가. 독일 베벤하우젠(Bebenhausen)은 중세 남부 독일의 최고 수도원이자 미려한 성이다. 그 수도원 근처에서 서로 얽혀 있는 두 마리 사슴뿔을 발견한 건 1980년대 후반이었다. 사슴들이 싸우다가 뿔이 얽혀 빠지지 않는 바람에 두 마리 다 죽고만 것이다. 그게 바로 '끝없는 갈등→파멸'의 상징이다. '만약 서로 물고 물리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는 신약성서 갈라디아(Galatia)서(書)를 북한 사람들은 알 턱이 없을 것이다.
북한이 적화통일 야욕으로 핵전쟁이라도 일으킨다면 남북 함께 '베벤하우젠의 사슴' 꼴이 될 것이다. 갈등은 풀고 대결은 멈춰야 한다. 그래도 아직 연결 끈은 있다. 개성공단도 있고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2일엔 연천군 초청 2014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도 북한 선수단은 왔다. 조바심 없이 그냥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