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각대학 수석졸업자들
수차례 지원끝에 취업성공
눈높이낮춰 中企 택하기도
대학원 진학자도 ‘앞날막막’


극심한 취업난으로 쓸쓸한 졸업식이 열리고 있는 경기도내 각 대학 수석졸업자들은 어떤 진로를 선택했을까? 어렵게 좁은 취업문을 통과, 취업에 성공하는가 하면 또다시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기도 했다.

도내 5개 대학 수석 졸업자들은 ‘수석 졸업’이라는 영예를 차지한 기쁨보다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며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표 참조

# 바늘구멍 취업문

단국대 수석 졸업자인 국제경영학과 유희권(28·11학번)씨는 학부 시절 내내 A+를 받았다.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던 유씨에게도 취업문은 바늘구멍이었다. 유씨는 대기업·공기업을 가리지 않고 25차례나 지원한 끝에 취업에 성공했다.

유씨는 “대학생활 내내 동아리 활동, 각 기업에서 마련한 인턴과 봉사활동을 병행했다”며 “취업을 위해 학점 관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수십 차례 실패를 경험하긴 했지만 유씨는 성공한 사례다. 수원대 일어일문학과 이재선(24·여·10학번)씨는 취업 준비를 하며 눈높이를 낮췄다. 재학 중 취업준비를 하면서 토익 고득점과 자격증 등 스펙을 쌓았지만 이씨 또한 좁은 취업문 앞에서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어문계열 졸업자들이 갈 곳은 많지 않다. 최대한 빨리 경제활동을 하고 싶어 중소기업을 택했다”고 전했다.

#대학원행… 넘치는 고학력자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를 수석 졸업한 이지영(24·여·10학번·중국어통번역학과)씨는 통번역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원 입학에는 수석졸업자에 대한 혜택이 없어 하루하루가 조급한 마음뿐이다.

“오전 8시에 일어나 새벽 1시까지 중국어·영어 필사, 암기, 받아쓰기 등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는 이씨는 “오는 10월 대학원 시험이 있는데, 떨어질 경우 플랜B(취업준비)를 가동할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경기대 법학과 김사라(23·여·11학번)씨와 아주대 경영학과 최인규(28·11학번)씨는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준비 중이다.

김씨는 “졸업 후가 막막해 수석의 기쁨을 맛볼 새도 없었다”며 “진로를 늦게 정한 탓에 후회가 남는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수석 졸업자들은 큰 영예를 얻고도 여전히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상태다.

수원대 취업정보처장 이찬 교수는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이 점점 높아지다 보니 수석 졸업생들도 전략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어떤 결정이든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영훈·조윤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