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전국 1만2천개 모든 초·중·고교에서 인성교육이 의무화된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원인을 ‘실종된 대한민국의 인성’으로 진단한 국회의원 102명이 뜻을 합쳐 발의한 ‘인성교육진흥법’이 12월 29일 재석의원 199명 전원 만장일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늘부터 시행된다.

‘올바른 인성을 갖춘 시민을 육성해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표로 시행되는 ‘인성교육진흥법’은 인성교육을 법으로 의무화한 세계 최초의 사례이다.

공교육의 영역에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 인성의 덕목을 포함 시킨 것은 고무적인 성과라 할 수 있겠지만, 역설적으로 이와 같은 사람 됨됨이의 기본조차 법 조항으로 규정해야 할 정도로 우리 사회가 피폐해졌다는 반증이기도 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초고속 압축 성장을 경험하며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해있으며, 학교 현장조차 입시·성적중심 교육으로 운영되면서 학생들 인성은 피폐해졌다. 인성교육의 시작점인 가정에서조차 자녀들의 성적만 강조하며 ‘밥상머리 교육’은 실종된 지 오래다.

그 결과 학교폭력, 사이버 폭력, 청소년 자살 등의 문제는 걷잡을 수 없게 확장됐으며, 군 병영현장까지 확대되며 전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든 것이 ‘인성교육진흥법’이건만 가장 먼저 들썩이는 곳은 역시나 사교육 현장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인성교육진흥법’이 본격 논의되던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만 총 186개의 인성 관련 민간 자격증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는 전체 인성 관련 자격증 253개 중 73%에 달하는 규모다.

강남의 일부 학원에서는 입시에서 ‘인성면접’을 대비한 고액강의까지 개설됐다고 하니 법의 취지를 훼손하는 이와 같은 행태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인성은 교육될 수는 있지만 측정될 수는 없는 영역이다. 따라서 ‘인성교육진흥법’은 학생들을 평가하고 서열화하기 위한 교육이 아닌 인성함양을 기본으로 하며, 학교 교육의 목표와 계획에 이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국회 인성교육실천포럼의 상임대표로서 57명의 국회의원과 함께 인성교육의 사교육화와 상업화를 방지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성포럼 차원에서 법 제정을 위해 20여 차례에 걸친 간담회와 공청회를 진행하였으며, 올해 3월에는 시행령 제정을 토론회를 두 차례 개최하여 교육현장 전문가와 사회 각계각층 700여 명의 의견을 수렴하여 시행령에 반영했다. 또한, 국회차원에서 인성교육의 대안적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청소년 캠프를 진행하였으며, 이번 여름 5회째 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인성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 이제 세계 최초로 시행되는 인성교육진흥법은 국가 대 개조를 위한 방향타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인성교육진흥법이 추구하는 방향은 단순하다. 부모님에 대한 효로 무너진 가정을 다시 세우고, 친구 간의 우정과 선생님에 대한 존경으로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가며, 질서와 배려로 사회 공공선을 추구해 나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 됨됨이의 기본을 바탕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사회 각 분야의 변화가 시작될 때 우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꿈을 꾸게 될 것이다.

이제 긴 호흡으로 인성교육의 큰 걸음을 내딛는다.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먼 길을 가기 위해서는 가정, 학교, 사회가 함께 가야 한다. 성적인 아닌 성장을 위해, 입시가 아닌 미래를 위해, 경쟁이 아닌 행복을 위해, 그리고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참된 교육이 시작될 수 있도록 국가적 중지를 모을 때이다.

/정병국 국회 인성교육실천포럼 상임대표·국회의원 (새누리·여주양평가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