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낮처럼 불을 밝혀가며 어두운 밤에도 일하며 정말 열심히 살았다. 우리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만들었고 범국민적으로 독재에 항쟁하여 민주화된 대한민국을 이루어 내면서도 일하고 또 일했다. 그 결과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도 눈앞에 두고 있으니 가히 산업화의 성공은 경이로운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 성공신화는 여기까지다.

최근 수년 동안 우리 경제는 사실상 저성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기적인 경제침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경제성장이 낙후된 부문과 국민 복지까지 향상되게 해준다는 경제성장 지상주의가 더는 우리 사회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경험적으로도 증명되었다. 부가 아무리 늘어나더라도 중산층 이하 보통사람들에게까지 골고루 혜택이 돌아와 ‘국민이 행복한 사회’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세계 36개국의 노동시간과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노동 시간은 2천193시간으로 OECD 평균인 1천746시간보다 무려 447시간이 많았다. 정규직·비정규직 구분 없이 모든 노동자와 자영업자들도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산업 현장에서 열심히 일했다.

외환위기 때는 금도 모았고, 단기간에 IMF 위기를 극복해 세계를 경악시켰다. 독재와 부정한 정권에 맞서 촛불도 들었고, 더 이상 비정규직이 희생되지 않는 사회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럼에도 우리들의 삶이 여전히 고단하고 희망을 찾기 어려운 형편이라면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이유는 경제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발전해도 정부정책의 목표는 지속적인 경제성장 그 자체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고, 노사가 함께 협력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고, 개인 삶과 사회의 발전이 병행할 길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하다.

8시간 일하고 그 뒤에는 가족·이웃·연인·친구와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하고 싶은 공부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학원에 가고 없는 아이들…. 술과 접대로 아이들이 잠든 후에 퇴근하는 아빠들…. 혼자 저녁 식사를 때우는 엄마들, 우리에게는 사람이 삶의 가치 중심이 되는, 행복이 중시되는 사회는 현실적으로 멀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가족과 함께 저녁을 하는 횟수가 주 2회 정도인데 미국에서는 평균 주 5회 정도 하고 있다는 통계를 보았다. 휴식은 단순한 하루를 마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휴식은 새로운 출발을 약속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우리는 휴식을 통해 희망과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더는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한 경제성장은 안 된다. 성장해도 행복하지 않은 구조적인 패착에서 우리는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좋은 사회로 갈 수 있다.

우리는 ‘왜 성장해야 하는가?’의 고민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무엇을 위한 성장인가?’에 대답해야 한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정치, 사람들이 희망을 품고 행복한 꿈을 꾸게 만드는 정치가 ‘진짜 정치’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찬열 새정치민주연합(수원갑) 경기도당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