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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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인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소감]전태호, "언어로 할 수 있는 실험 정신 지켜 나가겠다" 지면기사
이 소설을 쓰고 있을 때로 기억한다. 우연히 찍힌 내 사진에서 작중 주인공의 얼굴을 보았다. 웃고는 있었지만 서글픈 눈을 감추지 못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있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 표정을.작중 주인공이 되어 생활하는 동안 '절망'이라는 단어가 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수백 번 문장을 읽고 나면 꿈에서까지 같은 괴로움에 시달려야 했고, 그러다 가끔은 소리를 지르며 깨어나기도 했다. "나가라고, 나가라고" 외치던 그의 잠꼬대가 요즘도 귓가를 맴도는 듯하다. 일기장을 들여다보면 당시 그가 내 손을 빌려 채운 글로 빼곡하다."외국어로 된, 그러니까 나 혼자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떠드는 기분이 어떤 건 줄 아세요?"예술 작품을 즐길 때는 얼마만큼 작가가 투영되어 있는지 눈여겨보곤 한다. 작중 인물과 작가가 일치할수록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야기가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나는 현재 몇 가지 이야기를 구상 중이고 또 어떤 건 쓰고 있다. 아직 역량이 부족해서, 때가 되지 않아서, 생각의 정리가 필요해서 머릿속에 묵혀둔 이야기도 어서 꺼낼 날을 기다려 본다. 모두가 좋아하는 글, 읽었을 때 남들이 안심하는 글, 탕아가 돌아오는 글은 앞으로도 쓸 생각이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언어로 할 수 있는 실험 정신을 지켜 나가겠다.늦었지만 심사위원 선생님께, 경인일보 관계자 분들, 나를 오래도록 지켜봐 온 사람들, 그리고 '타동사 연습'을 끝까지 읽어준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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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인일보 신춘문예 총평]1646편 출품… 젊은 문학도 '뜨거운 열정' 지면기사
30여 년 간 대한민국 신진작가 발굴에 앞장서 온 '경인일보 신춘문예'가 올해도 가능성 있는 신인 작가를 발굴하며 그 저력을 입증했다.경인일보는 각 부문별 심사위원들과 심사숙고 끝에 ▲단편소설 부문-'타동사 연습(전태호)' ▲시 부문-'숲에서 깨다(하채연)' 등 2개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특히 이번 신춘문예는 근래 들어 가장 많은 수의 작품이 접수됐고 특히 20, 30대 젊은 문학도들의 참여가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첫 공고가 나간 이후 총 1천 646편이 접수됐는데, 이 중 시는 1천423편, 소설은 223편이 출품돼 치열한 경쟁을 치러 문학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체감케 했다.덕분에 예심과 본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의 즐거운 고민도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편수가 확연히 늘어난 소설부문은 김남일 소설가가 예심 심사위원으로 나서 옥석을 가렸고 홍정선 평론가와 정과리(본명·정명교) 평론가가 본심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최종작을 선정했다. 시 부문은 김명인·김윤배 시인이 심사를 맡아 작품을 엄선했다. 각 부문별 심사위원들은 올해 신춘문예에 출품된 상당수 작품이 예년과 비교해 '문학의 짜임새를 갖춘 수준급 작품'이었다고 총평했다. 시상식은 오는 9일(수) 오후 3시 경인일보 본사 3층 대회의실에서 부문별 심사위원, 당선자,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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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인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심사평]홍정선·정과리 평론가, "재미있는 비유로 세태 풀어나간 발상 신선" 지면기사
"재미있는 비유를 통해 지금의 세태를 풀어나간 발상이 신선하다."2019 신춘문예 소설부문은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예년보다 편수가 많았던 탓도 있지만, 읽을만한 소설의 구조를 갖춘 작품들이 많아 심사위원들의 고민이 깊었다.당선작인 '타동사 연습'은 서사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심사위원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소설은 나이가 들어도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동적인 인생을 사는 젊은 세대의 단상을 주제 삼아 그럴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을 이해하면서도 비판적 시각 또한 겸비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세태를 풍자하는 방식의 새로움을 높게 평가받았다. 주인공인 자기 자신이 타동사의 목적어로서만 기능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고 살 길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타동사로 비유하면서 힘있게 풀어나갔다.소설 부문 심사를 맡은 홍정선 심사위원(평론가)은 "소설이란 것이 모두 아는 이야기가 주제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써나가는 방식의 차이로 다른 평가를 받는데, 그런 면에서 현 세태를 풀어가는 방식이 독창적이었다"고 평가했다.타동사 연습과 함께 최종 후보작으로 경쟁했던 '총부리'와 '불편한 골짜기'는 제법 소설다운 모습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지만 주제가 진부하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한국군의 잔인한 폭력성을 주제로 다룬 총부리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힘과 재미가 있지만,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소설가 특유의 도그마가 눈에 띄어 호불호가 가릴 수 있다고 평가받았다. 인공지능 로봇과 첫사랑을 주제로 한 불편한 골짜기의 경우 플롯은 색다른 맛이 있지만, 파편적으로 흩어진 이야기가 하나의 주제로 모이지 않으면서 소설이 주는 정서적 의미가 미약했다고 평가했다.이번 심사를 마친 심사위원들은 소설가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정과리 심사위원(평론가·연세대 교수)은 "많은 작품들이 세상의 이야기를 쓰고 있지만 주관적 시각이 강하고, 이야기의 범위가 '나'에 한정됐다"며 "소설은 어디까지나 더불어 사는 세상의 이야기다. 경험의 폭을 넓히고 시야를 넓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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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숲에서 깨다 /하채연 지면기사
등을 받치고 잠들었던 나무기둥에서새벽이슬 냄새가 훅 끼쳐온다사방에 울울창창하게 뻗은 녹음들현시를 잊은 채 창공에 닿아 빛나고 꿈결처럼 말을 거는 선선한 바람에나는 나무들이 지어놓은 미몽 속으로 걸어들어간다새소리로 엮어놓은 문패를 열고 들어가자억겁의 땅으로부터 솟은 나이테의 내력이기둥을 키우며 나의 발목에 작고 푸른 원주를 새기고육신과 나무, 나무와 육신 사이를 비집고 난 샛길 사이로와본 적 있는 것만 같은 울렁이는 향수가 지천에 빛난다목피들이 전생을 벗겨내는 소리가 알싸한 그 길목에선곤줄박이 한 마리가 잎새 한 장을 전해준다해독할 수 없는 이끼들의 필체로 쓰인 문장들지워지지 않을 나의 태곳적 이름을 발설하고 있다무한한 혈맥으로 엮인 나무 그늘 속편안히 누워 흙이 된 이름들을 짚어본다끝없이 이어져 불거진 이 뿌리들은 나를 이어주는 끈이었을까억겁의 계절을 지나도 숨 쉬는 숲은태양과 달을 이고 은빛 땀을 대지로 흘려보내고나는 한 장의 연서를 쥐고 숲에서 깬다뒤돌아보면 푸른 절경이 등허리에 축축하다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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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소감]하채연, "시 쓰기… 종착역 없는 기차 타고 가는 기분" 지면기사
돌아가신 할머니가 잘 영근 알밤 무리를 쌓아올리고 있는 꿈을 꾼 날, 고향에 가는 길에 당선소식을 전해 받았습니다. 할머니의 뒷모습으로부터 이어진 긴 강, 시쓰기. 종착역 없는 기차를 타고 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길고 긴 언어의 숲에서 제 나무 하나 찾는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누군가 놓고간 전언을 받아든 기분이었습니다. 너무 소중해 조심히 받아들고 한참을 곱씹었습니다. 시 한 편이 너무 무거워 쩔쩔매던 밤들, 설익은 마음 탓에 쓰기를 주저했던 순간들이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듯 했습니다. 쭈뼛쭈뼛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이는 우리들일지라도 질기고 질긴 젖줄로 연결되어있다는 사실도 잊지않으리라 다짐했습니다. 가끔 세상이 믿기지 않아 눈을 비비고 다시 볼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반짝하는 건 무엇인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의 착각이나 일렁임 같은 건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늘 고민하고 그려 시 한 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다 나라고, 너라고도 부를 수 있는 개, 고양이, 동물, 숲, 나무, 풀잎 늘 사랑합니다. 늘 친구처럼 손잡고 시 이야기하는 엄마, 가족들 항상 고맙고 감사해요. 제겐 고마운 스승들이 많이 계십니다.고등학교 시절 가르쳐주신 선생님들, 아흔 아홉개의 빛으로 빛나는 선생님, 동국대학교 선생님들, 박형준 선생님 부끄럽고 부족한 제 시 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곳에서 응원해주시는 지인들께도 두손 모아 감사를 전합니다. 아무것도 될 수 없어도 시쓰는 우리라서 너무 행복해. 동국대학교 시분과 영원하길! 나를 사랑하는 만큼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아직도, 혹은 영원히 모를 시에게. 뜨고 다시 떠도 뜰 눈이 너무 많네요. 용기를 갖고 더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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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인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타동사 연습① /전태호 지면기사
타동사는 발산의 성질 띠고 있어서 소리가 크다 따라서 반드시 무언가를 괴롭힌다엄마·아빠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목적어 취급… 어깨는 티 안나게 움츠러들었다 제 방에 틀어박힌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동생도 평생 목적어에만 머물러소리가 크면 반드시 무언가를 괴롭힌다. 타동사는 발산의 성질을 띠고 있어서 소리가 크다. 따라서 타동사는 반드시 무언가를 그러니까 목적어를 괴롭힌다.화요일타동사가 기능하려면 주어가 필요하다. 아빠는 아침부터 꽝 소리가 울리도록 현관문을 열어젖혔다. 신발을 벗자마자 집이 떠나가라 큰기침을 해댔고, 식탁이 쨍쨍대거나 말거나 유리컵을 함부로 내려놓았다. 내 방 바로 앞에선 신문지를 짜증스럽게 넘겼다. 나의 잠은 이미 타동사에 의해 깨어지고 머리맡의 유리창과 블라인드는 가늘게 흔들거렸다. 주황색 귀마개는 밤사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타동사는 나를 이불 속으로 숨어들게 만들었다. 침대에 걸터앉았다가 도로 눕게도, 냉랭한 방바닥에 납작 엎드리게도, 나중에는 그저 가만있게도 만들었다.아빠가 잠을 청하기 전까진 내 방에 있으면서도 온몸이 얼어붙는 듯했다. 아빠는 오전 교양 프로그램을 틀고 볼륨을 어지간히도 키워 놓았다. 채널을 돌리면서 정치인을 헐뜯기도 하고 약 떨어진 리모컨을 손봐주고 나서는 거실 바닥을 발뒤꿈치로 쿵쿵 굴렀다. 배까지 움켜잡고 웃어 댈 즈음 엄마도 참다못했는지 안방 문을 열고 나왔다. 이어 나를 대신해서 빨리 좀 자라고 잔소리를 퍼부었고, 위아래 작업복을 벗긴 뒤 아빠를 안방으로 밀어 넣었다. 엄마 역시 스스로 주어라는 걸 알고 주어들처럼 행동했다. 나를 생각해서 나름 믹서나 그릇을 조심히 다루는 듯했지만 내 귀에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거슬렸다. 가스레인지 경고음을 무시하고 불을 켤 때는 순간 가슴이 철렁하고 머리칼까지 곤두섰다. 부엌 쪽에서 소리가 잦아들고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쯤 엄마는 내게 식사하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이제 밖이 위험하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소리가 작으면 아무것도 괴롭히지 않는다. 자동사는 수렴의 성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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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인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타동사 연습② /전태호 지면기사
돈 버는 것은 타동사이다 큰소리를 낼 줄 알면 처음 얼마 동안 두려워지지 않아엄마·동생이 사라지자 목적어·주어가 아닌 나는 문장 밖 문법 너머에 있었다괴롭히지 못하면 타동사는 기능 상실한다… 결국 주어도 기능을 상실한다주어들과 부딪칠 수밖에 없다. 주어들과 부딪치면 부딪칠수록 두려워진다. 그런데 나와 같은 처지의 동생은 대체 어떻게 계단을 내려간 걸까. 엄마는 내가 소리 때문에 내려가지 못한다고 어느 정도 맞게 짚어 냈다. 하루는 아빠가 없을 때 나를 거실로 내보내고 계란판처럼 생긴 차음재와 스펀지 같은 흡음재를 가져왔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는 동안 엄마는 방음 장치를 내 방 벽과 문에 설치해 주었다. 달라진 내 방 앞에서 좀처럼 입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또 그냥 있을 수만은 없어서 고맙다고 멋쩍게 속삭였다. 엄마는 난생처음으로 내 앞에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쩔쩔맸다. 고마워한다는 건 어찌됐든 타동사이다. 타동사는 아무리 의도가 선하다 한들 반드시 목적어를 괴롭힌다. 나는 잠깐이지만 주어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든 엄마를 괴롭힌 셈이다. 요즘도 엄마가 번역 열심히 하라고 응원을 해줄 때, 월세를 받아서 일본어 원서를 사줄 때, 결과물에 깊은 관심을 가져줄 때면 고마워해야 하는데 오히려 두려워졌다. 나는 엄마를 괴롭혀서 조금이나마 얻은 타동사로 몸을 일으켰다. 쥐어짜듯 방문을 닫고 노트북을 열었다. 노트북이 열리자마자 웹 브라우저를 열었다. 웹 브라우저가 열리자마자 포털사이트를 열었다. 포털사이트가 열리자마자 메일함을 열었다. 메일함이 열리자마자 의뢰인 메일을 열었다. 다른 의뢰인 메일도 열었다. 더 이상 고마워하지도 두려워지지도 않을 때까지 의뢰인 메일을 죄 열어 보다 첨부 문서 여럿 가운데 하나를 열었다. 파일명은 '일본 고용법'으로 대충대충 훑어보다 잠시 손을 놓았고, 다시 페이지를 쭉쭉 넘기다 시선을 끄는 조항을 골라 읽었다.제 7 장 정년퇴직 및 해고(정년 등)제 38 조직원의 정년은 만 65세로 하고 정년에 이른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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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소설 황윤정 "날 채찍질하기 위해 써"… 詩 이명선 "시는 내 인생 전환점" 지면기사
2018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0일 오후 경인일보 수원본사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이날 시상식은 단편소설 부문 심사를 맡은 홍정선 평론가·이인성 소설가, 시 부문 심사를 맡은 김윤배 시인, 김화양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 및 임직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단편소설 '린을 찾아가는 길'로 당선된 황윤정씨는 "당선작은 나를 채찍질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소설로,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해 80대 화자와 미래 시점, 3인칭 시점 등을 시도했다"며 "이 소설을 쓰면서 평생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서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또 시 '한순간 해변'으로 당선된 이명선씨는 "시는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시를 풀어가면서 나 자신에게 숨겨져있던 목소리를 드러내는 법을 배웠다"며 "앞으로도 좋은 시를 통해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시인이 되겠다"고 전했다.김화양 사장은 "문학은 시공을 초월하는 의미를 갖는다. 우리 사회 안에서 수많은 갈등이 증폭되는데 사회를 정화시키고 새로운 비전을 만들기 위해서 문학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30여년간 한해도 빠지지 않고 신춘문예를 열어온 경인일보의 열정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배출된 문인을 애착해달라. 이번 당선자들도 작품활동에 매진해달라"고 당선자들을 격려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10일 오후 경인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8경인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단편소설 '린을 찾아가는 길'로 당선된 황윤정씨(왼쪽)와 시 '한순간 해변'으로 당선된 이명선씨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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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경인일보 신춘문예 총평]1306편 투고 예비문인 '열정의 장' 지면기사
2018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은 이명선의 시 '한순간 해변'과 황윤정의 단편소설 '린을 찾아가는 길'이다. 시 부문 심사위원들은 예·본심 원고를 거듭 살피고 고민한 끝에 '한순간 해변'을 선택했다. 김윤배 심사위원(시인)은 "자신의 시 세계를 잘 보여준 작품"이라며 "좋은 시인을 선발했다"고 평가했다. 소설 부문 심사위원들도 본심에 올라온 단편소설을 며칠간이나 면밀히 살펴 '린을 찾아가는 길'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이인성 심사위원(소설가)은 "관심을 끄는 작품이 여럿 있었지만 높은 완성도로 유독 눈에 띈 작품"이라며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기대가 크다"고 했다.이번 경인일보 신춘문예에는 시 1천158편에 소설 148편 등 총 1천306편이 접수됐다. 10대에서부터 70대 응모자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불문, 문학에 열정을 가진 예비 문인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시 부문 본심에는 40, 50대의 응모자들의 작품 비중이 높았다. 오랜 기간 시를 대했던 흔적이 드러난 작품이 많아 대체로 완성도가 높았다. 다만 새로운 도전이 아쉬웠다는 평이다. 최근 이슈가 된 굵직한 사회 문제가 많았음에도 이를 다룬 시가 적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심사위원들은 사유의 대상이 사회에서 개인으로 좁아졌다는 것이 사회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현 세태를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표했다.소설 부문에서도 현 세태가 읽혔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서 짧고 빠르게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익숙한 세대의 모습이 서사적 구성력의 부족으로 드러나고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대의 고전에 대한 독서가 필요하다며 어떤 것에 감동을 받고 그 이유를 스스로 찾아내는 연습, 문학적 설득력을 찾아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양성의 측면에서는 특정한 경향이 없이 각자 여러 소재를 통해 이 시대의 풍경을 담은 작품이 많아 앞으로 한국문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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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경인일보 신춘문예 2개 부문 당선작 발표 지면기사
단편소설 : 황윤정 '린을 찾아가는 길'시 : 이명선 '한순간 해변'신진문학가들의 등용문으로 지난 1987년부터 그 역할을 해온 '경인일보 신춘문예'가 올해에도 대한민국 문단을 이끌어갈 신인을 발굴·선정했다. 경인일보는 각 부문별 심사위원들과 심사숙고 끝에 '2018 경인일보 신춘문예' 영광의 주인공으로 ▲단편소설 부문-'린을 찾아가는 길(황윤정)' ▲시 부문-'한순간 해변(이명선)'을 당선작으로 뽑았다.이번 당선작들은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문을 두드린 전국의 수많은 문청(文靑)들 작품에서도 단연 두각을 드러냈고, 그 결과 경인일보를 통해 등단의 길을 열게 됐다. 소설부문은 홍정선 평론가와 이인성 소설가가 본심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148편의 단편소설 가운데 옥석을 가렸고, 시부문은 김명인·김윤배 시인이 심사위원으로 나서 1천158편의 시 가운데 작품을 엄선했다. 각 부문별 심사위원들은 올해 신춘문예 당선작이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고 입을 모았다.앞서 지난해 11월 첫 공고가 나간 이후 총 1천306편의 작품이 접수돼 어느 해보다 예비 문인들의 참여가 뜨거웠다. 시상식은 오는 10일(수) 오후 3시 경인일보 본사 3층 대회의실에서 부문별 심사위원, 당선자, 그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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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신춘문예]'1989년 시 당선' 김인자 시인, 나는 자발적 아웃사이더… 문학의 깊은맛 알게해준 힘 지면기사
시인 김인자(사진)에게 글 쓰는 일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끄적이는 것이 일상이었고, 가장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이다.김인자 시인은 1989년 제3회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시인이 됐다. '등단'이라는 통과의례를 지나 시인이 됐다고 인정받았지만, 그는 늘 '자발적 아웃사이더였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89년도에 수원 경인일보 바로 근처에 살았고, 구독자이기도 해서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늘 관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난 사범대 출신이고 정식으로 문학을 배운 적이 없어 확신이 없었죠." 그저 지켜만 보다가, 시를 써야겠다고 마음을 굳히고 쓴 시가 바로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겨울여행'이다. 첫 시도였는데 당선이 돼 기쁨보다는 얼떨떨했단다. "문학을 짝사랑하는 사람일 뿐이었는데, 당선작으로 뽑혔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이후 시집, 산문집 등을 내고 여러 활동을 했지만, 늘 부족한 나에게 회의가 들었어요."슬럼프를 이겨내려고 그는 여행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인이자 여행가로 김인자의 발걸음이 시작됐는데, 그는 지금까지 17권의 책을 썼다. 시인으로 두각을 드러냈지만, '사과나무가 있는 풍경' '대관령에 오시려거든' 등 전 세계 오지를 돌아다니며 쓴 에세이는 2년 연속 세종도서 문학나눔 우수도서로 선정되는 등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있다."시작이 그랬듯 지금도 나는 늘 아웃사이더에요. 혼자 헤쳐나가는 시간이 힘들었지만, 이제 와 돌아보니 문학의 깊은 맛을 보게 해 준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그는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문학은 배워서 되는 것도 있지만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깨쳐나가는 길도 있어요. 무조건 주류를 쫓기보다 내 생각대로 멈추지 말고 자유로이 쓰세요."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경인일보 신춘문예]'1989년 시 당선' 김인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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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신춘문예]'1988년 시조 당선' 홍승표 시인, 배우지 않아 자유로운 글… 자신만의 생각·개성 담길 지면기사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당선됐습니다" 누구나 마음 속에 간직한 꿈 하나쯤 있다. 홍승표(사진)경기관광공사 사장에게 '시인'은 그런 꿈이었다.그날, 경인일보로부터 온 전화 한 통은 꿈을 이룬 날이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 연세대학교 전국 남녀 문예콩쿨에서 시조로 장원을 했어요. 글 쓰는 일을 좋아했고, 공부도 해보고 싶었죠. 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도저히 대학갈 수 있는 상황이 못됐어요. 그러던 중 공무원 시험에 덜컥 합격했고 그 길로 공무원이 됐지만 글을 쓰는 일은 결코 멈추지 않았습니다."글 쓰는 재주 덕에 다행히(?) 공직 생활도 언론사에 보낼 보도자료를 쓰는 일부터 시작했다. "1986년에 처음 경인일보 신춘문예가 시작해 첫 해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조를 써냈는데 아깝게 최종 결심에서 떨어졌어요. 마침 다음해 대선이 한창인 때라 일이 비교적 한가해 틈틈이 시조 쓰기를 계속했죠." 신춘문예 당선작 '새벽, 숲길에서'를 완성해내기 위해 그는 동이 트기 전 광교산에 올라 시상을 떠올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공무원과 시인,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직업을 병행하면서도 그는 꾸준히 시를 썼다. 정식으로 글을 배운 적은 없지만, 글을 쓰는 일은 그의 일상이고 낙이었다. "저는 오히려 글을 배우지 않은 게 더 잘됐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글을 배웠다면 그 풍을 따라가느라 여념이 없었을 거에요. 그런 것에서 자유롭다 보니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즐길 수 있었어요."그는 등단 때부터 지금까지 서정시를 고집했다. "경기도 광주 시골에서 태어난 촌놈이라 그럴지 몰라도, 자연에서 받는 대단한 영감을 바탕으로 서정시를 쭉 써왔어요. 나만의 생각, 나만의 개성이 담긴 글을 쓰도록 노력하세요. 인위적인 것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덧붙여 후배에게 당부했다. "신춘문예가 대표작이 돼선 안됩니다. 많이 쓰고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경인일보 신춘문예]'1988년 시조 당선' 홍승표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