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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 닿지 않는 훈맹정음

  • 택시 타고 왕복 3시간 '점자교육기관'… "힘들어서 결국 포기" [손끝에 닿지 않는 '훈맹정음'·(上)]

    택시 타고 왕복 3시간 '점자교육기관'… "힘들어서 결국 포기" [손끝에 닿지 않는 '훈맹정음'·(上)] 지면기사

    인천서 단 한 곳, 찾아가기 천리길 인천혜광학교 유일… 서울에는 5곳월 7만원 교통비 지원도 오래전 끊겨"구·권역 안되면 북부권만이라도…" 인천에 시각장애 특수학교는 인천시교육청 소속 '인천혜광학교'가 유일하다. 이곳에 입학하지 않으면 중도 성인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배우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주변에서 점자를 가르치는 기관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인천혜광학교를 빼고 현재 인천에서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를 교육하는 곳은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1곳뿐이다. 인천 서북부 지역인 서구와 계양구는 물론 더 멀리 있는 강화군과 옹진군 등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들도 점자를 배우려면 여기로 와야 한다. 이런 시각장애인복지관이 서울에는 5개나 있고, 모두 맞춤형 점자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점자를 배우기 시작한 지 7년째라는 시각장애인 운민혜(49)씨는 강화군에 산다. 그동안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이 열지 않는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장애인콜택시로 강화군과 미추홀구를 왕복했다. 집과 복지관을 오가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오로지 점자를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걸 감내했다고 한다.그나마 10여 년 전 인천 한 사회복지단체가 점자를 배우려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매달 교통비 7만원을 한동안 지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2017년부터 끊겼고, 그 이후로는 시각장애인들이 전액 부담하고 있다. 점자를 알고 싶어도 집 가까이에는 가르쳐 주는 곳이 없고, 교통비 부담도 커서 결국 점자 배우기를 포기하는 시각장애인들도 생긴다."집에서 복지관까지 가는 데만 1시간 반 정도 걸려요. 긴 시간 택시에 있는 게 힘들 때가 많죠. 영종도에서 점자를 배우러 오던 시각장애인도 있었는데 얼마 전 힘들어서 포기했어요." 운씨는 "(점자를 아는 덕분에) 평소 글도 쓰고 송암점자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다"며 "점자를 배우려는 시각장애인은 많은데, 여건이 너무 열악하다"고 했다.사단법인 인천시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지회들이 각 지역에서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점자 교육을 하려고 했지만, 포기했다고 한

  • 나눠진 점자 정책 소관부서, 도서 저작권도 걸림돌 [손끝에 닿지 않는 '훈맹정음'·(上)]

    나눠진 점자 정책 소관부서, 도서 저작권도 걸림돌 [손끝에 닿지 않는 '훈맹정음'·(上)] 지면기사

    한글과 동등한 공식활자, 보급정책은 걸음마 국내 점맹률 90%, 중도 장애인 높은 문턱문화·장애인, 업무 주체 달라 활성화 더뎌출판사에 디지털파일 요청권, 기관 1곳 뿐 시각장애인의 문자 '점자'는 2017년 점자법이 제정되며 한글과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가진 우리나라의 공식 활자로 인정받았다. 이를 토대로 정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점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배우기도 써먹기도 어려운 점자보건복지부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20년 기준 국내 시각장애인 중 점자를 읽지 못하는 점맹률은 90.4%에 달한다. 점자를 가르치는 기관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학령기 시각장애인은 특수학교에서 점자를 익힐 수 있지만, 중도 성인 시각장애인은 장애인복지관이나 점자도서관에서 점자를 배워야 하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시각장애인이 어렵게 점자를 배운다 해도 이를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기 어렵다. 법에서 점자 표기를 의무화하지 않아서다. 컵라면, 음료수, 주방용품과 같이 우리가 흔히 접하는 각종 생활필수품의 포장재에 점자를 넣은 '착한' 제품은 극소수다. 공공시설조차도 화장실, 층별 안내도 등에 점자가 엉터리로 표기된 경우가 많다. 총선과 대선에서는 점자가 반영된 선거공보물을 받을 수 있지만, 지방선거에서는 그럴 수 없다. 해열제, 진통제 등 일부 의약품 포장재에 제품명을 점자로 표기해야 한다고 정한 법이 시행된 것도 올해 7월이다.■ 점자 정책, 수립 따로 시행 따로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점자 정책의 뼈대인 '점자발전기본계획'을 2019년부터 5년마다 수립하고 있다. 올해 발표된 제2차 점자발전기본계획에는 성인 시각장애인도 점자를 배울 수 있도록 전국 17개 시·도마다 점자교육원을 두도록 했다. 점자 도서 등을 제작하는 지역 점자도서관이나 장애인복지관에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이를 토대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 문화정책 관련 부서가 점자 활성화 정책을 수립하는데, 정작 업무는 보건복지부와 지자체 장애인 복지 관련 부서가 수행하고 있다. 인천시

  • "한강 읽고 싶지만…" 점자 없이는 노벨문학상도 먼 나라 이야기 [손끝에 닿지 않는 '훈맹정음'·(上)]

    "한강 읽고 싶지만…" 점자 없이는 노벨문학상도 먼 나라 이야기 [손끝에 닿지 않는 '훈맹정음'·(上)] 지면기사

    한글 점자의 날 '6개의 점' 시각장애인들 배워도 제대로 쓸 수 없는 환경"점자책 준비된 서점 찾기 어려워…""생필품·가격표에라도 표기 됐으면…"음성번역 발달해도 기초소통 수단인천 미사용 32%, "배움 어려워" 25%"우리나라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탔다는데, 당연히 저도 읽어보고 싶죠. 근데 국내 어느 서점이든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책이 준비됐을 리가 있나요…."지난달 25일 기자와 함께 인천 미추홀구 한 지역 서점을 둘러보던 시각장애인 김경숙(68)씨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등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점자 표기 없는 밋밋한 책 표지를 손으로 더듬으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2011년 5월 심장 수술을 받은 뒤 급격하게 시력을 잃어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중도 성인 시각장애인이다. 마음을 다잡고 세상과 다시 소통하고자 점자를 배운 게 벌써 13년 전이다.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꾸준히 점자를 익혀 이제는 전문가나 다름없지만, 정작 일상에서 점자를 쓸 일이 거의 없어 속상한 마음뿐이다. 김씨는 "아직도 우리 사회는 시각장애인들의 일상을 위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어느 편의점을 가도 내가 고른 캔 음료가 사이다인지 콜라인지, 과자가 감자 맛인지, 초콜릿 맛인지 쉽게 구별할 방법이 없다"며 "심지어 급하게 약을 살 때도 두통약인지, 소화제인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알 수 있다"고 했다. 인도 곳곳에 끊기거나 잘못 표시된 점자 블록도 그에겐 크나큰 벽이다.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알아도 제대로 쓸 수 없는 환경이다. 우리의 귀한 자산인 훈맹정음이 외면받는 이유다. 인천시가 지난해 11월 완료한 '인천시 점자·수어 사용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113명)의 32.8%(37명)가 점자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유는 '점자를 대체할 방법들이 있어서'(46.8%)였지만, '새로 점자를 배우기 어려워서'(25.5%) 또는 '점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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