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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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으로 뒤바뀐 일상, 24시간도 부족한 엄마… 중산층의 ‘시간 빈곤’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1-1)]
'10년' 초등학교 5학년, 부모님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할머니를 집에 모셔와 간병을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시작된 가족의 간병은 20대 성인이 돼서야 끝이 날 수 있었습니다. 간병은 가족의 시간과 연동돼 모두의 삶을 뒤바꿨습니다. 부모님의 일상은 할머니를 중심으로 돌아갔습니다. 할머니 곁에 항상 누군가 있어야 했고 잠깐 외출하더라도 집을 오래 비우지 못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할머니가 치매까지 앓자 간병은 더욱 고됐습니다. 기저귀를 갈고, 씻기고, 식사를 챙기고, 때마다 병원을 모셔야 하는 모든 일이 어린 눈에도 버거웠습니다. 할머니를 향한 사랑과 책임감으로 시작한 간병이지만 지난한 돌봄에 부모님은 지쳐갔습니다. 일과 간병에 자녀 양육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쉴새없이 들이닥쳤습니다. 만성적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였지만 해소할 처지가 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가족의 몸과 마음이 모두 소진되고 나서야, 어쩔 수 없이 할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셨습니다. 그렇게 10년을 간병했지만 부모님은 여전히 할머니를 잘 모시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집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간병=가족', 우리 사회에 통용하는 이 당연한 명제에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삶이 파괴될 만큼의 무거운 책임을 감내하는 게 당연한가, 간병과 일상은 도저히 공존할 수 없는가. 마음 속 오래 품었던 그 의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답을 찾는 여정에서 우리는 여러 연령, 다양한 상황에 놓인 가족간병인을 만났고 심층 인터뷰를 통해 '시간빈곤' '간병약자' '언젠가·누구나' '선택할 자유' 라는 공통의 주제를 찾았습니다. 모든 인터뷰를 1인칭 시점에 담은 건 언젠가 가족은 아플 것이고, 당신도 가족간병인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모두의 일'이라는 공감 아래, 기자들의 기억법 '밀려난 삶의 반: 가족간병과 나'를 시작합니다. #'반추'. 다음은 김은희(가명·40대 초반)씨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논픽션'입니다. '빈곤' 돈이 없다는 이유로 꿈을 포기하게 만드는 비참한 사회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