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허술한 방역대책 '감염병(홍역·RSV) 온상 될라'

작년 인천지역 RSV 전염사태 속
보건당국 구체적 원인 규명 실패
최근 홍역확산… 절반이 '영유아'
소극적대응 '집단발병' 우려나와


최근 전국에서 영유아가 특히 취약한 감염병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신생아가 머무는 산후조리원의 허술한 집단감염 대책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21일 인천시에 따르면 서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지내던 신생아 17명 가운데 6명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과 자택에서 치료 중이다.



지난 17일 첫 환자가 나온 이후 계속 추가 환자가 나왔다. 현재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보건당국은 '외부인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 원인을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감염 경로를 특정하지는 못하고 있다.

신생아가 감염될 경우 폐렴으로 악화할 수 있는 RSV는 10월~이듬해 3월인 유행철마다 인천지역 산후조리원에서 집단으로 감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수구에 있는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24명 가운데 11명이 RSV에 감염됐다. 앞서 같은 해 2월 부평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도 신생아 33명 중 7명의 RSV 감염 환자가 나왔다.

하지만 인천 보건당국은 연수구와 부평구 산후조리원 RSV 집단감염의 구체적인 경로를 밝혀내지 못했다. 이들 산후조리원은 관할 지자체의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 없이 영업을 재개해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자보건법은 산후조리원이 감염병 예방을 위해 '건강기록부 관리', '소독', '종사자 건강진단', '의료기관 이송 보고'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를 어길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부평구보건소 관계자는 지난해 2월 산후조리원 RSV 감염 발생에 대해 "당시 관련 법 위반사항이 적발되지 않아 행정처분은 없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가 이달 발표한 '2018년 산후조리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출산 후 산모와 신생아 75.1%가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고 있다. 2주일 동안 산후조리원에서 지내는 평균 비용은 220만7천원이다. 자택에서 산후조리를 하면 평균 95만8천원이 든다고 조사됐다.

산모들이 집보다 두 배 이상 비싼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면서도 신생아의 감염병 불안에 시달리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관련 법령을 준수하고 있다"는 방침만 되풀이하면서 산후조리원 감염병 예방·대응에 소극적인 실정이다.

최근 들어 산후조리원 RSV 집단감염은 경기도 시흥, 대구, 제주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1일 기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홍역에 감염된 환자 30명 중 절반이 만 4세 미만 영유아다.

산후조리원이 홍역 집단 발병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천시 관계자는 "RSV가 발생한 산후조리원에 대해서는 손 위생, 기침 예절, 방문객 제한 등을 철저하게 하라고 당부하고 있다"며 "홍역 역시 인천 10개 병원에 설치한 선별진료소를 통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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