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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경기]중국 린이시에 지역 中企상품 전시·판매 '군포관' 설립 물꼬

형식벗고 실무나선 자매도시, 물만난 中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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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군포시 관내 중소기업의 전시장 입주를 논의하기위한 군포시와 린이시·산동란화그룹 간 기업교류 간담회가 열렸다. 중국 린이시/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베이징-상하이 가운데… 상업·물류 중심 성장
군포시, 일회성 교류행사 넘어 '상설시설' 논의
입주·세금·인테리어 지원 파격 혜택 제안받아
한대희 시장, 전시장 위치 등 소통 통해 협상도
"구두 합의된 부분, 정식계약으로 빠르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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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가 지난달 25~28일 자매도시인 중국 린이시를 방문해 린이시·산동란화그룹(이하 란화그룹)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관내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과 현지 진출을 위한 물꼬를 텄다.

그동안 물류박람회 참여 등 일회성 교류 정도로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 방문은 장기적으로 관내 업체들이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코자 실무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더욱이 양측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교환하며 기업교류를 위한 사실상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은 적잖은 성과로 남았다.



하지만 이번 방문이 장밋빛 환상으로 그치지 않도록 추진 단계에서 구체적인 논의와 협상을 동반해야 하고, 향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뒤 이에 따른 대응 매뉴얼도 갖춰야 한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 일회성 행사 NO… 실무 교류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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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클릭아트
이번 방문은 린이시 내 란화그룹이 운영하는 수입품 전시장에 군포 업체들의 상품을 전시·판매할 수 있는 '군포관' 개설 여부를 논의코자 추진됐다.

린이시는 입주비 한시적 면제, 세금 우대, 인테리어 무료 제공 등의 조건을 제시하며 군포 관내 업체들의 입주를 제안했고, 군포시는 방문단을 꾸려 현지 상황 점검에 나섰다.

중국 산동성 동남부에 위치한 린이시는 면적이 1만7천184㎢, 인구는 1천200만명에 달해 규모 면에서 경기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증자·순자·제갈량·왕희지·안진경 등 명인들을 배출해 예로부터 역사·문화적으로 유서가 깊은 도시인데다 동쪽으로는 중국 내 최대 항구도시 중 하나인 청도와 고속도로로 연결되고 남북으로는 베이징과 상하이의 중간에 위치하는 지정학적 위치의 장점을 활용해 현재 상업·물류도시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전역뿐 아니라 향후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두보 역할이 기대되며, 현재 추진 중인 국내 직항 항공편이 추가될 경우 린이시의 물류산업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시는 지난 2012년 린이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이후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왔지만, 물류박람회 참가 등 일회성 행사에 참여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번 방문을 앞두고 한대희 시장은 더 이상의 형식적 방문은 지양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실무 협의에 방점을 찍고 중소기업유통센터·군포상공회의소·군포시여성경영인협의회 관계자를 방문단에 포함했으며, 관내 5명의 중소기업 대표들도 초대해 함께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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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중소기업의 전시장 입주 논의차 중국을 찾은 군포시 방문단이 지난달 26일 오전 린이시청에서 맹경빈 린이시장 등 관계자들과 접견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우려에서 희망으로…기대감 높인 방문

중국시장 진출은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분명 매력적인 일이지만,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 부담이 뒤따르는 게 사실이다.

수출에 따른 관세 등 세금 문제, 언어 장벽, 물류 배송 시스템 등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고 무엇보다 린이시의 인지도가 국내에서 높지 않다는 점도 염려스러운 부분이었다.

실제 방문단에 포함된 기업 대표들조차 대다수 '기대반 우려반'으로 참가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방문에서 간담회를 비롯해 연이은 만찬 자리에서 린이시 측이 다양한 혜택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구애 작전을 펼치자 방문단의 우려는 점차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린이시·란화그룹 측은 군포시 입주기업에 한해 3년간 입주비를 받지 않고, 부가세·기업소득세·토지사용세 등도 2~3년간 면제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인테리어도 무료로 제공하고 수도비와 전력비 등 기본 관리비만 받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시장뿐 아니라 보세창고(수입절차를 마치지 않은 물품보관창고로 관세 등이 부과되지 않는 특전이 있음)를 활용해 세금을 대폭 낮춰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도 내걸었다.

인민정치협상회 부주석을 맡고 있는 이종도 린이상성관리위원회 주임은 "통관 수속 없이 보세창고를 통해 상품을 보관했다가 직접 발송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그러면 세금 등의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조규성 비오비네이처(주) 대표는 "위생허가 받는 데만 길게는 1년까지도 걸리는데, 이는 급변하는 화장품 시장에서 트렌드를 맞추기 불가능해 수출에 어려움이 있는 구조"라며 "린이시의 제안대로 보세창고를 활용하게 된다면 이는 실로 놀라운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란화그룹이 운영하는 사업 현장을 직접 둘러본 뒤 방문단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등과 연계를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 특히 기업인들을 매료시켰다.

봉정하 (주)포커스 대표는 "전시장 입주만 놓고 보면 확신이 서지 않지만, 부가적으로 제공되는 혜택들을 살펴보면 분명 매력적"이라며 "우리 업체들이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세부 논의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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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 관내 중소기업의 전시장 입주 논의가 진행 중인 린이시 수입품 전시장.

# 교류 협상에도 '소통' 접목

한 시장은 민선 7기 취임 이후 시민들의 참여와 소통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기업인들과는 초청과 방문의 다양한 형식을 통해 여러 차례 대화의 시간을 가진 바 있으며, 이번 방문을 통해 현지에서도 소통이 이어졌다. 한 시장은 하루 일정을 마친 뒤 연일 숙소에서 기업인들과 따로 만나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이들이 원하는게 어떤 부분인지, 중국의 의도는 무엇인지, 미래가치가 있는지, 공무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어디까지인지 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으며 기업인과 공무원 간 생각의 격차도 차츰 줄여나갔다.

린이시·란화그룹 관계자들과도 수시로 대화를 통해 그들의 생각을 읽어내려 노력했으며, 공식 간담회에서도 상대 측이 군포관 입주예정지로 전시장 2층을 거론하자 "면적보단 위치가 중요하다"며 1층을 달라고 제안하는 등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내는 데 앞장섰다.

이를 통해 그동안의 단순 일회성 교류에서 벗어나 8년 만에 실질적 기업 교류를 향한 물꼬를 트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해외자매도시와의 교류 방식에 있어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도 이번 린이시 방문은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한 시장은 "아무리 자매도시라 해도 미래가치가 없다면 국제교류는 결국 예산낭비에 불과하다. 군포시가 경기도와 우리나라를 대표해 교류에 임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린이시의 가치에 주목하면서 교류를 이어갈 생각"이라며 "이번 방문에서 구두로 합의된 부분을 문서화하고, 이후 MOU를 거쳐 정식 계약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빠르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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