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기사-아라뱃길 새길찾기 대작전·(2)]꽉막힌 물길

책임지지 않는 국책사업 '산으로 간 뱃길'

경인일보

발행일 2020-11-24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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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1면 인천사진
경인아라뱃길이 시작되는 경인항 인천터미널 전경. 서해와 아라뱃길을 잇는 나들목인 서해갑문과 여객터미널은 콘크리트 덩어리와 같았고 바닷바람인지 강바람인지 모를 묵직한 바람만이 눈 시리게 몰아치며 귓가를 먹먹하게 맴돌았다. 2020.11.6 /기획취재팀

경제성 예측치, 실제와 큰 차이
정치권·정부 입김에 '왜곡' 의심
수공, 실패 뻔했지만 제동 못해
공론화·투명성 제도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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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라뱃길은 개통 이후 현재까지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운하의 필요성을 제기했던 정치권은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사업 추진 근거가 된 경제성 분석에 담긴 예측치는 실제와 엄청난 차이를 보였지만 이 명백한 오류 역시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개통 이전부터 이어진 사회 전반에 걸친 찬·반 갈등은 준공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은 채 현재 진행형이다.

앞으로 추진될 대규모 국책사업이 경인아라뱃길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게 하려면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인운하(경인아라뱃길)의 추진과 보류를 결정했던 근거는 사업 타당성 연구 결과였다. 하지만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경제성 분석은 수차례 그렇지 못했다. 정치권과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연구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지 못한 채 정치논리와 맞물려 결과가 왜곡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사업을 저지할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었던 정부 산하 공기업도 제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실패가 뻔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업이 실패로 끝나도 명확하게 책임을 물을 주체가 없어진다는 점은 큰 문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제성 분석 결과의 심각하고 의도적인 오류가 드러날 경우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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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라뱃길이 시작되는 경인항 인천터미널 전경. 서해와 아라뱃길을 잇는 나들목인 서해갑문과 여객터미널은 콘크리트 덩어리와 같았고 바닷바람인지 강바람인지 모를 묵직한 바람만이 눈 시리게 몰아치며 귓가를 먹먹하게 맴돌았다. 2020.11.6 /기획취재팀

유사 사례 추진 시 정확한 경제성 분석을 위해 모니터링 제도를 도입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대규모 개발사업을 할 때 착공부터 준공 후 일정 기간에 이르기까지 '사후환경 모니터링'이 시행되는 것처럼 준공 후 모니터링 등 추가 검증을 의무화, 경제성 분석의 신뢰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 추진에 따라 야기되는 사회적 갈등을 논의하는 시스템 구축도 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으로 거론된다. 경인아라뱃길 사업이 방향수정과 번복, 중단과 추진이 경제성 분석결과에만 의존한 것은 다시 말해 성숙한 공론화 논의 과정이 부족했다는 의미다.

갈등조정체계는 사업계획이 확정되기 전 경제성뿐 아니라 사업계획의 적절성(입지·환경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회적 수용률을 높이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철저한 기록물 관리와 공개 역시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으로 거론된다. 아라뱃길은 관련 자료가 거의 공개돼 있지 않아 사업추진 경위와 상세한 경제성 비교진단에 한계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기록물이 투명하게 관리되지 못한 탓에 애꿎은 국민들만 사회적 비용을 치른 셈이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 추진된 것에 대한 책임소재를 밝혀 책임을 명확하게 지우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누구한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사후 경제성 평가, 갈등 관리 등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 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2·3면([아라뱃길 새길찾기 대작전]'들쭉날쭉' 타당성 조사…어떻게 요동쳤나)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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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 김대현, 김성호, 김우성차장

사진 : 김금보, 김도우기자

편집 : 김동철,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

그래픽 : 박성현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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