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군포형 문화도시의 지향점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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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희 군포시장
문화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협의의 문화 개념은 문학, 음악, 미술, 연극, 영화 등 주로 예술분야의 양식 전반이다. 문화를 광의로 보면 예술, 사상, 규범, 가치관 등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구성원들이 쌓아온 사회 전반의 생활양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정치문화, 행정문화, 경제문화, 환경문화, 노사문화, 청소년문화, 토론문화 등 사회 모든 분야를 포괄한다. 이를 지방자치단체에 적용하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시민들이 만들어온 생활양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과 일본인을 심층적으로 다룬 '국화와 칼'의 저자인 미국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는 '문화의 패턴(Patterns of Culture)'에서 "문화는 개인이 삶을 영위하는 원료를 공급한다. 만일 문화가 빈약하면 개인은 고통을 겪는다. 풍요로운 문화라면 개인은 기회를 잡고 향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문화의 중요성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한국의 웬만한 도시들은 문화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군포시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군포시가 조성하려는 문화도시는 광의의 문화 개념이다. 통상적인 문화도시와는 차별화하려 한다. 또 다른 문화도시가 아니라 새로운 문화도시다. 문화·예술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도시재생과 생태환경, 자치분권, 미래전략 등을 포함해 도시 전체의 틀을 새롭게 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건강과 안전문제까지 포함하려 한다.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도시를 종합적으로 재설계하는 방향으로 접근해나갈 것이다. 지나친 욕심일까. 그래도 도전해보려 한다. 주요 포인트는 시민들과 함께 시민들을 위해 군포 고유의 성격에 맞는 문화노선을 정립하는 것이다.



여기서 군포 문화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보자. 정체성과 문화적 자원, 공동체 의식 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도시를 정확히 진단해야 도시에 적합한 문화를 구상할 수 있다. 방법은 무엇인가. 문화도시 조성에 정답은 없다고 본다. 그래서 무엇에 규정 받아야 한다는 의무감도 없다. 이 때문에 창조적인 발상이 가능하다. 원점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군포의 정체성, 고유성을 새로 발굴하고 다듬어나가겠다.

특히 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민들과 소통하고 공유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지역 담론이 형성된다. 루스 베네딕트의 말을 다시 인용해보자. "어떤 개인도 자신이 참여하는 문화가 없다면 출발점에 설 수 없다. 거꾸로 말하면 어떤 문화도 결국은 개인이 공헌하는 요소들로 구성된다." 문화조성에서 구성원들의 참여와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문화도시가 산출물(output)이라면 시민들의 참여는 투입물(iuput)이자 과정이다. 어떤 결론이 나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도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시민소통을 거친 지역 담론 형성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는 4차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군포시는 오는 6월에 문화도시 조성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어 10월 안으로 문화도시 조성계획의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2023년 문화도시 지정이 1차 관문이다.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문화도시 조성사업에 한층 힘이 실릴 수 있다. 하지만 군포의 문화도시 조성은 정부의 문화도시 지정보다 큰 개념이다. 문화도시 조성이 목적이라면 문화도시 지정은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문화도시 지정을 실현하는 데 시의 총력을 기울이겠다. 이를 위해 시청 내부 행정협의회를 구성했다. 시청 내 모든 부서 간 업무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문화도시는 초기에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언젠가 군포시 전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날이 오기를 꿈꿔본다. 전통과 현재가 어우러지면서 미래를 내다보는, 시민들의 삶 전반에 걸친 군포형 문화도시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후손들에게 이어질 수 있도록 말이다. 군포형 문화도시의 지향점은 결국 사람으로 모인다.

/한대희 군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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