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어린이집 아동학대와 서비스로의 보육

김명하

발행일 2021-05-05 제18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보건복지부 통계 아동학대 건수는
유치원比 어린이집이 9배이상 많아
교원·노동자로 '양성 과정' 차이 탓
근무 여건 등 보육환경도 주요 원인
언론도 '학대소굴' 묘사 반성 필요


noname01김명하
김명하 안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보건복지부가 발행한 2019년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의하면 만 5세 미만의 영유아 학대 피해 건수는 총 5천282건, 전체 아동학대 건수 중 17.6%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중 유치원에서 발생한 건수는 139건으로 아동학대 발생장소 전체 비율 중 0.5%, 어린이집은 1천371건으로 4.6%에 해당한다. 2019년 기준 어린이집(3만7천371개소)이 유치원(8천837개소)에 비해 4배 이상 많고, 재원생 역시 어린이집(136만5천85명)이 유치원(63만3천913명)에 비해 2배 이상 많다고 해도 유치원보다 9배 이상 많은 어린이집의 학대 발생비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모두 유아를 위한 교육기관이지만 유치원은 교육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관할 주체가 다르다. 이것은 여러 차이를 양산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통상 교육부 소속인 유치원 교사는 교원, 보건복지부 소속인 어린이집 교사는 노동자로 분류하는 것이다. 교원으로서 유치원 교사가 제공하는 것은 교육, 노동자로서 보육교사가 제공해야 하는 것은 보육서비스로 주로 인식된다.

교육 전문직으로서 유치원 교사는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의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전공 평균 75점, 교직 평균 80점 이상의 성적을 받아 유치원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한다. 대학의 유아교육과는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에 개설되어 있으나, 2년제로 운영되는 전문대학에서도 유아교육과는 3년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이외에도 전문대학 기준으로 유·아동을 대상으로 한 60시간의 교육봉사, 2회 이상의 성인지교육과 심폐소생술교육 이수, 2회 이상의 인적성 검사에 통과해야 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보육교사 2급 자격은 17개 교과 51학점을 이수만 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따라서 자격 취득을 위한 교과목이 유사한 유아교육과 및 사회복지과 등에서 보육교사 자격을 위해 필요한 몇 교과를 추가 이수하여 보육교사 2급 자격을 서브로 취득하거나, 전문대학에서 보통 2년 과정으로 개설되는 보육과 졸업을 통해 보육교사 자격을 취득하기도 한다. 학점 이수 이외에 특별한 조건이 없는 보육교사 자격은 대학이 아니더라도 학점은행제를 통해서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보육교사 2급 자격은 17개 과목을 이수해야 하는데 그 중 8과목은 대면, 그 외 과목은 온라인 수강을 통해 이수가 가능하다. 대면 교과 역시 8시간의 대면 수업을 충족하면 이수가 되어 학점은행제에서는 보통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 8시간을 대면으로 수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즉 보육교사 자격은 대학이 아니라면, 학점은행제 등을 통해 1년간 8번의 대면수업만으로도 2급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가 유치원에 비해 9배 이상 많이 나타나는 이유를 교사양성 과정에서 모두 찾을 수는 없다. 급여·복지 등의 교사 근무 여건, 교사 1인당 아동수, 만 3세 미만의 영아 보육 등의 보육환경도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어린이집 아동학대에 서울시장은 '어린이집 CCTV 하루 최소 4시간 실시간 공개'를 보육 공약 중 하나로 내놓았다. CCTV는 이미 2015년 영유아보육법 개정을 통해 어린이집 CCTV를 의무화 한 바 있으나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아동학대 건수 역시 2018년 대비 13.8% 증가했다. CCTV로는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없다는 의미다. CCTV는 예방이 아니라 학대가 일어난 이후의 절차와 과정을 위한 장치로서의 기능이 더 크다.

서비스로 인식되는 보육정책은 교육정책과 달리 노동자로서의 학부모나 노동자를 고용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설정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유치원과 달리 어린이집은 만 1세 미만의 영아에 대한 보육을 지원하고 24시간 돌봄이 가능할 뿐 아니라 연장보육을 통해 6시 이후에도 돌봄을 제공한다.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이 영유아를 위한 정책인지 노동자로서의 부모와 노동자를 고용하여 이윤을 내는 기업의 입장에서의 정책인지 판단해야 한다. 만 1세 미만의 영유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를 안전하게 돌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의 지원이 필요하고, 보육을 교육으로 보고 서비스 노동자로서의 교사 양성이 아니라 교원으로서의 교사 양성 체계가 필요하다. 학계의 외침만으로는 안 된다. 학부모의 목소리가 함께 포개어져야 한다.

하나 더. 유아교육기관에서의 아동학대는 더 크게 보도된다.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그러나 유아교육기관은 오늘도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 "유치원·어린이집 아동학대 다반사", "계속되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고" 등의 뉴스들이 쏟아진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쇄신해야겠지만 아이들이 다니는 곳을 학대의 소굴로 묘사하는 언론 또한 반성이 필요하다.

/김명하 안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김명하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 강원일보
  • 경남신문
  • 광주일보
  • 대전일보
  • 매일신문
  • 부산일보
  • 전북일보
  • 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