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정한 계부, 숨져간 8살딸 보고도 게임하고 있었다

'인천 영종 아동학대 사망 사건' 20대 부부 잔인한 범행 첫 재판

김태양 기자

발행일 2021-05-05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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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계부 A씨와 친모 B씨가 지난 5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일 인천시 중구 운남동 한 빌라에서 8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1.3.5 /연합뉴스

족발 몰래 먹고 뼈 그냥 버린 이유
1시간 양팔 들고 서 있는 벌 주기도
주먹·옷걸이로 때리고 '엎드려뻗쳐'
옷 입은채 소변 보자 찬물로 샤워
물기 닦아주지 않은채 2시간 방치
사망 2일전에도 밥·물 주지 않아


인천 중구 영종도에서 초등학생인 8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부부의 잔인하고 매정한 범행이 첫 재판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딸이 숨지기 이틀 전에도 밥과 물을 주지 않았으며, 계부는 사건 당일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딸을 보고도 태연하게 모바일 게임을 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이규훈) 심리로 4일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은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 상습 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7)씨와 그의 아내 B(28)씨의 구체적인 공소사실을 공개했다.

검찰이 공개한 공소사실에는 A씨 부부의 잔혹한 학대와 방치로 고통스럽게 숨져간 딸 C(8)양의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A씨 부부는 2018년 1월부터 C양을 학대하기 시작했다. C양이 냉장고에 있던 족발을 꺼내 방으로 가져간 뒤 이불 속에서 몰래 먹고 족발 뼈를 그냥 버렸다는 이유에서였다. C양은 이 일로 1시간 동안 벽을 본 채로 양팔을 들고 서 있는 벌을 받았다.

A씨 부부는 이후에도 C양이 거짓말이나 대소변 실수를 했다며 주먹이나 옷걸이로 온몸을 때렸고, '엎드려뻗쳐'도 시켰다. 이들은 올해 3월 초까지 35차례나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는 C양에게 반찬 없이 밥만 주거나 하루나 이틀 동안 밥과 물을 전혀 주지 않고 굶기기도 했다.

심각한 영양결핍 상태였던 C양은 지난해 12월부터 밥을 스스로 먹지 못하고, 얼굴색이 변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 하지만 A씨 부부는 딸을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았다. 이들은 오랜 기간 누적된 폭행과 학대로 쇠약해진 C양이 숨지기 이틀 전에도 밥과 물을 주지 않았다.

B씨는 지난 3월2일 딸이 옷을 입은 채 소변을 보자 속옷까지 모두 벗겨 C양의 온몸을 옷걸이로 수차례 때리고, 찬물로 샤워를 시켰다. 그는 물기를 닦아주지 않은 채 2시간 동안 딸을 화장실에 방치했다. C양은 이후 화장실 바닥에 쓰러졌으나 A씨는 딸의 모습을 보고도 아들과 모바일 게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뒤늦게 딸을 방으로 옮기고 인공호흡을 했지만 맥박이 약해지자 평소 학대할 때 사용한 옷걸이를 부러뜨려 베란다 밖으로 버리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그렇게 쓰러진 C양은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날은 C양이 봄 방학을 마치고 새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러 첫 등교를 해야 하는 날이었다.

A씨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상습 아동학대와 상습 아동 유기·방임은 인정한다"면서도 "살인 혐의의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B씨의 변호인은 "일부는 인정하고 일부는 부인한다"며 "공소사실을 정리하고 다음 공판기일에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한편 B씨는 법정에 지난달 초 출산한 신생아를 안고 출석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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