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계 계원에 8㎏ 구매한 고객
이물질 500g… 위생관리 '분통'
관계자 "갯지렁이인 듯… 사과"
싱싱한 수산물을 사러 수도권 사람들이 많이 들르는 인천 소래포구에서 구매한 생새우에서 이름 모를 해양 생물이 섞여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천시 문원동에 사는 손모(76)씨 내외는 지난 10일 오후 3시께 인천 소래포구 노점서 사온 생새우를 씻다가 기겁했다.
해마다 그랬듯 김장에 쓸 생새우를 사온 건데 올해는 지렁이(?) 같은 정체 모를 해양생물이 한가득이었다. 지렁이같이 몸은 길지만 얇고, 색도 옅은 생물들이 대거 나온 것이다.
처음 한 마리를 발견했을 때는 새우를 잡다가, 혹은 손질하다가 한두 마리 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이물질들은 끊임없이 등장했고 그 양이 국그릇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적어도 500g은 넘어보였는데, 손씨가 산 생새우는 모두 8㎏으로 현금 6만원을 줬다.
손모씨가 지렁이 같은 해양생물들 사이에서 원래 사고자 했던 생새우를 집어 들었다. 손씨는 기자에게 생새우에 섞인 해양생물을 모아놓은 봉지를 풀어 보였다. 2021.5.11 과천/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
손씨는 "이물질들을 따로 모아 버리며 도대체 정체가 뭔지, 어떤 상황에서 들어간 건지를 알 수 없어 답답했다"며 "올해 김장 때 쓸 새우젓을 담그려고 산 새우인데 잘못하다간 김장을 다 버릴지도 모를 일"이라며 불안해했다.
이어 "우리야 직접 젓갈을 담갔지만 이 새우로 담근 젓갈을 사는 사람들은 이런 상태인 줄도 모르고 젓갈을 살 것"이라며 "먹을거리 위생상태를 이렇게 관리해도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손씨가 생새우를 구매한 곳은 소래포구 내 노점상으로, 어촌계 계원들이 직접 잡은 수산물을 판매하는 곳이다.
소래포구 어촌계 관계자는 "그 생물은 갯지렁이로 보인다. 새우를 그물로 잡다 보니 다른 해양 생물이 섞여 오는 경우가 많아 판매하기 전에 이를 골라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수산물을 구매한 고객에게 다시 한 번 사과하고, 환불해 주는 등 원하는 조치를 하는 동시에 수산물을 판매하는 어민들에게 주의를 촉구하겠다"고 해명했다.
과천/권순정·김주엽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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