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배우는 사람,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을 말합니다. 학생이 배우고 교사가 가르치는 과정을 일컬어 '교육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경인일보 교육판에 게재되는 '토론합시다'는 학생 여러분이 한 번 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생각해 볼 만한 주제를 경인일보 기사를 통해 제시하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학생인 여러분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고자 합니다. 교육이란 무엇일까란 질문이 그것입니다. 한국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12년 동안의 기본교육을 제공합니다. 기본교육이란 것은 한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수할 수 있는 의무교육과정이란 말입니다.
조금 더 범위를 넓히면 유치원과 어린이집까지 교육과정의 하나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며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한국의 학생들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배워야 할 기본적인 내용을 교육받고, 성인이 될 준비를 합니다.
아주 좁은 범위에서 교육이란 곧 대학입시라는 관문을 향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특히 초·중·고등 교육과정을 통해 쌓은 지식과 경험은 대학입시라는 이벤트를 통해 객관적 지표로 환산돼 평가가 이뤄집니다.
때론 누군가에게 한국의 기본교육은 대학입시를 위한 준비과정으로 이해됩니다. 이것은 현실적이지만 동시에 아주 협소한 관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초·중·고 교육과정은 인생의 한 부분인 10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직접 연결됩니다. 20대 이후, 성인의 삶을 준비하기 위한 디딤돌로서가 아니라 10대의 삶 자체가 의미가 있기에 스스로의 판단에 기초한 자율적인 삶이 필요하다는 관점입니다.
AI·DQ 등 다양한 형태 '미래학교'
임태희 교육감 '보수적 관점' 기반
이런 입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기본교육과정 동안 대학입시와 지나치게 교육을 연결해선 안되고, 필기시험 기반으로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온전히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의 삶을 상정해 한 쪽 끝에 두고, 반대편 끝에 시험 없는 아주 자유로운 학생의 삶을 놓아보죠. 대학입시 쪽에 '보수교육'이라는 명패를 붙이고 시험 없는 쪽에 '진보교육'이라는 이름을 붙여보겠습니다.
물론 완전히 대학입시 만을 위한 교육이란 존재하지 않고, 완전히 시험이 없는 방종도 존재하지 않아 보수·진보교육이란 양 극단이 아닌 중간 어디 쯤에 자리를 잡고 있을 겁니다. 보수적 교육관을 가진 성인들은 10대·학생 시절 사회 구성원으로 배워야 할 여러 덕목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며 사회가 유지되고 발전하는 규칙에 대한 이해이기도 합니다.
진보적 교육관을 가진 성인들은 사회 구성원으로 배워야 할 덕목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어떤 삶을 선택할지 선택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한다'는 당위보다 '내가 선택했다'는 자율이 바탕이 돼야 성인이 된 뒤에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보수, 진보적인 가치관은 학생인 여러분 삶에 때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먼저는 여러분 부모가 어떤 교육관을 가졌느냐에서 시작해 여러분이 만나는 교사가 어떤 가치관을 가졌느냐도 중요하고, 특히나 경기도교육을 책임지는 경기도교육감이 어떤 교육관을 가졌느냐도 중요합니다.
경기도 초·중·고등교육을 책임지는 경기도교육감은 시민들에 의해 직접 선출됩니다. 교육감 후보들은 자신이 어떤 교육을 구현할 것인지 선거과정을 통해 소개하고, 시민들은 그것을 평가해 교육감을 선출하죠. 바로 그런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지난 6월 이뤄졌고, 선출된 교육감이 지난 1일 취임했습니다.
초등생·자유학년제 중1 시험 없어
기초학력 진단 온라인 시스템 추진
새로운 경기도교육감은 자'율, 균형, 미래'에 방점을 찍겠다고 합니다. AI(인공지능), DQ(디지털 역량)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형태의 미래학교를 마련하고 학교가 자체적으로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겠다는 것입니다. 100개 학교가 있다면 100개의 조금씩 다른 교육과정이 운영될 수도 있는 셈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기초학력진단 부분이 될 겁니다. 현재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은 시험을 보지 않으며, '자유학년제'인 중학교 1학년도 시험이 없죠. 이 때문에 학력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하기 힘들다는 인식에 온라인을 통해 기초학력을 진단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제공할 예정입니다.
학력진단이 이뤄지면 경기도 학생의 학력이 어느 수준인지, 전국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 경기도 내에서도 어디가 우수하고 반대로 어느 곳이 그렇지 않은 지 데이터가 집계될 것입니다. 임태희 신임 경기도교육감은 보수적 교육관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신임 교육감과 진보, 보수 교육관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습니다. 이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학생이 교육의 주체이자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교육감 시대를 맞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올바른 교육은 어떤 모습인가요.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