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공장이 돌아갑니다. 경영자도, 노동자도 없는데 어떻게 가능한 일이냐면요.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직접 법원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남은 물량이라도 납품할 수 있게 해달라고요. 법원에서 보낸 파산관재인에게 근로계약서를 부탁해 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죠. 월급제 사장에게 납품업체와의 신뢰를 위해 조금 더 머물러달라고 부탁했고요. 한때 두원정공은 안성지역 최대 중견기업이었습니다. 연매출 2천억 원을 달성하는 효자 상품 기계식 펌프를 독점 생산했죠. 수십년간 환경규제, 노사분규, 아웃소싱, 자동화라는 파고를 넘으며 휘청인 적도 많았습니다. 그 시간을 인내하며 근속한 노동자들이 이제 또 하나의 파고를 넘어보려 합니다. 사주가 떠난 회사, 150여 명의 노동자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선 모습은 어쩌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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