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산등성을 타고 넘는 트레일러너들의 거친 호흡과 고요한 숲의 평화를 지키려는 목소리가 북한산의 좁은 등산로 위에서 충돌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산국립공원이 안전사고 예방과 토양 유실 방지를 위해 산악마라톤 대회를 2030년까지 금지하기로 결정하면서, 해묵은 논란이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수만 번의 발짓이 남긴 토양 침식의 흔적은 우리가 산을 소비하는 방식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하지만 금지만이 답일까요? 광교산과 남한산성을 달리는 도내 러너들은 일방적인 규제 대신 '공존을 위한 코스 분리'와 같은 사회적 합의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해진 길을 걷는 이와 그 길 위를 달리는 이, 그리고 그 길을 품어준 숲 모두가 상처받지 않을 '제3의 길'은 없는지, 준엄한 질문이 북한산에 메아리 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