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수면 위로 하얀 물안개가 스멀스멀 번져가는 새벽, 남양주시 조안면 팔당호의 아침은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했습니다. 소음이 거의 없는 전기모터에 의지해 사람이 빠른 걸음으로 걷는 속도로 물살을 가르는 배 위에서, 어느 어부의 38년 된 장어잡이 하루가 시작됩니다. 수도권의 젖줄이자 상수원보호구역인 이곳에서 정식 어업권을 가진 어부는 이제 단 두 명뿐입니다.
장어잡이는 철저히 자연의 조건에 좌우됩니다. 봄철 수온이 20도 아래로 내려가면 단 한 마리도 움직이지 않고, 미꾸라지와 새우, 지렁이 중 상황에 맞는 미끼를 신중하게 골라가며 꼬박 7시간 넘게 사투를 벌여야 합니다. 4~5년 전만 해도 그 넓은 팔당호를 혼자 노를 저으며 작업하느라 두 사람이 매달려야 했지만, 전기모터 사용이 허가되면서 이제야 겨우 혼자 주낙을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년 중 장어가 잡히는 7개월 동안은 밤낮으로 바늘을 매고 새벽 호수로 나서는 고된 일상이지만,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한 팔당호 자연산 장어를 향한 그의 자부심은 남다릅니다.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선착장, 기대에 못 미치는 수확량에도 "자연이 주는 만큼 받아들일 뿐"이라며 덤덤하게 미소 짓는 어부의 모습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며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지극히 평범한 이들을 돌아보며, 오늘도 우리는 정직하게 흐르는 일상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