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도내 투표지 재검증에 나섰습니다. 대상은 불과 85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던 성남시 제7선거구였는데요.
5만 4천여장의 투표지를 한 장씩 다시 짚어가는 동안, 단 한 표의 유·무효 판정을 두고 참관인들 사이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습니다. 결국 낙선자의 득표가 한 표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당락이 뒤집히는 이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 표의 무게를 다투며 엄숙하게 진행된 이번 검증은,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게 만든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투표소를 찾았다가 용지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했던 유권자들의 불만은 단순히 ‘행정적 실수’라는 말로 무마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작은 오차라 해도 행정 부실로 소중한 한 표가 빠진다면, 그렇게 뽑힌 대리인의 정당성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부실한 제도가 결국 모두를 패배자로 만드는 셈입니다. 가장 큰 피해는 주권을 위임한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대의 민주주의는 “내 한 표가 공정하게 반영된다”는 유권자의 신뢰와 이를 저버리지 않는 촘촘한 절차 위에서 비로소 완성됩니다. 한 표 차이 뿐이고 결과도 바뀌지 않았으니 괜찮은 걸까요? 민주주의라는 댐에 생긴 이 ‘작은 균열’은 보수가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