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시민들을 일상으로 실어나르는 시내버스. 공공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대중교통이 최근 몇 년 사이 사모펀드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수원의 한 오래된 버스회사 차고지 부지에는 내년 초 입주를 앞둔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이 한창입니다. 반세기 가까이 버스 차고지로 쓰이던 땅이 사모펀드에 인수 뒤 매각되면서, 시장 예상치 2천억 원대 분양 수익을 안겨줄 매력적인 개발 부지로 바뀐 것입니다. 도심 확장과 공영차고지 확보라는 도시 변화의 틈새를 노린 자본의 발 빠른 움직임이었습니다.
문제는 버스회사들의 구조에 있습니다. 버스업체는 준공영제를 통해 지자체로부터 막대한 공공재원을 지원받습니다. 노선이 적자를 내더라도 세금으로 운영비와 일정 수준의 이윤이 보장됩니다. 자본 입장에서는 운영 적자 위험은 공공에 넘긴 채, 오랜 세월 회사가 보유해 온 알짜 도심 부동산을 매각해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식 수익원이 된 셈입니다.
실제로 차고지 매각대금의 상당수는 버스회사의 체질 개선이 아닌 사모펀드의 부지 인수 대출금을 갚는 데 쓰였고, 회사 당기순이익의 수배에 달하는 금액이 지배회사로 고배당되었습니다. 공공재원이 승객의 편익이 아닌 특정 자본의 배를 불리는 데 쓰이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