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침대에 누워 손가락 몇 번 튕기면 다음 날 아침 문 앞에 원하는 물건이 딱 놓여 있습니다. ‘새벽배송 천국’에 사는 요즘 정말 편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합니다. 출근길 바쁘게 타야 할 승강기가 층층이 멈춰 서면 나도 모르게 속에서 화가 불쑥 올라옵니다. 편리함은 누리고 싶지만, 내 기다림은 단 1초도 허용하기 싫은 현대인의 이중성입니다.
얼마 전 인천 송도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택배기사가 승강기를 오래 멈춰 세운다며 관리사무소가 승강기 장기 점용 사용료를 물리겠다고 통보해 논란이 됐습니다. 가구 수에 비해 승강기가 부족해 주민들 불만이 폭발하자 나온 극단적인 처방이었습니다.
인천 아파트 단지에서 이런 갈등이 빚어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남동구 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는 지상에 차가 다니면 위험하다며 택배 차량 진입을 막아 택배기사들이 손수레를 끌고 집집마다 수하물을 배송해야 했습니다. 입주민과 배달 노동자가 감정 싸움으로 서로 얼굴을 붉히기 전에 모두가 웃으며 상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이드라인과 제도적 타협점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