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도청도설: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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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도청도설: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한다 지면기사

    고전을 공부하고 강의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다보면 자신에 대해 후회가 들 때가 있다. 특히 그 많은 구절이 나의 삶과 괴리됨을 느낄 때는 더하다. 그러면 이건 자신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증거이다. 즉 고전의 글이 나와 합치되지 않았다는 신호이다. 그럴 때 계속 무시하고 떠들어대기만 하면 속병이 드는 수가 있다. 특히 기계문명에 의한 초스피드 정보교환의 시대라는 지금 그럴 가능성이 백배는 커져있다. 논어에서는 배움을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위인지학(爲人之學)으로 구분해놓았다. 배움의 궁극적 목적은 남에게 인정받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온전하게 이루는 데 있다는 뜻이다. 공자 당시에도 "옛날의 배우는 자는 자기를 위한 공부를 했는데 지금의 배우는 자는 타인을 위한 공부를 하는구나!"(子曰, 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라고 한 것을 보면 세태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배움은 순자가 말한 이구지학(耳口之學)으로 연결된다. 귀로 들어오자마자 입으로 나가는 것을 말하는데 입과 귀 사이는 4치밖에 안되니, 이러면 어떻게 7척이나 되는 몸을 아름답게 할 수 있겠느냐고 하였다. 좋은 말을 들으면 그것을 마음에 간직하고 익숙하게 할 때 그것이 온몸으로 퍼져 행동으로 실현되는 것이 온당한데, 귀로 들어오자마자 입으로 내보내면 필터링도 할 시간 없이 그대로 빠져나가 버린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學而不思則罔)는 말처럼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길에서 들은 것을 길에서 말하면 덕(德)을 버리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길을 가다 얻어지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잘 챙겨서 자기 것으로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먼저이다./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 [수요광장] 대학입시에도 금수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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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 대학입시에도 금수저 논란 지면기사

    부모 소득따라 학생들 능력 좌우저소득층은 점차 소외되는 현실스펙 중시 수시전형 과감히 지양다양한 과목 변별력있게 출제해수험생들 특정과목 편식하는현행 입시제도 보완 필요하다이번 주부터 전국 고등학교에서 졸업식이 시작되었는데 매년 그렇듯이 입시 결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의 희비가 교차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경기도교육연구원의 '통계로 보는 교육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소득에 따라 언어, 수리, 외국어 등 수능 3개 영역의 합산 점수(표준 점수)가 최대 43점이나 차이가 난다고 한다. 부모의 경제력으로 수능성적이 좌우되고, 결국 사회적 신분과 부가 대물림된다는 '금수저와 흙수저' 논란이 대학입시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어 씁쓸한 기분이 든다.언제부터인가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은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허황된 말이 되어 버렸다. 많은 학부모들은 공교육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지 오래고 능력이 되는 한 사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학생들의 능력은 부모의 소득에 따라 달라지고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은 점차 교육에서 소외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 불평등으로 인해 세대 간 계층 이동 가능성은 막혀 버려 '수저 계급'의 고착화 방지를 위해서라도 진학과 취업 등에 있어서는 실질적인 기회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세직·류근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현 입시제도 하에서는 서울대 입학도 학생의 잠재력보다 부모의 경제력에 달려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동등한 능력을 가진 학생이라도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서울대 입학 가능성이 80∼90% 차이가 난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경우 구(區)별로 서울대 합격 확률은 큰 차이를 보이는 반면, 학생의 능력을 기준으로 추산한 '가상의 합격확률'은 구별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우수한 학생을 평가하기 위해 이용하는 수능 성적, 스펙, 출신 고교 생활기록부 등의 간접지표가 부모의 경제력과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들은 다양한 수시입학 전형을 운용하고 있는데, 줄잡아 3천∼4천여 개의

  • [발언대] 새해엔 한단계 높아진 시민의식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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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 새해엔 한단계 높아진 시민의식 기대 지면기사

    수원역 주변은 경기지대 최대 역세권이다. 수원역은 전국에서 5번째로 승객이 많은 역이고, AK플라자 버스정류장은 전국에서 두번째로 승하차가 많이 일어난다.그동안 수원역은 많은 유동인구 탓에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경찰의 역할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시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수원 서부경찰서 기동순찰대는 수원역을 중심으로 직접 걸으면서 시민들의 치안을 챙기는 도보 문안 순찰을 실시하고 있다.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해 순찰차에서 내려 직접 길 위에서 시민들과 시선을 마주하며 순찰을 하다 보면 정말 많은 일이 생긴다.길을 잃고 헤매는 어르신들, 새벽시간 딸이 집으로 귀가하지 않았다며 애타게 도움을 요청하는 부모들, 길을 묻거나 습득물을 신고하는 경우 등 경찰업무와 직간접적인 사항에 대해 자문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근처에서 발생한 폭행, 시비 등의 사건을 직접 신고해 주기도 한다.이렇듯 현장에서 시민들과 직접 접촉을 통한 문안순찰을 하다 보면 따뜻한 캔 커피를 건네주거나 수고 한다며 인사를 해주기도 한다. 한겨울 추운 날씨지만 거리에 서서 시민들의 호응을 피부로 느낄 때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추운 것도 잠시 잊게 된다.물론 아쉬운 순간들도 있다. 경찰관이 버젓이 눈앞에 있는데도 아무런 의식 없이 바닥에 침을 뱉고 담배꽁초를 버리는 등 기초질서를 위반하거나 술에 취해 괜스레 경찰관에게 시비를 거는 경우가 그렇다. 그럴 때면 우리나라의 경제력 수준에 비해 아직은 시민의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더욱 커지기도 한다.천리 여행도 첫발부터 시작하듯이 기초질서와 준법의식이 바로 서야 이를 바탕으로 든든한 치안환경이 조성될 수 있고 그 혜택이 다시 시민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2016년 새해를 맞아 시민들의 한 단계 높은 시민의식과 경찰의 치안 확립을 위한 노력이 함께 한다면 보다 더 안전하고 활기찬 붉은 원숭이의 해가 될 수 있을 것이다./강인봉 과천경찰서 경무계장강인봉 과천경찰서 경무계장

  • [깨소금] 국민에 필요한 현장정책과 공약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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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소금] 국민에 필요한 현장정책과 공약 되도록… 지면기사

    얼마 전 사우디아라비아 역대 최초의 여성 참여 선거가 실시돼 국제사회의 이슈가 된 적이 있다. 한 아이의 어머니이자 아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여교사 카레마 보카리(50)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 시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사우디아라비아 선거에서 여성 후보는 남성 유권자 앞에서의 유세가 제약됨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나서서 주장해야 되는 일이기에 딸과 아이들을 위해서 나섰다고 한다. 사우디 역사상 여성 참정권이 처음 보장되는 이번 선거에서 보카리는 선거운동을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리자를 따로 고용했고, 여성을 위해 공공 육아시설과 체육관을 짓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알렸다. 제한된 선거운동에도 불구하고 남성 유권자 앞에 직접 나서는 대신 칸막이 뒤에서 연설을 하거나 여성들만 모이는 정책 토론회를 열고 때로는 친척 남성들이 대신 선거운동을 하기도 하며 상대적으로 제약이 덜한 SNS를 활용했다. 여기서 우리는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후보들에게 불리하고 제한된 불공정한 선거법임에도 당당하게 맞서 나가며, 자신의 공약이 유권자에게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사회적 문제를 공약으로 삼고 유권자에게 알려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우리나라의 공직선거법은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공정히 행해지도록 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기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적인 선거문화는 유권자와 국민들이 정치 혐오에 빠지게 하는 주된 원인이기도 하고, 저조한 투표참여로도 나타난다. 후보자나 정당이 내세운 공약은 유권자들의 표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공약 수립이 당선만을 위한 인기용 공약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과 선거 공약이 당초 수립된 대로 정책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우리는 국회의원의 임기가 끝나고 선거가 있을 때 즈음해서 흔히 거리에 걸린 현수막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정당이 어떤 사업의 예산을 확보했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산 확보를 위해 지

  • [자치단상] 평화의 배를 띄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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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 평화의 배를 띄워야 한다 지면기사

    강과 한강하구 사이에 북한과 접해있는 '김포'전류리~용강리 20㎞ 항행 생태·환경 여건 재확인남북대화·관계개선 물꼬 틀 수 있도록 준비할 것정부는 지난 3년간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지속해서 표명하고, 남북 간 다각적 노력으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기반을 둔 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예고 없이 다가올 수 있는 통일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한 것은 한반도 평화에 있어 긍정적인 시도로 생각된다. 통일을 대한민국 재도약의 동력으로 삼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 그 의미가 깊다 할 수 있겠다.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 감행으로 남북 관계는 경색 일로를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이번 북한의 도발로 8·25 합의를 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과 이산가족 상봉으로 활로를 모색하던 남북 대화의 실마리가 재차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이다.이와 같은 남북 상황은 접경지역에 위치한 김포시민에게 더 가깝게 다가온다. 대북전단 살포, 애기봉 성탄 트리 설치 등으로 매년 되풀이되는 주민의 걱정과 불안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에 따른 위협은 접경지역 주민들이 감내하여야 할 큰 숙제 같은 느낌도 든다. 이에 김포시는 평화에 주목하고자 한다. 한반도 정세에 따른 주민 불안은 평화에 의해서만 해소될 수 있으며,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지리적 여건은 김포에 있어 평화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여타 접경지역 도시와는 다르게 김포시는 휴전선이 아닌 강, 한강하구를 사이에 두고 북한과 접하고 있다. 한강하구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하여, 강화군 교동도 옆 밀도에 이르는 구간까지를 말하는데, 남북 분단으로 인해 원이름인 조강(祖江)을 잃어버린 안타까움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다. 또한, 이 지역은 정전협정 당시, 해상 군사분계선을 설정하지 않기로 한 사유로 쌍방 민간선박의 항해를 보장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는 정전협정 제1조 제5항에 규정돼 있다.그러나 아쉽게도 남과 북의 분단은 한강하구 일대의 뱃길을 가로막아 버리고 말았다. 정전

  • [기고] 선물과 뇌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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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선물과 뇌물 지면기사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설날이 다가온다. 사정기관이나 유관기관은 이맘때만 되면 부정부패 근절을 위해 복무 단속을 실시한다. 지난해에도 우리 사회는 성완종리스트, 방산(防産)비리, 국회의원 비리, 공무원 부정부패 등 비리사건으로 인해 많은 혼란을 겪었다. 안타깝게도 솔선수범해야 할 사회지도층 인사와 공무원이 관련된 경우가 많다. 선물을 주고받는 일이 많아지는 설 명절을 앞두고, 선물(膳物)과 뇌물(賂物)에 대한 차이를 숙고해 봐야 할 것이다.먼저 선물은 '남에게 어떤 물건 따위를 선사함'을 의미하고, 뇌물은 '어떤 직위에 있는 사람을 매수하여 사사로운 일에 이용하기 위하여 넌지시 건네는 부정한 돈이나 물건 등을 받음으로써 이익을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이익(利益)이란 사람의 수요 또는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일체의 유·무형의 재산이라고 할 수 있다. 형법 제129조에서 뇌물은 '직무에 관한 부정한 보수로서의 모든 이익'으로 정의한다. 다시 말해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부정한 돈이나 물건을 받은 경우 업무와 관련된 대가관계가 있어야 한다. 또한 알선 수뢰죄의 경우는 본인 업무가 아니어도 알선행위 사이에 대가관계가 존재하면 뇌물로 성립된다. 통상적으로 선물의 개념은 기념일이나 생일 등 축하할 일이 생겼을 때 상대방에게 감사와 고마움을 표시하는 방법 중 일부에 속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형법에도 선물과 뇌물의 구별 이론이 있다. 대가관계가 인정되는 경우라도 관습적으로 승인되고 있는 한도 내에서는 뇌물이 아니고, 대가관계가 인정될지라도 그 이익이 부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뇌물이 아니라는 견해이다. 따라서 뇌물에 있어서 '대가성' 유무(有無)가 문제 논란 중심이다. 선물을 받은 공무원에게 이익이 부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가성 여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견물생심(見物生心)'의 말처럼 뇌물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뇌물을 거절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때문에, 아주 위급한 순간일지라도 공무원은 꼭 지켜야 할 최고의

  • [시인의 연인]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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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 폭설 지면기사

    눈이 내려며칠째 펑펑 내려산과 들 무릎까지 쌓였다 //길이 막혀사방이 하얗게 막혀너에게로 갈 수가 없구나 //그곳까지는 얼마나 될까, 마음 전하려면어떻게 해야 할까 //노루 토끼 발 묶인 산속겨울밤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 요란한데홍사성(1951~)우리는 인생이라는 길 위에 있다. 이 길은 앞서간 자들의 흔적이면서 자신이 가고 있는 자취다. 그러나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길이 있다. 안타깝게도 주위가 가로막힌 길을 서성이는 모습에는 절망감과 절실함이 동시에 배여 든다. 며칠 동안 눈이 내려 무릎까지 차오른 산과 들, 사방에 길이 막혀 건너편에 있는, 사랑하는 이를 찾아갈 수 없는 마음은, 눈같이 하얗게 질려 있을 것이다. "그곳까지는 얼마나 될까" 타들어가는 마음 속 깊이와 떨어져 있는 길의 길이는 비례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마음 전하려면/어떻게 해야 할까" 고립된 그리움을 알고 있는, 당신은 마치 "노루 토끼 발 묶인 산속 겨울밤"을 지새운 실핏줄 터진 눈망울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남재철의 날씨이야기] 기후변화에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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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재철의 날씨이야기] 기후변화에 살아남기 지면기사

    요즘 많은 사람이 날씨 인사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날씨가 그만큼 일상생활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인데 지난해 12월은 겨울 같지 않게 따뜻한 겨울이 이어졌는가 하면 올해 1월 하순에는 갑자기 내린 폭설과 한파로 전국 여기저기에서 몸살을 앓았다.미국 국립 해양대기청(NOAA)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는 1880년 근대적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한해로 기록됐다.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악의 슈퍼 엘니뇨 중 하나로 기록된 지난해 12월에는 20세기 평균기온보다 1.11℃나 높아 이례적으로 따뜻하고 비가 자주 내리는 겨울을 보냈다. 그래서 강원도의 주요 수입원인 겨울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고 영상의 기온으로 스키장이 개장하지 못했으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조직위원회는 걱정으로 애간장을 태웠다.따뜻했던 겨울이 불과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지난 18일부터는 한파가 시작돼 대한(大寒)인 21일에는 한강이 결빙됐고 24일에는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8도를 기록하는 등 매서운 추위가 일주일 이상 이어졌다. 한파가 전국을 꽁꽁 얼게 한 것과 동시에 서해안, 울릉도, 제주에는 폭설이 내려 육상과 해상, 항공 교통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 '눈 폭탄에 갇힌 제주', '얼어붙은 한반도' 등의 문구가 연일 신문과 뉴스에 보도되며 폭설과 강풍, 한파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일상에 마비가 왔다. 폭설과 한파로 지구촌 곳곳에서도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동부지역은 엄청난 눈 폭풍으로 항공기 결항, 대중교통 운행 중단 등 도시기능이 마비됐으며 워싱턴과 뉴욕 등 11개 주에서는 비상사태까지 선포됐다. 눈을 뜻하는 '스노우'와 최후종말, 고질라 등의 부정적 단어들을 조합한 '스노마겟돈', '스노우질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력한 괴물 눈 폭풍은 미국 동부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이렇듯 세계 곳곳에 막대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가져오는 폭설, 한파, 호우, 태풍 등에 따른 기상재해는 날이 갈수록 그 강도와 피해규모가 기하급

  • [월요논단] 왕 실장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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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 왕 실장의 자격 지면기사

    주요시정 합리적 방안 선택해추진되도록 정책 조율하고공직자들은 엄격히 관리문제점 발생땐 즉시 바로 잡아야부디 인천과 시민들을 위한새로운 비서실장 모델되길 기대'왕 실장, 회전문 인사, 특정 지역 챙기기'. 제목만을 보면 청와대 소식 같다. '학연·지연·직급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 수행능력이다'. 답변 역시 자주 듣던 말이다. 인천의 왕 실장이 논란이다. 당사자인 조동암 비서실장에게는 이런 논란들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까. 그는 1975년 공직 생활을 시작하여 인천경제청 차장으로 영예롭게 공직생활을 마쳤다. 그런 그가 다시 복귀하자 억측과 무성한 말의 잔치가 넘쳐난다. 나는 그가 문화관광체육국장으로 일할 때 함께 했다. 그러나 인천유나이티드 FC 대표이사로 간 후 제때에 시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당시 인천 FC의 재정상황 등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였지만 그는 억울했을 것이다. 그러나 유정복 시장이 취임하면서 안전행정국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었다.예상치 못한 비서실장으로의 복귀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원조라 할 수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생각했다. 되돌아보니 오래된 인연이 새롭다. 20여년전 장학생 모임의 회장이었던 그 분과 함께 잠시 활동을 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서로 가는 길이 달라서 거의 뵙지 못하였다. 그를 다시 기억하게 만든 것은 몇 년 전 모친상을 당했을 때다. 외국 출장 중 황망한 소식을 듣고 귀국한터라 제대로 연락하지 못했다. 그런데 며칠 후 조전과 경조환이 배달되었다. 야인생활을 하시던 오랜 동안 연락이 없었고, 새로 이사 간 집 주소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을 때였다. 겉봉투를 보고 아내가 물었다. 그 분이냐고.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유신헌법은 물론이고, 초원복집 사건이나 노무현 탄핵사건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부 국민들에게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이념적 지향점에 대한 평가는 별도의 문제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그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하였다. 무엇이 그를 그 자리에 가도록 하였을까. 김 전 실장을 보면

  • [기고] '섬 프로젝트' 첫 과제는 연안여객선 대중교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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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섬 프로젝트' 첫 과제는 연안여객선 대중교통화 지면기사

    인천이 품고 있는 168개의 섬은 모두 천혜의 자연 경관과 고유한 문화를 간직한, 소중하고 무한한 잠재 가치를 지닌 보물섬이다. 인천시는 이들 섬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섬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명품 섬, 가고 싶은 섬' 만들기를 중점 전략으로 설정했다.섬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선박을 이용하는 것이다. 도서 주민과 섬을 찾는 관광객 모두 여객선이 없으면 통행이 불가한 '의존 통행자'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객선은 대중교통의 범주에서 제외돼 있다.육상교통의 경우, 지자체에서는 버스 준공영제와 철도와의 환승 할인제 등을 실시해 서비스 개선과 저비용의 교통 복지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 또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도로와 철도를 건설하고 버스와 택시에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그러나 해상교통은 어떤가? 연안여객선의 경우 ㎞당 운임이 342원으로, KTX(112원)와 시외버스(108원)에 비해 3배 이상 비싸다. 현재 옹진군 서해 5도서의 여객선 운임을 보면, 도서 주민이 아닌 다른 지역 주민의 경우 1회 왕복하는 데 11만원(연평도)에서 14만원(백령·대청도)을 내야 한다. 상상을 초월한 고가 운임으로 인해 섬을 찾아볼 엄두를 못 내는 형편이다.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례가 있다. 옹진군이 서해 5도에 1박 이상 체류하는 다른 지역 주민에게 운임의 50%를 지원해 주는 시책을 추진한 결과, 관광객이 폭증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줬다. 결국, 운임이 저렴하면 많은 국민이 섬을 방문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경제 활성화와 내수소비에 따른 과실(果實)은 지자체가 아닌 국가의 몫이 되는 선순환 경제가 창출되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옹진군의 지원 사업마저 중단된다고 한다. 옹진군 재정 상태를 감안할 때, 운임 지원 사업을 더 이상 확대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해양국가에서 해상교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사회권(생활권)적 기본권이며, 당연히 국민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 국가나 지자체 직영 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