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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오

정진오 기자

schild@kyeongin.com

강화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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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의 詩, 인천을 짓다·2] 김기림作 '대합실'
    기획·연재

    [인천의 詩, 인천을 짓다·2] 김기림作 '대합실' 지면기사

    대합실인천역 대합실의 조려운 '벤취'에서막차를 기다리는 손님은 저마다해오라비와 같이 깨끗하오.거리에 돌아가서 또다시 인간의 때가 묻을 때까지너는 물고기처럼 순결하게 이 밤을 자거라. -김기림(1908~?)인천을 이처럼 순수하고도 깨끗하게 표현한 시를 본 적이 있는가. 하루 들렀다 가는 것만으로도 서울의 도심에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주는 순결의 땅으로 인천을 그렸다. 이 시는 1930~40년대 한국 시단을 대표했던 김기림이 1934년 발표했다. 그 옛날 인천역 대합실에서 막차를 기다리는 서울 사람들은 인천에서 육신의 때와 함께 탐욕의 때까지 벗겨냈다. 인천은 지금으로 치면 힐링의 땅이었던 것이다. 인천의 그 무엇이 그리했을까. 오늘날 인천은 과연 80년 전과 같이 아등바등 인간계의 스트레스를 날려줄 그 무엇을 간직하고 있는가.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위 시를 읽고 감상문을 보내주시면 선정과정을 거쳐 인천대학교 기념품, 또는 경인일보 특별취재팀이 지은 책 '한국문학의 산실, 인천문학전람'을 드립니다. 감상문 작성은 경인일보 홈페이지(www.kyeongin.com) '인천의 시, 인천을 짓다' 배너 클릭.

    2016-05-02 정진오
  • 기획·연재

    [인천의 詩, 인천을 짓다·1] 최성연作 '들국화2' 지면기사

    들국화 2하도 볶이다 못해산 마루도 깎였는데,어찌 들국화는철 따라 피어나노?옛 모습차마 잊지 못해그 골짝에 피었다네. -최성연(1914~2000)인천시민들은 너나없이 2015년 10월의 문학산 정상 개방을 환호하며 반기고 있다. 바로 이때 우리는 아무도 불러내지 않았던 문학산의 시를 한 편 읽을 필요가 있다. 시조시인 최성연이 1965년 사진작가 이종화의 작품집 '문학산' 발간에 맞춰 지은 '들국화 2'. 50년을 들꽃처럼 그렇게 냉대받아 온 시다. 하지만 '볶이다'와 '깎이다'에 주목하는 순간 전혀 다른 시가 되어 우리 가슴을 아리게 한다. 1959년 미군기지 건설을 위해 문학산을 내놓으라는 으름장에 얼마나 많이 시달렸는지를 '볶이다'가, 미군을 앉히기 위해 비류 백제의 전설이 깃든 산 정상부를 무자비하게도 싹둑 잘라버린 사실을 '깎이다'가 고발한다. '들국화 2'는 더 이상 꽃의 노래가 아니다. 탯줄을 빼앗기고 말았던 문학산의, 인천시민의 눈물의 노래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위 시를 읽고 감상문을 보내주시면 선정과정을 거쳐 인천대학교 기념품, 또는 경인일보 특별취재팀이 지은 책 '한국문학의 산실, 인천문학전람'을 드립니다. 감상문 작성은 경인일보 홈페이지(www.kyeongin.com) '인천의 시, 인천을 짓다' 배너 클릭.

    2016-04-26 정진오
  • 문화·라이프

    [인천의 詩, 인천을 짓다·프롤로그] 자연과 사람 품은 시어는 '벽돌 한조각' 지면기사

    섬·바다·공단 도시의 다양한 얼굴하늘·물·땅길열린 '기회의땅'으로가장 진솔한 '인천의 자기소개서'사람들이 시(詩)를 찾기 시작했다. 수십 년 전 나왔던 초판본 시집이 불황의 서점가를 이미 강타했고, 안볼 것 같던 시인의 영화 '동주'는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사람들은 왜 다시 시에 빠져들기 시작했을까. 시의 무엇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을까.시 한 구절이 백마디 말보다 더 진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것이 시의 매력일 것이다. 시는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오래된 문학 장르로 꼽힌다. 시는 삿되지 않은 단정한 생각에서 나온다고들 한다. 언어로 표현한 순수의 결정체라고 할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무관심하여 시 한 줄 읽지 않는다면 그것은 세상을 너무 건조하게 사는 것이다. 이런 이들을 위해 경인일보와 국립 인천대학교가 공동으로 '인천의 시'를 찾아 떠난다.인천을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는 인천의 시들은 인천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가장 바르고도 단정한 예술 장르라 할 것이다.조선 후기의 문인 임천상은 '시는 정(情)에서 생겨나고 정은 또 시(詩)에서 나온다'고 했다. 이를 '인천'에 적용하면, 인천의 시는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생겨나고 그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은 또 인천의 시에서 나온다는 의미가 될 터이다. '인천의 시'는 곧 '인천 사랑'인 셈이다.인천은 다양함이 특성인 도시다. 섬과 바다의 도시이기도 하고, 공단의 도시이기도 하며, 또한 하늘길과 바닷길, 고속도로의 시작과 끝인 길의 도시이며, 전국 팔도의 사람들이 살길을 찾아 몰려든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이런 인천의 얼굴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 인천을 그린 시 또한 각양각색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다.시기적으로 멀고 가까움을 따지지 않고, 인천을 기억하고 인천을 좀 더 풍성하게 하는 시가 있다면 '인천의 시'로 발굴해 실을 작정이다.'인천의 시'는 한마디로 인천의 산천과 인천의 사람 사는 이야기를 읊은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 '인천의 시' 한 편은 곧 인천을 다양하게 구성하는 벽돌 한

    2016-04-25 정진오
  • [데스크 칼럼] 새 당선자들에게 '황해문화'를 권함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 새 당선자들에게 '황해문화'를 권함 지면기사

    '전 지구적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 슬로건겸허한 주춧돌·작은 디딤돌 역할 충실히 했으면이젠 국민의 걱정거리 되는 국회의원 필요치 않아또 한 번의 희한한 선거판이 끝남으로써 새로운 국회의원 300명이 선출됐다. 정치부에 소속돼 있다 보니 그런지 국회의원이 무엇을 하는지 잘 아는 줄로 여겼다. 그런데 선거운동이 진행되면 될수록, 각 후보자가 경쟁적으로 공약을 발표하면 할수록 국회의원이 뭘 하는 자리인지 알 수가 없게 됐다. 도대체가 개념을 잡을 수 없어, 국어사전을 펼쳤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를 이루는 구성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역시 막연하기는 마찬가지다. 선거공약만 놓고 보면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이 하는 일과 국회의원이 하는 일을 분간할 수가 없다. 모든 후보가 너나없이 그렇다. 구청장이나 군수가 해야 할 것 같은 동네 발전 공약이 온통 판을 치니 이럴 바에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구태여 따로 해야 할 이유가 있나 싶을 정도다. 당선자들 역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역할에 대해 정확한 개념을 잡지 못하고 있을 듯하다.이런 당선자들에게 인천에서 20년 넘게 발행되면서 전국적인 지명도가 있는 계간지 '황해문화'의 일독을 권한다. 새얼문화재단이 1993년 겨울 창간한 '황해문화'는 지금껏 목차 첫머리에서 '전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슬로건을 빼놓은 적이 없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창간사를 볼 필요가 있다. "…'황해문화'는 세계적 시각에서 지역을 보고 지역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상호 침투적 시각을 견지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역사적 전환을 창조적으로 모색하는 겸허한 주춧돌이 될 것을 성심으로 다짐하는 바이다." 최원식 인하대 교수는 이렇게 창간사를 갈무리했다. '황해문화'는 23년 전 이미 '내가 서 있는 자리'와 '내가 바라보는 먼 곳'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어야 창조적 미래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전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은 지금 우리의 국회의원들에게 너무나

    2016-04-13 정진오
  • [데스크 칼럼] 암행어사라도 출두해야 하나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 암행어사라도 출두해야 하나 지면기사

    선거에만 몰두하는 정치판주변 보고 있으면 '혼란'당선후 '민생 뒷전' 자기사람 심으며 텃밭만 가꿔200년 전이나 '인공지능 바둑대결' 현재나 매한가지중학교 시절 손에 땀을 쥐며 TV 속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암행어사'란 제목의 프로였는데 암행어사를 수행하던 갑봉이 임현식의 연기도 눈에 선하다. 불쌍한 백성을 괴롭히는 토호세력과 권력자들의 죄악을 낱낱이 밝혀내 징계하는 권선징악 프로였다. 30년도 훨씬 더 지난 '암행어사'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된 것은 요즘 정치판 상황이 영 맘에 들지 않아서다. 총선 후보 결정이 임박하면서 각종 음해와 모략이 난무하고 있다. 현실성 없는 공약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방정부는 지방정부대로 2년 뒤 있을 선거 대비 체제에 벌써 돌입한 모양새다. 단체장들은 서로 뒤질세라 표가 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라도 올해와 내년에 성과를 내야 2018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배지든, 지방 권력을 쥐기 위해서든 선거만 생각하는 정치판 주변을 보노라니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필요할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곤 하던 TV 속의 그 '암행어사'라도 있었으면 싶다.200년 전의 암행어사가 쓴 일기를 최근에 읽었다. 1822년, 평안도 암행어사로 나섰던 박내겸(1780~1842)이 남긴 '서수일기(西繡日記)'다. 박내겸은 당시 윤 3월 16일부터 7월 28일까지 암행어사로 평안도 일대를 돌았다. 어느 날 소나기를 피해 들어간 집에서 주인 할머니와 나누던 대화가 2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마음속 깊이 꽂힌다. "암행어사 소식이 있은후부터 읍내와 촌락을 가릴 것 없이 스스로 몸들을 사려서, 관속이 오랫동안 나오지 않고 토호들도 모두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제발 바라건대 어사가 내 평생토록 돌아다닌다면 빈궁한 마을의 작은 백성들이 의지해 살 만하겠습니다." 암행어사에게 꼬리가 잡힐 것을 두려워하여 죄지은 관료나 지주들이 스스로 바짝 몸을 사리고 있으니 오히려 백성들이 몸을 펴고 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촌로의 이런

    2016-03-09 정진오
  • [데스크 칼럼] 원숭이 해에 생각하는 기본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 원숭이 해에 생각하는 기본 지면기사

    양력 새해첫날, 음력상징 쓰는 우 범하지 말아야높은자리 상징 원숭이 '실수·실패' 부정적 모습도이번총선 탐관오리 벌하는 참일꾼 많이 뽑혔으면…설날은 이제서야 밝았는데 올해 띠 동물인 원숭이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말이 벌써 오래된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2016년 1월 1일이 시작되었을 때 이미 새해 인사 문자로, 신문기사로 원숭이의 해임을 선언해 버렸다. 이는 양력과 음력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빚어진 큰 잘못이다. 2016년 새해 첫날과 병신년(丙申年) 설날은 엄연히 다르다. 양력과 음력의 차이는 해와 달의 구분 만큼이나 크다. 해를 달이라 할 수 없고, 달을 해라 부를 수 없는 것처럼 차이가 크다. 그러나 언론보도를 보면, '2016년 1월 1일 0시 0분. 붉은 원숭이 해가 밝았다'는 식의 기사가 넘쳐났다. 사실 관계에 엄격해야 할 언론부터가 잘못에 앞장선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국내 문학계의 한 축을 이끌게 된 인천 출신 문학 평론가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설 명절이 시작되기 전에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난 이 문학평론가는 1월 1일에 TV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면서 말을 꺼냈다. 새해 첫날에 애를 낳은 아이의 엄마가 화면에 잡혔는데, 거기에서 올해가 원숭이 해인데 원숭이 띠인 아기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란 것이었다. 아직 엄연한 을미년 양띠 해인데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원숭이 해라고 말하는 세태는 사회적 병폐라는 게 이 분의 생각이었다. 그는 이런 병적 현상을 오히려 언론이 부추기고 있다면서 제발 언론이 나서서 이 문제부터 바로잡아 달라고 했다.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작은 잘못에서 큰 잘못이 생겨나고는 한다. 제방의 작은 구멍은 자꾸 커져 결국 제방을 무너뜨리게 된다.원숭이는 '높은 자리'를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원숭이를 나타내는 한자와 제후를 의미하는 한자 발음이 같은 데서 그렇게 인식돼 왔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 전통 예술의 소재로 원숭이는 자주 쓰이고 했는데, 원숭이가 벌꿀을 따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나 원숭이가 게를 잡는 모습의 그림 등은 높은 관직을 좇는 양반 계

    2016-02-10 정진오
  • [데스크 칼럼] 겸손과 이익, 그리고 선거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 겸손과 이익, 그리고 선거 지면기사

    '자만한 자는 손해, 겸손한 자는 이익' 하늘의 道정치인들 선거철엔 낮추지만 당선만 되면 '돌변'이번 만큼은 한결같은 사람 많이 배출됐으면…눈에 잘 띄는 집안 한쪽에 고이 모시듯 하면서 아침저녁으로 바라보는 찻잔 세트가 하나 있다. 찻잔으로는 쓰지 않고 그저 보기만 할 뿐이다. 인천 서구청이 재작년 하반기부터 외부 손님들에게 기념품으로 주기 시작한 녹청자 찻잔이다. 녹청자의 미(美)를 감상할 만한 미적 수준에 다다르지 못했으면서도 그 찻잔을 마치 오래된 고려청자 다루듯 하는 것은 찻잔 겉면에 박힌 세 글자 때문이다. '謙受益(겸수익)'. 중국 최고(最古)의 역사서이자 정치 철학서로 꼽히는 '서경(書經)'에 나오는 이 말을 인천의 대표 서예가 검여(劍如) 유희강(1911~1976)이 그의 독특한 서체에 담았다.겸수익(謙受益). 겸손하면 이익을 본다는 얘기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몇 날 며칠을 바라봐도 언뜻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자기를 낮추는 데 이익이 있다는 말은 온갖 방식으로 자기를 드러내는 데 익숙한 요즘 시대에는 받아들이기 더더욱 어렵다. 겸수익은 겸손의 반대말인 자만·교만과 대비해 읽어야 한다. '서경'에서도 그렇게 설명하고 있다. '자만한 자는 손해를 부르고 겸손한 자는 이익을 받는 것이 하늘의 도(道)이다'. 그래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아무튼 중국 고대 경전의 중요 덕목으로 '겸손'이 등장했다는 것은 그 시절의 사회 풍조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겸손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듯싶다. '요새 애들은 버릇없다'는 얘기를 아주 오래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입에 달고 살았던 것처럼 말이다.검여 유희강은 인천 서구 시천동 출신으로, 중국 위주의 서풍 일색이던 우리나라 서예계에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특히 왼손으로 쓰는 '좌수서'에 일가를 이룬 인간 승리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1968년 중풍으로 쓰러져 오른쪽이 마비되면서 모두가 그의 서예 세계가 끝났다고 평가했으나 불굴의 투혼을 발휘한 끝에 그는 왼손으로 다시 일어섰다. 그런 그가 1973년

    2016-01-13 정진오
  • [데스크 칼럼] 불우함과 행복함의 차이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 불우함과 행복함의 차이 지면기사

    부자지간 갈라서고 형제간 칼부림 ‘불행한 재벌들’‘난쏘공’ 주인공 더 어려운 이웃위해 주머니 털어찌든 삶에도 웃을수 있는 행복함 생각하게 한다연말이면 언제나 그렇듯 불우 이웃이란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연탄 배달, 김장 담그기, 성금 모금 등 불우 이웃 돕기 행사가 줄을 잇는다. 우리 주변에는 처지가 딱한 불우 이웃이 생각보다 많다. 그러나 평소에는 그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살다가 때만 되면 야단이다. 직장이 있거나 없거나, 사업을 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간에 나 혼자 살아남기에도 벅차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한 번 생각해 본다. 도대체 누가 불우 이웃인가. 돈의 많고 적음으로 불우하냐 그렇지 않느냐를 재는 우리의 인식에 문제는 없는가. 물론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있는 사람이 불우한 것은 명확하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이 각박하게 사는 우리네 대다수 사람들은 불우하지 않은가. 가진 돈으로 따지면 남 부럽지 않을 재벌들이 그 돈 때문에 결국 부자지간이 갈라서고, 형제지간에 칼부림을 하는 그런 사람들은 불우하지 않은가.국내 소설 중 가장 많이 읽힌 것을 꼽으라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하 ‘난쏘공’)이 당장 떠오른다. 1970년대 인천의 노동자 가족 이야기다. 자동차 공장 일이 고되어 잠을 자면서도 코피를 쏟아야 하는 노동자 이야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한 달 월세가 1만5천원인 쪽방에 사는 가족의 가계부 내역이 고스란히 나온다. 콩나물 50원, 왜간장 120원으로 시작해 25가지 정도 쓰임이 꼼꼼하기도 하다. 읽다가 책장을 더 이상 넘기지 못하고 한동안 생각에 잠기게 한 대목이 있다. 앞집 아이 교통사고 문병 230원, 길 잃은 할머니 140원, 불우 이웃 돕기 150원. 520원을 이웃돕기에 쓴 것이다. 두통약 100원, 치통약 120원을 써야 할 정도로 몸까지 불편한 사람이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흔쾌히 주머니를 터는 모습은 당시 우리 사회의 일반적 풍경이었다. 그리 멀지도 않은 불과 30~40년 전 이야기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세계적 억만

    2015-12-16 정진오
  • [데스크 칼럼] 인천의 가치찾기와 토정의 비결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 인천의 가치찾기와 토정의 비결 지면기사

    컨트롤타워 없어 ‘억지성 가치 재창조사업’ 많아토정 ‘개인 잇속 차리지 않은 어부’ 최고인물 꼽아타시도와 대결구도 벗어나 한반도 전체 연계시켜야인천 연관 인물 중에는 토정(土亭) 이지함(李之함)이 있다. 토정은 16세기 조선의 학자이자 기인인데 ‘토정비결’의 저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토정과 인천을 연결하는 매개로는 의병장 중봉 조헌과 소설 ‘임꺽정’을 들 수 있다. 인천의 율도를 개척한 중봉 조헌은 토정에게서 학문을 배운 막역한 사이였으며, 계양산에서 검술을 배운 임꺽정과는 제주도 가는 길동무가 되기도 했다. 토정 이지함은 인천의 인물과 인천의 문학을 훑어가면서도 빼놓기가 쉽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확실한 인천 연관 인물이다.인천시가 2016년도에는 유정복 시장이 화두로 던진 ‘인천의 가치 재창조’ 사업에 집중할 모양새다. 토정 이지함을 먼저 얘기한 것은 인천의 가치를 말함에 있어서 토정의 인물관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다. 인천시는 아직 무엇이 인천의 가치인지 뚜렷한 개념을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 중 1천300억원이 넘는 돈을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에 쓰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세부 항목별로 보면 많은 부분이 억지로 인천의 가치란 말만 붙여 놓은 것들이다. 이 사업을 끌고 갈 컨트롤타워가 없기 때문인 듯하다.모든 일은 어떤 사람이 진행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리 나타나게 마련이다. 인천의 가치 재창조 사업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대목에서 토정 이지함의 상상을 뛰어넘는 독특한 인물관을 보자. 한반도 전국을 누비며 수많은 인물과 교유한 토정이 최고로 친 인물은 양반계층이 아닌 충청도와 전라도를 오가면서 고깃배를 부리는 어부였다. 부인과 외동딸, 이렇게 셋이서 배를 집 삼아 생활했다. 토정이 보기에 배를 부리는 기술이며 잡은 고기를 요리하는 솜씨가 당대 최고였다. 토정이 이 솜씨로 하여 최고의 인물로 친 것이 아니다. 그의 상도(商道)에 있었다. 외동딸이 엄마가 밖에 나간 사이에 고기를 팔게 되었다. 딸은 엄마에게 값을 잘 받았다면서 자랑했다. 엄마가 두 배나 많이

    2015-11-18 정진오
  • [데스크 칼럼] 10월 15일 인천 시민의 날은 틀렸다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 10월 15일 인천 시민의 날은 틀렸다 지면기사

    행정구역 명칭 바꾼 1413년 10월 15일은 ‘음력’기념일, 음력으로 하든지 양력으로 환산해 정해야시, 가치창출 위해 모두 공감하는 날로 조정 필요요즘은 앉아서도 조선시대 언제 어느 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주요 사건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 홈페이지가 여간 잘 구축된 게 아니다. 1413년(태종 13년) 10월 15일 자를 보자. ‘지방 행정 구역의 명칭을 개정하다’란 제목의 기사 1꼭지가 실렸다. 임금이 좌정승 하륜(河崙)에게 완산부(完山府)를 전주(全州)로, 계림부(鷄林府)를 경주(慶州)로 그 명칭을 고치자고 말하니 하륜이 옳다면서 아예 다른 곳까지 개칭하자고 해 전국 각 고을의 이름을 고치게 됐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해서 지금의 인천(仁川)이란 지명이 생기게 되었다. 인천시는 이날을 기려 10월 15일을 ‘인천시민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제51회 인천시민의 날을 맞아 문학산 정상 개방행사를 같이 열기도 했다.인천시민의 날이 지정 취지와 부합하려면 위의 기사 내용대로 지명을 바꾼 1413년 10월 15일과 인천시민의 날인 10월 15일이 같은 날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둘은 겉으로 보이는 숫자만 같을 뿐 따지고 보면 전혀 다른 날이다. 1413년 10월 15일은 음력이고, 인천시민의 날인 10월 15일은 양력이다. 인천시민들은 마치 정월 초하룻날인 설날을 양력 1월 1일에 쇠는 것과 같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대다수 인천시 공무원조차도 한글날이 당시 음력을 양력으로 환산해 정한 것처럼 시민의 날인 10월 15일도 당연히 당시 음력을 양력으로 환산해 정한 것으로 알고 있을 정도다.인천이라는 지명을 얻은 1413년 음력 10월 15일을 인천시민의 날로 정한 것도 문제가 크다. 인주(仁州)보다는 인천이 축소된 느낌인 데다가 부평이나 계양, 서구, 강화, 옹진 등은 당시 인천이라는 그 지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곳이다. 당시 행정 구역으로는 인천이란 지명이 생길 때 이들 지역은 인천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강화군민이나 부평시민들은 자신들과는 상관

    2015-10-21 정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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