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과 위협, 길 잃은 동물 의료

  • 반려동물 물건 아닌데… ‘동물권’ 개선 우선돼야 [불신과 위협, 길 잃은 동물 의료·5]

    반려동물 물건 아닌데… ‘동물권’ 개선 우선돼야 [불신과 위협, 길 잃은 동물 의료·5] 지면기사

    제도 공백에 놓인 동물의료의 문제를 풀기 위해선 ‘동물권’에 대한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의료가 병을 고치고 생명을 살리는 행위인 반면 현재 반려동물의 법적 권리는 재산으로 취급된다. 동물의 치료가 보호자의 선택이 아닌 필수 행위이며 생명을 다루는 수의사의 법적 책임도 강화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민법 98조는 물건을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이라고 정의하며 동물은 유체물에 해당한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민법 98조 2항의 신설 개정안이 지난 2021년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국회

  • 죽어도 이유 모르는 ‘닫힌 진료부’ [불신과 위협, 길 잃은 동물 의료·3]

    죽어도 이유 모르는 ‘닫힌 진료부’ [불신과 위협, 길 잃은 동물 의료·3] 지면기사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사랑했다는 이유로 저는 피해자가 됐어요.” 박모씨는 지난해 10월 한 동물병원의 A 수의사가 오진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려 했지만 포기했다. 박씨의 반려묘 ‘냥이’에 대해 수의사가 12세 이상의 노묘라는 고려 없이 무리하게 대수술을 진행해 수술 후 3일 만에 죽게 했다는 주장이다. 큰 슬픔에 빠진 박씨는 소비자보호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려 했고, 관련 증거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병원 측에 진료기록부를 요구했지만, “제공 의무가 없다”며 거절당했다. 두달 넘게 변호사까지 찾아가며 소송도 고려했다. 주변인

  • 살해 협박까지… 전쟁터 된 동물병원 [불신과 위협, 길 잃은 동물 의료·4]

    살해 협박까지… 전쟁터 된 동물병원 [불신과 위협, 길 잃은 동물 의료·4] 지면기사

    급증하는 동물병원 의료 분쟁에 대한 제도 개선을 느끼는 건 수의사들도 마찬가지다. 경기남부의 한 동물병원에서 일하는 수의사 한민형(가명)씨는 “살해 협박까지 들어야 했다”며 지난해 중순 겪은 일을 떨리는 목소리로 토로했다. 한씨가 수년간 애정을 갖고 치료하던 강아지가 병원 응급실에서 갑작스레 죽었다. 아침 일찍부터 급하게 한씨를 찾아 수술을 부탁한 보호자 A씨는 사망 소식을 듣고 다짜고짜 욕설부터 내뱉었다. “죽이겠다”, “밤길 조심하라” 등 A씨의 협박은 한 달 넘게 지속됐고, 결국 변호사를 대동해 소송하겠다며 병원에 찾아왔다.

  • 고무줄 진료비… 기본 의료비·몸무게 추가 ‘천차만별’ [불신과 위협, 길 잃은 동물 의료·1]

    고무줄 진료비… 기본 의료비·몸무게 추가 ‘천차만별’ [불신과 위협, 길 잃은 동물 의료·1] 지면기사

    박지연(가명·29)씨는 지난해 11월 포포(비숑)의 스케일링을 위해 성남시 분당구의 한 동물병원에 갔다가 청구된 진료비를 보고 깜짝 놀랐다. 25만원이면 가능하다는 병원의 홍보물을 보고 방문했지만, 노견이고 몸무게가 5㎏ 이상이라며 각종 검사비와 소독약, 마취 비용이 추가로 붙어 58만원까지 비용이 늘어났다. 여기에 치아가 많이 썩었다면서 덴탈 엑스레이 검사, 발치, 잇몸 염증 치료 등을 권유받아 총 120만원이 청구됐다. 비용 부담에 결국 스케일링만 받았지만, 며칠 후 같은 반려동물 미용실에서 만난 지인이 타 병원에서 20만원에

  • 깜깜이 가격·커지는 격차… 신뢰 떨어진다 [불신과 위협, 길 잃은 동물 의료·2]

    깜깜이 가격·커지는 격차… 신뢰 떨어진다 [불신과 위협, 길 잃은 동물 의료·2] 지면기사

    “불투명한 가격에 보호자와 수의사 사이 신뢰가 깨지고 있습니다.” 동물병원들의 깜깜이 가격과 높아지는 격차에 병원을 운영하는 반려인과 마찬가지로 수의사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민간에만 맡겨진 동물병원 시장이 진료의 품질과 신뢰 모두 떨어지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원시의 한 동물병원 원장인 수의사 김모씨는 진료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보호자들이 최근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인간 의료계와 달리 동물병원은 의료 수가 등 표준화된 가격 가이드라인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수의사 업계 내부적인 기준이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