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비만일때 발생 위험 1.5~3.7배 증가
증세 놓치기쉬워 검진 통한 조기발견 중요
금연·금주 등 생활습관 개선시 예방 가능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고혈압과 당뇨는 물론 각종 암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대장암과 유방암은 비만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인천의 비만율은 25.8%로 전국 6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다.
이렇게 비만율은 높은 반면 인천 시민들의 국가암검진 수검률은 전국 평균 36.83%에도 못 미치는 35.65%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인일보는 인천 시민들의 암 예방과 치료 관리를 수행하고 있는 인천지역암센터와 함께 2차례에 걸쳐 비만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대장암과 유방암에 대해 알아보고 예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비만 환자의 경계대상 1호 대장암
최근 70대 노인이 부풀어 오른 배를 움켜쥐고 가천대 길병원 인천지역암센터 백정흠 교수를 찾아왔다. 가족의 부축을 받아야 할 만큼 상태가 심각했는데, 환자는 수개월 전부터 변비가 심해지고 항문에서 피가 나왔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약국에서 산 약만 복용해 왔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자 배 통증이 더 심각해졌고 복부가 점점 부풀어 오르더니 참을 수 없을 만큼의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은 것이다. 환자는 폐쇄성 하부 직장암으로 진단받았고 곧바로 응급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을 집도한 백 교수는 "대장암은 대부분 용종과 같은 작은 혹에서 시작해 점차 커지면서 암으로 진행된다"며 "정기적인 건강진단을 받아 조기에 이런 것들을 발견했더라면 간단한 수술을 통해 완치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장암의 주요 원인은 포화 지방산인 동물성 지방의 과다 섭취와 과도한 열량 섭취, 운동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육류 중에서도 붉은색을 띤 고기를 많이 먹으면 간에서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이 많이 분비되는데, 대장 내 세균들이 담즙산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독성대사산물을 만들고 이것이 대장세포를 파괴시켜 암세포가 자라기 쉬운 환경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복부 비만일 경우 대장암 발생 위험이 1.5~3.7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장암의 약 5%는 유전성으로 분류되며 15%는 가족력을 갖는다. 또한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발병 위험도는 2~8배 증가한다.
■ 대장암 증상과 치료
대장암은 위와 같은 상부 소화기관과 달리 증세가 늦게 나타나며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단순 변비나 치질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우선 조기(1~2기)에 발견해 수술만 하면 완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에는 절개를 하지 않고 배에 작은 구멍을 내어 수술하는 복강경 대장암 수술도 보편화되고 있다.
복벽이나 방광, 요관 등 주변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경우 복강경 수술을 하게 되는데, 이 수술은 환자의 빠른 회복은 물론 통증의 감소, 수술 후 입원기간 단축, 큰 흉터를 예방하는 미용적 효과 등 일석이조의 장점이 있다.
대장암은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 가능한 병이다. 금연과 금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섬유질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섭취해 대장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 예방법이다.
대장암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한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은 만 50세 이상이면 1년 간격으로 분변잠혈검사를 하고, 이상 소견이 있을 경우 대장내시경검사 또는 대장이중조영검사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