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축적 지속시 여성호르몬 분비 많아 유방세포 증식
폐경기엔 과일·채소·저지방 음식섭취로 체중관리해야
유방보존 완치 가능하나 조기발견 어려운 탓 검진 중요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권 국가 중 가장 높다. 한국유방암학회가 내놓은 '한국인 유방암의 국내외 최근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2008년 10만명당 38.9명에서 2012년 52.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의학계는 유방암 환자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머지않아 우리나라 여성 10명 중 1명꼴로 유방암에 걸리는 시대가 올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 한국 여성들 유방암 원인

유방암은 한가지 이유가 아닌 복합적인 원인들이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유방암 발생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여성호르몬에 노출된 시간이 길수록 유방암 위험도가 상승하는데 초경이 빠르고 폐경이 늦을수록, 출산을 하지 않거나 임신이 늦을수록 유방암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출산을 하더라도 모유수유를 하지 않을 경우 유방암 위험은 증가한다. 전체 유방암 중 유전성 유방암 비율은 5%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와함께 고지방·고칼로리의 식이습관, 과도한 음주, 비만 등이 유방암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유방암센터 박흥규 교수는 "특히 비만으로 지방 축적이 늘어나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지고 이 호르몬이 유방세포들을 점차 증식시킨다"며 "유방세포 증식 속도가 빨라지면 유방암 발병 확률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만이 유방암 발병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견해다.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를 겪는 폐경 여성의 경우 체중이 1㎏ 늘어날 때마다 유방암 위험도가 1%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연구팀은 비만이 있는 유방암 환자의 경우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따라 폐경기 여성의 경우 과일, 채소, 저지방 음식 섭취로 체중 관리에 힘쓰고 본인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유방암 조기검진이 중요

생활 습관 개선 만큼 중요한 것이 조기 진단이다. 유방암은 비교적 치료 확률이 높은 암으로 조기에 발견하면 유방을 보존하며 완치도 가능하다. 그러나 유방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자가 검진과 건강검진을 통해 수시로 유방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흥규 교수는 "유방암 초기 단계에서는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중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꾸준한 자가 검진을 통해 유방에서 멍울이 만져진다든가 분비물이 나올 경우 반드시 전문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가검진을 매달 정기적으로 실시해 습관화하고 평상시 자신의 유방 모양이나 윤곽에 관심을 기울이며 관찰해야 한다. 검진할 때는 손가락으로 동전 크기의 원을 그리며 유방 전체를 만져보는 것이 좋고, 유방의 측면과 겨드랑이 부위까지 만져봐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