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김홍용 서정대학교 총장

"학비 걱정없이 캠퍼스에선 공부만 할 수 있어야"

최재훈 기자

발행일 2017-01-11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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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용 서정대학교 총장은 국립대학교 전임 교수가 보장된 의사생활을 포기하고 사립대학 경영자로 인생 진로를 전환했다. 김 총장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에만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국립대 의대 정교수 내려놓고 모친 유지따라 경영자의 길 걸어
교육 불모지 양주서 3개 학부·5천명 개교 15년만에 기적같은 성장 일궈

자격증 취득 지원 장학금 '눈길' 1명이 3~4개씩 따 등록금 내고 남아
2005년부터 취업률 수도권 상위권 지켜 이제는 취업의 질 고민할때
전임교수중 3명이 명장 국내 최다… 인성 포함한 실력 키우기 초점
연구개발 협력분야 확대·군부대 심리상담 등 지역사회와 공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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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용(58) 서정대학교 총장은 지금 두 번째 인생을 살고 있다. 원래 의사인 그는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는
국립대 의대 정교수 자리에까지 오르며 탄탄대로의 삶을 살았다. 이런 그가 별안간 인생 항로를 바꾼 건 서정대의 설립자이자 어머니인 고 김상우 박사가 남긴 유언 때문이다.

김 박사는 타계하기 전 장남인 김 총장에게 학교를 부탁했다. 어머니의 유지에 따라 김 총장은 의사 가운을 벗고 대학 경영자의 길로 들어선다. 적자생존의 살벌한 현 대학생태계에서 신생 사립대학을 이끈다는 것은 '사지(死地)에서 살아남기'나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 많은 사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정대는 개교 15년 만에 3개 학부, 학생 수 5천 명이 넘는 대학으로 성장해 대입에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주목하는 '관심 대학'으로 떠올랐다. 2002년 고등학교도 부족했던 '교육의 불모지' 양주에 터를 잡을 때만 해도 비관적인 시선이 팽배했다.

이름 있는 대학도 아니고 신생 대학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도 냉랭했다. 이런 대학이 불과 1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졸업생 취업률이 수도권 최상위로 치닫고, 절반이 넘는 학생이 자격증을 소지하고 가고 싶은 기업을 골라 취업하는 기적 같은 성장을 이뤄냈다.

이처럼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서정대 김홍용 총장을 만나 그의 교육철학과 대학 경영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총장으로서 저의 역할이고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학생이 맘껏 공부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학교에선 공부만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김 총장의 우직한 다짐은 캠퍼스에서 현실화하고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자격증 취득지원 장학금'. 자격증을 따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이다. 김 총장이 '학비 걱정 없는 학교'를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실천한 일이다.

이 독특한 장학금은 학교에 '자격증 붐'을 일으켰다. 지난해 학생들이 딴 자격증 수는 모두 3천420개를 넘었다. 3~4개의 자격증을 따 등록금을 충당하고도 남을 만큼의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한둘이 아니다.

김 총장은 "우리 학교에서는 학업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

서정대는 요즈음 흔히 말하는 '좋은 대학'으로 꼽힌다. 청년실업 시대에 취업률은 '좋은 대학'을 결정짓는 최고의 기준이 됐기 때문이다. 서정대는 2005년부터 취업률에서 수도권 상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김 총장은 "이제 취업률이 아니라 취업의 질을 고민할 때"라며 달라지고 있는 학교의 취업정책을 소개했다. "졸업생의 취업 현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다가 '취업 질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어요. 쉽게 말하자면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을 갖춘 기업을 매치시키는 것입니다."

적합한 인재를 찾는 기업과 좋은 기업을 원하는 학생이 서로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학교가 중계자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학과별로 근로조건, 급여, 기업 규모와 성장성 등 조건을 두루 따졌습니다. 공개된 정보를 활용하고 직접 교수들이 발품을 팔아 기업을 돌아다녔어요. 그리고 좋은 업체라고 판단되면 이 회사가 요구하는 교육을 맞춤식으로 가르쳤습니다. 여기다 산업기사 등 자격증이나 어학능력, 경진대회 수상 등 누구나 인정하고 실용적인 '스팩'을 갖추도록 했습니다."

김 총장은 자격증 취득을 취업의 질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개인의 실력을 자격증만큼 객관적이며 합리적으로 증명해주는 게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호텔경영과, 호텔조리과, 관광과 졸업생의 3분의 2가 '특1급 호텔'에 취업하고 있습니다. 질적 취업률이 높아진 것이지요. 학생들이 자격증에 도전하면서 좋은 직장을 골라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자격증 외에 김 총장이 취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인 부분이 교수진 구성이다. 서정대 강단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명장'이 포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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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장은 명장을 통해 학생들이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고급 기술을 전수받을 기회를 만들었다. 현재 서정대에는 조리명장(문문술·호텔조리과), 자동차정비명장(김웅환·자동차과), 미용명장(정매자·뷰티아트과) 등 3명의 명장이 전임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명장 교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대학이다.

"강의실에서 명장이 직접 자신의 고급 기술이나 비법을 가르치는 곳은 전국에서도 찾기 드뭅니다. 이것이 우리 학교가 기능장, 산업기사, 국제대회 국가대표, 국가기관장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하는 이유입니다. 기능분야 교과목을 담당하는 교수도 산업기능장이나 명인, 또는 해당 분야 20년 이상 경력자를 모셔 질 높은 심화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김 총장은 "자격증 취득과 명장 교수는 취업으로 이어져 서정대가 최근 8년 연속 질적 취업률 최상위 그룹에 들게 됐다"며 "학생의 역량을 키워 질 좋은 일자리에 취업시키는 게 총장으로서 가장 큰 보람"이라고 흐뭇해 했다.

서정대는 김 총장의 특별지시로 평일 야간과 토요일에도 많은 강의가 열린다. 배움의 열정을 높이 사는 김 총장은 "우리 학교는 직장인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언제든 와서 공부할 수 있게 강의실 문을 항상 열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힘을 기르자'는 서정대의 교훈이자 김 총장의 교육철학이기도 하다. 여기서 힘은 '기술과 능력'을 의미한다고 김 총장은 설명했다.

그는 "기술과 능력은 사회에서 당당히 살 수 있는 자질을 의미한다"며 "'힘' 안에는 인성과 교양도 포함되며 이 또한 성공적인 사회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라고 열변했다.

"우리 대학 응급구조과 학생들을 예로 들자면 4년제 출신도 들어가기 어렵다는 서울대병원과 삼성병원에 척척 취업하고 있어요. 현장경험이 풍부한 교수들이 학생들의 실력은 물론 질적 취업까지도 신경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 학교와 학생들이 가진 위력이라고 할 수 있죠."

김 총장은 "대학에 진학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력을 쌓기 위해서"라며 "직업으로서의 실력, 인성으로서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성과 교양은 실무 능력과 함께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나가는 데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며 무엇보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수진이 사회인이 갖춰야 할 자세나 품성 등을 우선 지도하고 특히 학생들의 감성이 메마르지 않도록 캠퍼스 조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정대는 양주시에 가장 먼저 '대학 캠퍼스 시대'를 열며 여러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와 공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 스타트 마을', '꿈나무 안심학교',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엔 '센서제어형 전동식 제설기 개발'과 'LED 가로등 모듈 시스템 개발' 등 산업 연구개발로 협력 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김 총장은 "지난해는 23억원 규모의 공동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했다"며 "올해는 40억원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정대의 지역사회 기여는 지역 군부대와 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김 총장은 "지역사회 기여는 대학의 의무이기도 하다"며 "군부대를 찾아가 장병들에게 심리상담을 해주고 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야간수업을 하는 등 우리 대학이 지역사회와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총장은 대학진학을 앞둔 청소년들에게 "대학 진학은 자신이 가진 '능력'과 '꿈'에 기초해 미래에 필요한 힘을 기르기 위한 목적이어야 한다"며 "대학에 진학하는 것, 직업을 얻는 것이 인생 전부는 아니며 스스로 능력을 발휘하면서 진정한 꿈을 실현하는 것이 앞으로 사회적인 흐름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사진/최재훈(양주)기자 c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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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용 총장은?
▲ 경희대 의대 의학박사
▲ 前 길병원·이화여대 병원 의사
▲ 前 예일대 파견교수, 전북대 의대교수
▲ 서정대 총장(2003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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