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붉은 불개미 제 2의 황소개구리 되나

경인일보

발행일 2018-07-11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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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나 환경다큐멘터리를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황소개구리는 원래 북미 일부지역에서만 서식하던 개구리 종류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1970년대 식용으로 도입됐다가 야생에서 번식하게 되면서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침입외래종'이다. 달팽이나 물고기는 물론 뱀까지 잡아먹기 때문에 생태계 교란 야생생물로 지정돼 1997년부터 정책적으로 퇴치사업 대상이 됐다. 황소개구리보다 앞서 식용 목적으로 들여온 민물물고기 배스와 블루길도 침입외래종으로서 우리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설치류인 뉴트리아는 모피를 얻기 위해 들여왔다가 골칫덩이가 된 경우다. 1987년 불가리아에서 수입된 뒤 관리 소홀로 야생화되면서 생태계를 교란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9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됐다.

이번에는 '붉은불개미' 비상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인천 남항 인천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서 지난 6일과 7일 이틀간 700여 마리의 붉은불개미가 발견됐다. 7일 있었던 방역당국의 최초 발표 이후 이어진 조사에서는 최초 발견지점으로부터 80m 떨어진 곳에서 일개미 70여 마리가 추가 발견됐다. 같은 군체에서 떨어져 나온 무리인지, 독립된 무리인지는 유전자 조사 결과를 봐야 안다. 인천항에서는 특히 여왕개미가 국내 최초로 발견돼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붉은불개미가 나왔지만 여왕개미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왕개미가 애벌레와 함께 나왔다는 것은 붉은불개미가 국내에서 알을 낳아 번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이다. '살인개미'로 알려져 있지만 독성이 꿀벌보다 조금 강할 뿐 인체에 치명적이지는 않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방심할 수 없다. 가축에게 피해를 주고 전기 설비 등을 망가뜨릴 수 있어서 확산을 막기 위한 검역과 방제가 필요하다. 그걸 위해선 지금 당장이라도 유입경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방역과 확산방지 대책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올해 봄 인천항에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유입 경로는 여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신속하고 철저하게 방역하지 못할 경우 자칫 제2, 제3의 황소개구리와 배스 그리고 뉴트리아가 돼 국내 생태계를 교란·파괴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그야말로 '발본색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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