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문화예술에서의 '생태계'

김창수

발행일 2018-09-05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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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은 창조적 문화예술활동의 조건
기반시설·전문인력 없다면 작동되지 않아
여러 주체들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적 운영
내부는 민주적인 공동체가 돼야 소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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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생물학의 용어였던 생태계(eco-system)라는 개념이 빠른 속도로 비즈니스 일반으로 그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컴퓨팅 용어였던 플랫폼이 정보산업 분야를 넘어 여러 정책과학은 물론 문화예술의 영토까지 점령(?)한 것과 비슷하다.

창업 생태계는 가장 역동적 생태계이며, 플러그앤플레이테크센터(Plug and Play Tech Center)가 대표격이다.

이 센터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복판인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위치한 세계최대의 창업 보육센터이다. 페이팔, 구글, 로지텍, 데인저(Danger), 온라인쇼핑 마일로닷컴 등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이 보육된 곳이다.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과 창업자, 기업가가 한 곳에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창업 보육 시스템 덕분이다. 현재 28만 평방피트 규모 건물에는 전세계에서 모인 400여 개 창업기업이 입주해서 보육받고 있다.

플러그앤플레이의 가장 큰 강점은 강력한 네트워킹과 멘토링이다. 투자자와 기업관계자, 멘토가 한 공간에 상주하고 있어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투자 기회도 여러 방향으로 열려있다.

특히 창업 분야 전문가들을 비롯한 다양한 관계자로부터 수시로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최적의 성장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강력한 네트워킹과 최고수준의 멘토링은 융합과 혁신이 필요한 문화플랫폼, 문화산업 기지에 필수적인 환경 요인으로 평가된다. 플러그앤플레이 엑스포는 벤처기업을 투자자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소개하는 행사다.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기업이 참가해 경연을 벌이는 형식으로 투자자나 관련기업들과 투자상담을 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 혁신을 통한 창업과 창조적 상상력을 통한 문화예술활동은 닮았지만 창업보육 생태계와 문화예술활동의 생태계가 같을 수는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에코시스템은 본래 자연환경의 생태계에 대한 은유에서 시작된 것이다. 생태계(生態系·ecosystem)는 상호작용하는 생명체들과 또 그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주변의 무생물 환경까지 아울러 지칭하는 말이다.

자연생태계의 모습은 다양한 생물이 함께 번성하는 종 다양성이다. 이 다양성의 공존 속에서 종들이 각각 진화하고 또 새로운 종이 탄생한다. 건강한 자연 생태계의 지표는 종다양성, 얼마나 다양한 생물들이 공존하고 있느냐이다. 다양성은 창조적 문화예술활동의 결과이자 조건이다.

생태계를 기능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곤란하다. 생태계의 조건이 더 중요하다. 종의 다양한 번성을 가능케 하는 것은 물과 빛과 흙이라는 세가지 기초 요소이다. 기초 요소가 없다면 생태계는 유지될 수 없다.

생태계의 대표적 사례로 열대우림기후 지역을 드는 이유가 풍부한 강수량과 일조량, 깊은 표층토가 있어 양호한 식물 서식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에서는 기초 문화예술이 발전되어 있지 않다면, 문화기반시설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면 그리고 문화전문인력이 없다면 생태계는 작동되지 않는 가상 시스템일 뿐이다.

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생태계는 자연발생적이듯이 다양한 주체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 운영체계여야 하며, 그 내부는 평등하고 민주적인 공동체가 되어야 순환하고 소통하는 문화생태계가 가능할 것이다.

/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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