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두 정상 '백두산 등정'… 미리 본듯이 화폭에 그렸다

'남북 만남 예견' 인천 활동 이종구 화백 '봄이 왔다' 연작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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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구 작가의 '봄이왔다2'. 캔버스(182×227)에 아크릴 채색. 나란히 걷는 두 정상 뒤로 제주 유채꽃밭과 백두산이 펼쳐져있다. /이종구 작가 제공

손잡은 문재인·김정은 위원장
지난 여름내내 평화상징 작업
작가의 꿈·이상 '실제 현실로'

10월 21일까지 학고재 개인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나란히 걷는 장면은 이번 평양정상회담의 백미였다. 중국이 아닌 북한 땅을 통해 백두산에 오르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한반도와 전세계에 알린 명장면이었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서양화가 이종구 작가(중앙대 미술학부 교수)는 이를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두 정상이 손을 꼭 잡고 백두산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지난여름 내내 캔버스에 그렸다.

'봄이 왔다'라는 제목이 붙은 작품 3점은 9월 28일부터 10월 21일까지 서울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광장_봄이 오다'에 전시된다.

'봄이 왔다 1'은 철쭉을 배경으로 두 정상이 악수를 하는 모습이다.

판문점 선언을 상징하는 '봄'(철쭉)이 배경의 3분의 1만 채워진 것은 이제 평화 시대의 첫발을 디뎠기 때문이다.

'봄이 왔다 2'에서 두 정상은 노란색 유채꽃밭(제주)을 웃으며 걷고 있고, 등 뒤로 펼쳐진 백두대간 너머로 천지가 나타난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남북이 이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봄이 왔다 3'은 두 정상이 백두산을 향해 걸어가는 장면이 연출됐다.

모두가 꿈꿨던, 이제 현실이 된 바로 그 장면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시선은 백두산이 아닌 발 아래를 향하고 있는데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제안으로 판문점 경계석을 넘으려고 발을 떼는 순간을 그대로 재현했기 때문이다.

민중미술의 대표작가인 이종구 작가는 세월호 사건에서 국정농단, 광장의 촛불, 정권 교체, 평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이번 개인전 주제로 정하고 작품활동에 매진하다가 4·27 판문점을 계기로 '봄이 왔다' 연작을 개인전 목록에 추가했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두 정상이 손잡고 가는 모습은 평화에 대한 그의 열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종구 작가는 "판문점에서의 역사적 만남, 감동적인 장면을 보고 백두산에서부터 제주 유채꽃밭까지 우리 국토에서 두 정상이 역동적으로 손잡고 뛰는 모습을 바라며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그는 또 "작가의 꿈과 이상을 담아 그린 작품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만 실제로 일어난 팩트가 되어버려, 일어나지 않은 희망을 담으려 했던 작품의 맛은 좀 떨어지게 됐다"면서 웃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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