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객 탑승시간 31% 불과 거리 실차율도 48.5% 그쳐
"서비스 질 저하 악순환… 감차·수요확대 방안 필요"
인천지역 택시들은 하루 영업시간의 약 70%를 '빈 차' 상태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객을 태우고 주행하는 거리도 전체 주행거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연구원이 최근 조사한 '인천시내 택시 운행현황 및 이용실태'를 보면 조사 시점인 지난해 9월 기준 인천시내(강화·옹진 제외) 택시의 시간 실차율은 31.2%, 거리 실차율은 48.5%다.
실차율은 택시 전체 영업시간, 주행거리에서 승객이 타고 있는 상태의 비율을 의미한다.
인천시내 법인·개인택시의 하루 근무시간은 10시간6분인데, 승객이 탑승한 시간은 3시간11분(31.2%)에 불과하다.
거리로 따져봐도 하루 평균 주행거리 164.7㎞ 중 승객을 태우고 이동한 거리는 절반이 안되는 79.7㎞(48.5%)다. 실차율은 법인택시가 개인택시보다 더 높았는데 이는 법인택시가 '콜영업'에 더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실 한종학 연구원은 지난해 9월 한 달 동안 택시교통카드 정산업체 협조를 통해 얻는 자료로 실차율을 집계했다.
한종학 연구원은 "인천 택시 실차율은 국토교통부 택시총량제 산정지침에서 제시된 인구 100만~500만 도시의 목표 실차율(거리 61%, 시간 45%)보다 낮은 수치"라며 "택시영업률의 저하로 인한 운송수입금의 감소는 운수종사자에 대한 운송비용 전가와 운송종사자 부족으로 이어지고, 결국 운전 근로시간 과다로 택시서비스의 질 저하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택시를 이용하면서 다른 대중교통(버스·지하철) 수단을 함께 이용한 환승 비율은 16.7%로 조사됐다.
전체 택시 승객 중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가 택시로 갈아 탄 비율은 9.5%였고, 택시를 탄 뒤 대중교통을 이용한 경우는 7.2%였다. 요일별로 보면 월요일이 17.9%로 가장 높았고, 일요일이 13.6%로 가장 낮았다.
실차율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택시 감차 정책과 수요 확대 방안 마련을 통해 공급·수요를 조절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됐다.
인천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택시 감차 정책뿐 아니라 택시 환승제 도입 등 승객 유인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종학 연구원은 "택시는 대중교통수단은 아니지만 공공 교통수단으로서 대중교통체계 보완, 안전성 확보, 근로자 복지 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