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

[경인칼럼]교착국면과 남북 교류협력

상호주의 원칙따라 평등한 분야부터 추진
'분단 70년' 차이 극복위한 양측 노력 필요
지식재산권 보호등 관련법·제도 우선 정비
문화예술·스포츠·학술교류 활발히 이뤄져야


김창수-새프로필 사진2
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눈앞에 다가온 듯했던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이다. '선 비핵화'를 내세우는 미국과 '동시적 상응조치'를 내세우고 있는 북한 간의 줄다리기가 몇 달째 팽팽하다. 대화 기조와 유화적 제스처는 유지되고 있을 뿐 교착 타개의 책임은 상대편에 서로 떠넘기는 상황이다. 지루한 교착국면에서 초조한 것은 핵-경제 병진노선을 버리고 비핵화를 선언한 북한이다. 파부침선(破釜沈船) 했지만 강화된 경제 제재로 성과를 낼 수 없게 되었으니 딜레마인 것이다. 중재자를 자처한 한국의 입장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미국은 남북 협상에 제동을 걸고, 북한은 미국 눈치만 본다고 불만이다.

북미협상의 교착상태는 처음이 아니다. 제1차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격렬한 상호비방을 주고받았으며 싱가포르선언 이후에도 상당기간 답보상태였다. 우리 정부는 북미 협상의 교착 상태를 여러 차례 해결해 왔듯이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북미 간의 협상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중재를 해나가야 한다. 북한이 원하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와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평화협정이고 이를 위한 실질적 협상의 신속한 진전이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기존 대북 제재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북한은 적대행위가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핵 폐기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는 논리이다. 합의와 실천으로 신뢰를 쌓고 큰 과제를 해결해나갈 수밖에 없다.



미국은 우리 정부에 속도 조절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제재와 무관한 남북이 교류협력 사업에 오히려 속도를 내는 것이 북한과 미국의 협상을 촉진하고 속도감을 부여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음을 설득해야 한다. 비핵화 협상의 교착국면이 길어지면서 협상의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공존한다. 최악의 경우 2017년의 위기상황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 비핵화 협상에서 속도는 중요하다. 이미 임기의 반환점을 지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며, 임기 내에 정치적 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 경우 비핵화 협상은 과거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 합의한 제네바 합의와 경수로지원사업의 운명처럼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전철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남북이 추진하고 있는 육로와 철도, 항공로의 연결은 통일한국을 위한 기초 사회적 자본이다. 이 사업은 남북한의 공동번영을 위한 투자이면서 평화체제로의 이행이 불가역적임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며, 동맹국들에게 적극적 협상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제재국면에도 가능한 교류협력 사업을 발굴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교류는 상호주의의 원칙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며 비교적 평등한 분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남북한이 상호 이해가 깊어져야 한다.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넘었다. 언어와 민속과 같은 문화적 차이는 물론 경제 제도와 생활, 행정, 교육, 법률 등 사회 제도의 이질감이 크다.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남북 양측의 노력이 필요하다. 남북한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교류와 협력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남북한의 교류 협력이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관련법을 비롯한 제도가 먼저 정비되어야 한다. 남북한의 지식과 정보의 교류 촉진을 위해서는 지적 재산권이 남북한에서 동시에 보호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스포츠와 문화예술 및 학술 교류는 언제든 가능한 사업이다. 평창올림픽에서 남북은 단일팀을 구성하여 참가함으로써 국제적으로 단일민족임을 천명하고, 남북 화해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문화예술행사를 통한 문화예술작품과 문화예술인의 교류는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 파급력이 크므로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또 학술교류도 남북한이 최악의 상황에서도 중단되지 않고 추진돼온 사업이다.

/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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