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에 계양·부평… "이물질 먹을라" 들끓는 시민들

'수돗물 유충' 의심 사례 잇따라
인천시, 관련민원 접수 101건 달해
인터넷 커뮤니티서 불안감 확산세
적수이어 충격 市비판·국민청원도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가 서구에 이어 계양구, 부평구 등에서도 의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수돗물에 대한 인천 시민들의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서구 경서동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차모(58·여)씨는 지난 14일 오후 7시께 싱크대 수도꼭지에서 떨어진 유충을 발견했다. '우리 동네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다더라'라는 아들의 말을 듣고 설거지 후 수돗물을 튼 것인데, 실제로 수도꼭지에서 벌레 한 마리가 떨어진 것이다. 수돗물로 저녁밥을 만들고, 설거지까지 했던 차씨는 메스꺼움을 참지 못했다. 결국, 15일 아침에는 생수로 간단히 세수만 하고 출근해야 했다.



차씨와 같이 수돗물에서 유충을 봤다는 시민은 서구뿐만 아니라 계양구, 부평구 등에서도 나오고 있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까지 접수된 관련 민원은 모두 101건으로, 서구 86건, 계양구 11건, 부평구 3건, 강화군 1건 등이다. 회원 수 약 29만명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15일 '남동구 구월동 유충 출현, 신고는 어디에 하나요'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인천시는 서구, 강화 지역에 수도를 공급하는 공촌정수장과 연결된 배수지 8곳 중 2곳에서 유충이 발견됐다고 밝히면서 계양, 부평 지역의 수도를 담당하는 부평정수장에서는 유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충 발견 사례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인천 전역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차씨는 "지난 붉은 수돗물 사태 때는 찝찝함을 참고서라도 어느 정도는 물을 사용했는데, 벌레를 본 순간부터는 수돗물을 쓰기가 겁난다"며 "사태가 해결된다 해도 앞으로 안심하고 수돗물을 쓰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2년 전 붉은 수돗물에 이어 유충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인천시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내고 "이는 이제까지 접해보지 못한 초유의 사건이다. 마시는 물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점은 그 자체로 충격이 큰 사안"이라며 "철저한 원인 조사와 대책을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15일에는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담당자 징계 요청'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해 오후 5시 기준 4천3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돗물 공급 과정 전반에 걸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수질을 정상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14일 이번 수돗물 유충 논란으로 급식을 중단했던 검단지역 학교 39곳은 이틀째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이들 학교 중 38곳은 빵, 우유 등의 대체급식이나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간편식으로 급식을 제공했고, 나머지 1곳은 급식을 진행하지 않았다.

인천시교육청은 인천지역 전체 학교들에 대해 정수기 필터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당부했다.

/김성호·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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