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빙산의 일각]인천 앞바다 '현재 어장'

이순신이 반한 남해 딱돔(군평선이) '네가 왜 인천바다서 나와'

경인일보

발행일 2021-01-25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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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성어·감성돔 등 자주 그물에 걸려
충남 이남서 잡히던 문어·도미 출현
주꾸미는 지난해 12월까지 잡히기도
멸치 어획량 급증 갈치·참조기 급감
겨울 수온상승이 여름보다 3배 높아

■기후위기로 변화하는 경인지역 농·어업


"언제까지 '가평 사과'를 맛볼 수 있을까?"

기후위기는 농업 지형의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측된다. '가평 사과', '안성 배', '화성 포도', '연천 인삼' 등과 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지역의 농산물들도 기후변화의 속도에 맞춰 점차 자취를 감추고 빈자리는 아열대 작물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인천 앞바다는 이미 달라진 기후의 영향을 받고 있다. 남쪽 바다에서나 볼 수 있던 어종들이 어부들의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인천에서 4월과 9월 주로 잡히는 주꾸미는 지난해에 경우 12월까지도 잡혔다. 바닷물 온도가 그만큼 따뜻해졌다는 반증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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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경력의 고철남 소래 어촌계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그동안 잡지 못했던 어종을 잡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남쪽 바다에서나 잡히던 어종들이 인천 앞바다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어종이 '군평선이'다. 군평선이는 농어목 하스돔과로 온대성 어종으로 구분된다. 딱돔이라고도 불린다. 이순신 장군이 전라 좌수사로 전남 여수에 부임했을 때 처음 먹어보곤 그 맛에 깜짝 놀랐다고 하는 얘기가 전해진다. 전라도 등 남쪽 해역에서 많이 잡히는데, 이제는 인천 앞바다에서도 잡힌다는 설명이다.

고 계장은 '능성어', '감성돔' 등도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능성어는 농어목 바릿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몸길이가 90㎝ 전후로 자라는 대형 어류다. 능성어는 남해안과 제주도 해안에서 주로 잡혔다. 농어목 도미과의 감성돔 역시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던 어종이다.

민경용 승봉 어촌계장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문어, 도미, 참돔 등 충남 이남 바다에서 잡히던 것들이 많이 잡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민 계장은 "새로운 걸 잡을 때마다 바다 환경이 바뀌고 있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다"고 했다.

인천 옹진군의 한 관계자는 "주꾸미의 경우 보통 4월과 9월에 많이 잡히는데 지난해엔 12월까지 잡혔다고 알고 있다"며 "바닷물이 그만큼 따뜻해진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런 변화는 통계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의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서해에서의 멸치 어획량은 1970년 400t 규모에서 2017년 4만7천874t 규모로, 살오징어는 같은 기간 152t에서 2천650t으로 각각 증가했다. 멸치와 살오징어는 대표적인 난류성 어종이다.

반면 그동안 많이 잡히던 갈치의 경우 같은 기간 3만6천639t에서 2천94t으로, 참조기는 1만1천526t에서 1천76t으로 급감했다.

서해의 해면 수온은 1901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1.27℃ 상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름철의 수온상승에 비해 겨울의 수온 상승이 3배 정도 높은 특색을 보였다.

양준용 서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관은 "지난해의 경우 충남 태안에서 전남 목포 사이 바다에 대한 정선 해양관측에서 서해 온도를 대표하는 '대표 수온'이 8.5℃로 역대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고, 수온 진폭도 커지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서해의 아열대성 어종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바닷물 온도 변화가 어종의 먹이가 되는 식물·동물플랑크톤의 서식환경에 영향을 미쳐 동해의 오징어가 서해나 남해로 이동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바다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해수의 온도 변화를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많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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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 김대현, 이현준차장, 배재흥기자

사진 : 임열수부장, 조재현기자

편집 : 김동철,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

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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