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SK스카이뷰 아파트 나무 산성 높아 부적합
23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SK스카이뷰 아파트 단지에 심어진 나무들이 pH(수소이온농도)가 부적합한 토양으로 인해 잎이 누렇게 변색되고 줄기 윗부분의 껍질(하얀 원)이 벗겨지는 등 고사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2021.3.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건설사 부적합 토지 매립 탓
소나무 잎 변색·껍질 벗겨져


인천 미추홀구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건설사가 화단에 조경 부적합 토지를 매립하는 바람에 심어 놓은 나무가 말라죽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3일 오전 찾아간 인천 미추홀구 SK스카이뷰 아파트 단지에는 조경된 소나무 일부가 고사하고 있었다. 단지 입구에 있는 소나무는 잎이 누렇게 변색한 상태였고, 일부 소나무는 줄기 부분의 껍질이 벗겨져 있었다. 주민들은 땅 오염으로 소나무가 고사했거나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SK스카이뷰 아파트는 1960년대부터 대한석유공사의 대규모 유류저장소가 있던 지역에 세워진 주거 단지다. 유류저장소 자리에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진행된 토지 정화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pH(수소이온농도)가 부적합한 토양이 아직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게 인천지역 환경단체의 설명이다.

이 단지의 토양 분석 성적서(2018년 4월)를 보면 시료를 채취한 2개 지점의 토양 pH가 각각 8.8과 8.6으로 나타났다. 나무는 pH 6~8 사이에서 잘 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곳 토양은 생육에 부적합한 환경인 셈이다.

인천SK스카이뷰 아파트 나무 산성 높아 부적합
23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SK스카이뷰 아파트 단지에 심어진 나무들이 pH(수소이온농도)가 부적합한 토양으로 인해 잎이 누렇게 변색되고 줄기 윗부분의 껍질(하얀 원)이 벗겨지는 등 고사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2021.3.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입주민들은 건설사 측이 토양의 pH가 나무 식재에 부적합하다는 것을 알고서도 보수 작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한 입주민은 "토양 분석 성적서는 관리사무소로부터 받았다"며 "건설사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의뢰한 토양 조사를 당연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SK건설 관계자는 "사용 승인 전 토양 검사 과정에서는 관련 기준을 충족했고, 당시 고사한 일부 나무에 대해서는 유지 보수를 완료했다"면서도 "(현재 고사한 나무에 대해선) 24일 열리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주최하는 설명회에 참석해 주민들과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