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천환경특별시민

[나는 인천환경특별시민·(15)] 무료급식소 '제물포 밥집' 한용걸 성공회 신부

SNS로 요청해 모은 '다회용 용기'… 일회용품 쓰지 않고 '한그릇' 나눔
입력 2021-11-14 22:03 수정 2022-07-25 14:31
지면 아이콘 지면 2021-11-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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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소 '제물포 밥집'을 운영하는 한용걸 성공회 신부. 그는 일회용품 대신 재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용기로 친환경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2021.11.14 /한용걸 신부 제공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에서 무료급식소 '제물포 밥집'을 운영하는 한용걸(59) 성공회 신부는 올해 9월부터 일회용품 대신 유리·스테인리스·플라스틱으로 만든 다회용 용기에 밥과 국을 담아 취약계층에 제공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며 홀몸노인과 노숙인들의 끼니를 챙겼는데, 항상 마음이 무거웠다고 한다. 매주 1천200여 명에게 무료 급식이나 도시락 배달을 하다 보니 플라스틱부터 나무젓가락, 비닐, 은박지 등 버려지는 일회용품 수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기 때문이다.

이웃을 돕자는 뜻에서 시작한 활동인데 늘어나는 쓰레기를 보며 환경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수천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용기를 당장 구하기란 쉽지 않았다.



한용걸 신부는 고민 끝에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쓰지 않는 식품 보관 용기나 텀블러, 에코백 등을 제물포 밥집으로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SNS로 소식을 접한 지인들이 다회용 용기를 한가득 주고, 어느 단체에선 직접 만든 에코백을 기부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물품을 지원해줬다"며 "덕분에 일회용품 대신 재사용할 수 있는 용기에 급식을 나눠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홀몸노인 '에코백 도시락' 전달
"쓰레기 줄어 뿌듯하다고 말해"
재활용 의류·방한용품 지원도


'환경 보호는 실천에 답이 있다'는 한용걸 신부의 얘기처럼 지금은 홀몸노인과 노숙자 등 누구 하나 잊지 않고 자신에게 지급된 에코백에 도시락통을 넣어서 밥집을 찾는다.

처음에는 불편함을 토로하던 이들도 지금은 깨끗이 씻어온 다회용 용기와 텀블러를 내밀면서 "쓰레기도 줄고, 내가 먹은 건 내가 씻고 관리하니 뿌듯하다"고 한다는 게 한용걸 신부 얘기다.

한용걸 신부는 밥집을 찾는 이들이 추운 날씨를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겨울옷도 지원하고 있다. 이 역시 사람들이 더는 사용하지 않지만, 다시 쓸 수 있는 의류와 방한용품이다. 우리 생활 주변에 낭비되는 자원을 재활용해서 이웃 간 온정을 나누고 환경 보호, 자원 순환을 함께 실현하자는 취지다.

그는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과 더불어 환경을 보호하는 활동도 지속해서 실천하겠다고 했다. 한용걸 신부는 "일상에서 우리가 버린 쓰레기에 대해 고민하고 환경 보호를 실천할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며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환경을 생각한 작은 변화가 지구를 지키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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