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태희 "교사들 든든한 버팀목… 교육공동체 모두 행복한 학교로"

입력 2024-01-03 20:30 수정 2024-01-04 17:54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1-04 3면
# 지난해 가장 큰 사업 성과라면
방과후과정 통해 체육교육 활성화
단체활동에 학내 갈등 조금 풀어져

# 국제바칼로레아 교육 진행 상황
초·중·고 30곳 중 18곳 후보 인증
탐구-실행-성찰 중심 평가시스템도

# '학생인권조례 폐지' 입장은
학생 존중 옳으나 균형 상실이 문제
학교 당사자 책임·권한 분배 개정을



# 특목고·교육발전특구 관련 계획
안산·동두천에 다문화 특성화학교
경기북부 특구 개발 교육부 협의중

임태희 교육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최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교육청의 지난해 성과와 올해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경기도교육청 로고
경기도교육감은 최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진행한 신년인터뷰에서 지난해 가장 큰 현안은 교권침해 문제였다고 했다.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계기로 '교사를 보호해달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면서 국회는 '교권보호 4법'을 개정하는 등 움직임을 보였고, 도교육청 역시 교사들의 편에서 교권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임 교육감은 이 같은 노력의 한 예시로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했던 조치를 들었다. 임 교육감은 "최근 교육청에서 교사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교권 침해 행위를 한 학부모 몇 명에 대해 고발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현장의 교사들이 안도감을 느끼고, 좋은 사인으로 받아들였다고 들었다. 앞으로도 도교육청은 교사들의 버팀목이 되겠다"고 밝혔다.

특수교사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보탰다. "주호민 자녀 관련 재판에서 특수교사의 발언 등을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도교육청은 특수교육 현장에서 특수교사들이 놓인 상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너무 엄격하게 판단하는 순간 특수교사들이 실제 교육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년인터뷰인 만큼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취임 1년 6개월차를 맞은 임 교육감은 지난해에는 IB(국제바칼로레아), AI교수학습플랫폼 등 새로 설계한 내용을 현장에서 시범 시행해보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올해는 관련 사업을 더 확장시키고 하반기에는 전면시행까지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올해는 도교육청이 국제적인 위치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연말 예정된 유네스코와의 국제행사 때문이다. 임 교육감은 "유네스코는 환경, AI, 인성교육에 대한 문제가 핵심인데 모두 경기도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제들"이라며 "이를 계기로 경기도 교육청이 세계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경인일보와 신년인터뷰에서의 일문일답.

임태희 교육감

-2023년 가장 성과를 보인 사업은 무엇인가.


"체육교육 활성화를 꼽고 싶다. 방과후과정 등을 통해 체육활동을 활성화 시키면서 학생들의 체력이 전보다 좋아졌고, 이를 토대로 인성교육도 이뤄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성과를 당장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단체 체육활동을 통해 학교에 있던 갈등이 조금씩 풀어졌다고 본다. 학내 갈등 등이 어떤 양상으로 바뀌는지도 질적, 양적 평가가 가능하도록 지켜보게끔 주문했다.

체육활동을 활성화하면서 교육감배 체육활동을 많이 부활시킨 것도 간접적인 성과 중 하나다. 교육감배 대회를 통해 도내에서 경쟁한 학생들이 전국체전에 나가게 되는데, 학생들이 기량을 늘리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경기도체육회에서도 학교 체육 활성화가 학생들의 경기력 향상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의 진행 상황과 내년 정책 방향은.


"IB 교육은 질문하고 탐구하며 생각의 크기와 힘을 키우는 교육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교사의 역할이기에 교사들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올해 함께 연구하고 교사 연수도 진행할 계획이 있다. 또한 IB 교육을 정착시키기 위해서 대입 제도의 변화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하고 있다.

현재 도내 IB 관심학교는 30교(초 17교, 중 11교, 고 2교)가 있다. 이중에서 18교가 후보학교 단계로 인증을 받았다. 관심학교는 IB 프로그램 탐색과 교원들의 역량 강화를 집중적으로 운영하고, 후보학교는 '탐구-실행-성찰' 중심의 IB 수업 설계와 체계적 평가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통합교육지원청의 분리 계획과 현재까지 진행상황은.

"통합교육지원청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초중고 교육법과 지방교육자치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정부 조직의 개편이기 때문에 행안부의 사전 동의와 예산이 꼭 필요하다. 현재 행안부 장관에게 미리 이야기를 했고, 시행령 소관인 교육부와도 논의한 상태다. 현재 교육부가 지원청분리와 관련해 준 용역이 있어, 결과가 마무리되면 구체적인 방향이 나올 것 같다.

도교육청은 1시군 1교육지원청을 주장했다. 경기도는 광주하남, 화성오산 등이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태라 분리가 꼭 필요하다. 만약 분리되지 않는다면, 해당 지역의 교육지원센터를 사실상 교육청의 업무를 할 수 있는 규모와 지위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제의할 계획이다."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한 입장과 조례 개정 방향은.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자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학생을 존중하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 너무 균형을 잃었다는 것이 문제다. 학생이 교사를 존중해야 또 존중받을 수 있는데, 조례의 취지를 무시하면 좋은 환경을 만들기 어렵다.

학생인권조례를 개정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 교사, 학부모, 학생 등 3명의 학교 당사자가 책임과 권한을 나눠 지는 방향이다. 의회와도 충분히 소통하고 있어 무리 없이 개정될 수 있다고 본다."

-특목고와 교육발전특구 관련한 내년도 계획이 있나.


"경기도의 대표적인 다문화 도시인 안산과 동두천에서 특성화학교를 만들고 싶다. 두 지역에는 지역과 유관기관이 협력한 경기 한국어공유학교가 있다. 이곳에서는 다문화학생의 한국어 집중교육과 학교 적응 지원으로 공교육 진입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공유학교를 통해 다문화 학생들이 6개월 정도 집중적으로 한국어수업을 받으면 이후에는 무리 없이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커리큘럼으로 운영하는 특성화학교를 만들어보고 싶다.

경기북부지역에는 교육발전특구를 개발할 계획이다. 원래 수도권은 제외되지만, 경기북부는 인구소멸의 문제가 있어 예외적으로 포함됐다. 경기북부지역 대부분의 지자체가 교육과정 특구 대상이 되는 방향으로 교육부와 협의 중에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경기교육은 다른 시도와 비교가 아닌 세계를 무대로 변화할 것이다. 경기교육이 바뀌면 대한민국 교육이 바뀐다는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미래교육은 시대의 흐름인 디지털을 교육에 접목하고 네트워크를 접목하는 것이라고 본다. 학생들이 제대로 된 인성 속에서 네트워크를 활용할 줄 아는 교육, know who와 know where를 찾을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가 교육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학생, 교직원, 학부모, 도민들과 소통하며 공감을 얻는 정책을 펼쳐나가겠다.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위해 더 세심한 정책을 펼치겠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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