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엄혹한 현실속 언론이 나아갈 길

■저널리즘의 미래 ┃ 이정환·김유리·정철운 외, 인물과사상사,328쪽, 1만5천원.


세상이 달라졌다. 성장기부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접한 젊은 세대에게는 종이 신문과 방송 뉴스를 챙겨보는 습관이 없다. 이들은 모바일 화면을 통해 휘발성 강한 가십성 연예 기사나 생활 정보 기사를 주로 본다.

이에 언론사는 생존을 위해 연예·스포츠· 뉴스 상품 개발에 몰두했고,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가 언론사에 사실상 ‘트래픽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뉴스 소비가 늘어날수록 단편적 소비가 늘어나며 완성도가 떨어지는 뉴스가 끊임 없이 공급되고 있다.

미디어 소비의 총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어떤 소비’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분석은 부족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저널리즘의 미래’는 언론이 처해 있는 사회문화적 환경을 총체적으로 돌아보고,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가한 뒤, 엄혹한 현실 속에서 저널리즘이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아동

강아지 키우며 배운 가족의 의미

■내 동생 아니야! ┃ 강영숙 글·그림, 길벗어린이, 80쪽, 1만원.


이 책은 강아지 까뭉이를 통해 누군가를 보살핀다는 것에 얼마나 큰 수고와 책임이 뒤따르는지, 또 가족의 의미란 무엇인지 스스로 깨달은 분홍이의 성장을 대견하고 사랑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초등 저학년 어린이의 그림일기처럼 짤막한 글과 친근한 그림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글은 한쪽에 한 두 줄 정도로 짧게 이어지지만 그림은 한 쪽도 빼놓지 않고 빼곡하게 채워져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채워 준다.

분홍이가 상상한 동생과 대비되는 까뭉이의 행동을 표현한 그림, 분홍이가 까뭉이에게 읽어 준 그림책 ‘강아지똥’의 내용과 까뭉이의 처지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장면들에서 글이 못다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채워 주는 그림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분홍이가 사는 마을과 분홍이 주변 인물들까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책 첫머리의 지도는 작가가 독자들에게 덤으로 주는 선물이다.

▶소설

폭력속에 살아온 어느여인의 아픔

■오염된 사랑 ┃ 장숙 지음, 밥북, 255쪽,1만 1천원.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고 싶었지만, 남편의 폭력을 겪으며 결코 평범하게 살지 못한 60세 주부가 일기를 쓰듯 적어 내려간 자전적 소설. 1970년대 서울의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17살 사춘기 소녀 숙이는 어느 날 가출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다. 숙이의 가출에 특별한 이유 따윈 없었다.

그저 집과 부모가 싫었고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이 끔찍했을 뿐이었다. 제 발로 술집에 취직한 숙이는 그곳에서 11살 연상의 유부남 욱태를 만나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욱태란 존재는 평생 그녀의 삶을 옭아매는 올무가 된다.

나이 60을 넘겨서 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나는 숙이의 비극적 삶을 보여주며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다고 저자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