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춘천 공연, 법정 공방 벌어져

종교계 ‘위장 포교’ 주장하며 반발

민감한 과천시, 반대 집회 등 촉각

춘천공연 가처분 법원 판결에 주목

오는 9일과 10일 션윈예술단 공연이 예정된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전경. /과천문화재단 홈페이지
오는 9일과 10일 션윈예술단 공연이 예정된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전경. /과천문화재단 홈페이지

뉴욕 션윈(Shen Yun, 神韻)예술단의 오는 9·10일 과천시민회관 공연을 앞두고 과천시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마다 월드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유명 예술단의 공연이지만, 올해는 종교계의 이단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오는 7일로 예정된 춘천 공연이 파행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과천시민회관 공연은 정상적인 대관절차를 밟아서 추진된 공연임에도 시는 공연 내용과 대관 절차 등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한편, 공연 반대 집회 등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1일 과천시와 과천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션윈예술단은 오는 9일 7시30분과 10일 오후 2시 과천시민회관에서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1~3일 대구 공연, 7일 강원 춘천 공연에 이어 올해 내한공연의 마지막 무대다. 900여석 규모의 대극장에서 진행되는 과천 공연은 R석 25만원, S석 20만원 등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모두 매진된 상태다.

션윈예술단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공연. /션윈예술단 홈페이지 영상 캡처
션윈예술단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공연. /션윈예술단 홈페이지 영상 캡처

문제는 션윈예술단의 공연이 국내 종교계로부터 이단 논란에 휩싸이면서 불거졌다.

7일 춘천 공연장으로 예정된 강원대학교 백령아트센터가 관객 안전을 이유로 대관 취소를 통보하고, 주최측이 이에 반발해 법원에 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법정 분쟁이 빚어졌다.

강원대측이 안전상의 이유를 든 배경에는 국내 기독교계의 반발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는 총회 결의를 통해 파룬궁을 신격화와 절대구원론을 특징으로 하는 사이비로 규정했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는 (사)한국교회총연합이 지난달 11일 각 교단에 공문을 보내 우려를 표하고 ‘관람 주의’를 공식 권고했다. 공연에 날개 달린 창세주의 등장, 신격화된 인물의 개입, 종말론적 집단 구원 장면 등 종교적 상징이 반복적으로 삽입되어 있기 때문에, 문화예술을 앞세운 파룬궁의 ‘위장 포교’로 보는 것이다.

과천시 역시 종교계의 반발 집회 등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과천에 본회를 둔 신천지교회 문제로 몸살을 앓았던 시는 ‘이단’ 논란에 민감한 지역이다. 과천지역 기독교계는 이미 공연일에 집회를 예고했다.

시는 조만간 나올 법원의 가처분신청 판결 결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법원이 주최측의 ‘방해 금지’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춘천 공연은 물론 과천 공연도 제재할 명분이 사라진다. 반대로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경우에는 반대 집회에 따른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대관 취소 등의 조치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정식 절차를 밟아 진행되는 예술공연인 만큼 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과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과천시민회관 대관허가는 공연자체 예술성을 감안해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승인된 사항으로 시가 관여한 사항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공연에서 정치적·종교적 색깔이나 문제성이 발견 될 경우에는 지도 관리감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천/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