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교향악단 소속으로 바순을 연주하는 이은경(47)씨의 ‘파리 목숨’ 신분은 악단에 들어온 15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주 노동시간이 9시간으로 묶인 ‘초단시간 노동자’여서 그때나 지금이나 본업인 악단 일로만 생계를 이어가기에 팍팍하다. 공공기관에 속한 보통의 노동자들이 받는 주휴수당·퇴직금은 물론 4대보험의 온전한 보장도 이씨처럼 시립예술단(교향악단·합창단) 단원들에게는 먼 얘기다. 퇴직급여법은 계속 노동기간이 1년 미만인 노동자와 함께 1주 노동시간이 15시간(4주의 평균) 미만인 노동자를 퇴직급여 적용 예외대상으로 두고
안산에서 발생한 10대 청소년 노동자의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경찰 수사 시스템과 피해자 보호 체계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역 청소년단체와 시민사회는 이번 사건을 “개인의 비극이 아닌 구조적 실패”로 규정하며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안산시 청소년단체협의회 및 공동대책위원회는 17일 안산단원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12월 안산의 한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10대 여성 A씨가 업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며 고소했으나 경찰이 이를 불송치한 과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공동대책위는 경찰이 CCTV에 나
한국지엠 노조가 이달 중 미국 GM 본사를 방문, 한국 사업장의 향후 운영 계획과 신차 배정 등을 촉구하기로 했다. 1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한국지엠 노조)에 따르면, 이달 중 미국 GM 본사를 방문해 글로벌 생산 총괄·노사 관계 총괄 임원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GM이 추진하는 공장 투어 프로그램 일환으로 추진됐지만, 노조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한국사업장 철수설 등에 대한 본사 차원의 명확한 입장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이번 면담에서 2028년 이후 한국 사업장에서 생산할 후속 차종 프로젝트를 확약해달
CU 물류센터 화물기사들의 파업이 10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사측이 물량을 다른 물류센터로 이전하고 배송을 강행하면서 기사들에게 과도한 업무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 14일 CU 물류센터 화물기사들에 따르면 CU 편의점 물류센터 운영 및 배송을 담당하는 BGF로직스는 화물 기사들의 파업 이후 일부 물량을 다른 물류센터로 이관하고, 화물기사들에게 추가 배송을 요구하고 있다. 화물기사들이 속한 한 배차 관련 온라인 단체 채팅방에서는 팀장 A씨가 ‘강제성을 띠라고 했으니 조장들은 휴무를 반납하고, 날짜를 지정하면 무조건 나오라’, ‘예비 인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는 사납금제를 2년이나 더 하라는 말입니까.” 13일 오전 건물 6층 높이 통신탑 위에서 농성 중인 택시노동자 고영기(56)씨가 아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택시발전법(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 폐기를 요구하며 지난달 29일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의 인천 남동구 지역사무실 앞 통신탑에 그가 오른 지 16일째 되는 날이다. “첫날 새벽 이곳에 올라오자마자 비닐이랑 밧줄로 천장을 만들었어요. 하지만 비가 많이 내리면 속수무책이더라고요. 바람이 많이 불 때는 통신탑이 심하게 흔들려서….” 고씨는
형이 숨진 지 꼭 한 달. 한 줌의 재가 돼 고향 베트남으로 돌아갔던 그 길을 동생은 반대로 건너왔다. 이날은 뚜안씨(4월3일자 5면 보도 등)의 생일이다. 스물셋,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이국땅을 찾았던 청년의 생일날 동생은 국화꽃을 들고 형이 숨진 공장 앞에 섰다. 그는 케이크 대신 하얀 꽃을 콘크리트 바닥에 내려놓았다. 지난 10일 오전 11시께 이천시 호법면의 중앙산업. 전날 베트남에서 온 응우옌 반 뚜(21)씨의 형 응우옌 반 뚜안씨가 지난달 10일 숨진 장소다. 뚜안씨는 점검 작업을 하기 위해 설비 공간에 혼자 들어갔다가 팔
“이대로라면 야간에는 문을 닫아야 해요.” 평택시 원평동에서 24시간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A씨는 지난 7일 오전에 발주한 음료, 과자, 담배 등의 물품이 9일 오후에야 입고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원래 오전 10시 이전에 발주한 상품은 다음 날 아침에 입고돼 매대 정리를 마친 뒤 오후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야 하지만, 파업 여파로 물품이 아예 들어오지 않거나 늦은 시간에 입고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이번주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물건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고, 화요일에는 저녁이 돼서야 입고됐다”며 “매일 판
한국지엠 2차 협력업체에서 수억원대 임금체불이 발생한 가운데, 한국지엠 원청과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지엠 정규직 노동자와 협력업체 노동자들로 구성된 ‘한국지엠공급망연석회의’는 8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지엠은 협력업체 임금체불 해결을 위해 전수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한국지엠 한 2차 협력업체에서 직원 40명을 대상으로 8억원대 임금체불이 발생했다. 이 업체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미지급액의 일부를 지급했지만, 여전히 4억원 규모의 체불액
경기지역 대학교에서 일하는 미화 노동자들이 비좁고 열악한 휴게시설에서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오후 찾은 수원시 경기대학교의 공과대 건물 1층. ‘미화 휴게실’이라고 적힌 문을 열자 1.7㎡(약 0.5평) 가량의 협소한 공간이 드러났다. 이곳에서는 미화 노동자 3명이 함께 휴식을 취하는데, 가로·세로 길이가 모두 170㎝에 미치지 못해 겨우 몸을 눕힐 수 있는 수준이었다. 공간이 지나치게 좁다 보니 물건을 둘 자리조차 부족해 창문에 나무로 된 간이 선반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었다. 미화 노동자 A씨는 “출근이 이른 편이라 점심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