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인천시장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은 이재명 대통령이다. 그런데 최근 그 자산이 오히려 박 시장의 약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이하 시도협의회장) 자격으로 배석한 박 시장이 이 대통령과 대화하는 장면을 보고 나서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이 “이재명 정부의 철학과 국정 방향을 깊이 새기고 돌아가서 정부의 좋은 정책들이 지역 현장 곳곳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한 부분에는 ‘깊이 새긴다’는 구절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현장의 제
초등학교 3학년 막내의 발이 그새 더 자란 모양이다. 개학하면 신을 실내화가 작아졌다는 말에 5천원을 주고 새것을 사줬다. 아이 실내화를 바꿔주며 막내의 여름방학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뒤늦게 알게 됐다. 막내는 이번 여름방학을 어떻게 기억할까. 미술 전시장 두어 곳과 오케스트라공연 한차례, 상업영화 2편과 독립영화 1편, 과학관 방문, 탐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화책 15권이 막내의 이번 여름방학을 채웠다. 고비용 지출이 수반되는 형태의 방식도 있을 수 있겠으나, 현실적으로 선택 가능하고 비교적 저렴한 방식으로 막내에게 ‘문
기자들에겐 제보가 쏟아진다. 하지만 제보가 곧 취재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취재를 했다 하여 전부 보도되는 것도 아니다. 급박한 이슈가 벌어지는 현장 등을 제외하고, 제보 대부분이 길게든 짧게든 뜸들이는 과정을 거친다. 이유는 다양하다. 어떤 제보는 해당분야에 대한 공부가 선행돼야 하고, 어떤 제보는 장기간 물고 늘어져야 윤곽이 떠오른다. 또 어떤 제보는 매체 입장에서의 기사밸류를 고민하게 된다. 유사한 제보가 밀려 있는 상황에서 더 먼저 취재해달라고, 더 비중있게 다뤄달라고 부탁이 들어오기도 한다. 취재는 했는데 기사를 못 낼 때
민선 9기 인천시 출범이 임박했다. 새로운 시정부를 향한 기대감과 맞물려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직에 대한 지역 문화계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뜨겁다. 현재 지역 사회의 물음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민선 8기에서 임명된 현 대표이사가 교체될 것인가, 교체된다면 과연 누가 적임자인가이다. 사석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역시 바로 이 두 가지다. 먼저 교체 여부에 대해서는 어렵지 않게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민선 9기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출범 직후 공식적인 메시지를 발신했다. 지난 15일 인수위원장을 맡은 맹성규 국회의원은 기
지방선거가 끝났다. 수십 년치 신문이 보관돼 있는 경인일보 자료실에 들러 4년 전 신문들을 꺼내어 정독해 본다. 2022년 6월3일자 헤드라인은 ‘민주당이 아닌 김동연의 승리’였다. 4년 전 지방선거의 결과는 이번 선거와 정반대다. 텃밭이라 여겼던 지역에서조차 국민의힘에 단체장을 뺏긴 더불어민주당인데, 김동연 후보가 다수 지역에서 우위를 보이며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이겼다는 이유였다고 기록됐다. 그리고 4년이 지났다. 김동연 지사의 퇴임은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24일) 시점으로 1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그에게 지금의 시간은
인천시장 선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의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발언이 정치적 쟁점화됐다. 박 후보는 한 신문사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결합개발 방식”이라며 “그런 창의적 아이디어가 인천시에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는 “역대 선거 사상 최악의 망언”이라며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는 구조를 인천 땅에 설계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공격했다. 박 후보의 대장동 관련 발언은 이후 다른 쟁점들에 묻혀 버렸지만, 인천 구도심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이냐는 고민거리를 남겼다. 그동안 구도심
올해 초 인공지능(AI)이 언론의 영역에 침투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그로부터 반년 만에 AI는 또 발전했다. 당시 칼럼에선 사회부조리를 발굴·검증하는 언론인들의 사명까지 AI가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결론내렸지만, 이제 그마저 희망사항이겠다 싶을 만큼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챗GPT에 몇몇 언론보도를 긁어 넣어봤더니 지금껏 보도된 비슷한 유형기사를 비교분석해 비평을 내놓는다. 상당한 객관성을 갖춘 채 미비점과 보완점을 디테일하게 제시하고, 심지어 취재형태까지 유추해 조언을 준다. 원래는 현장을 먼저 경험한 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한 역대 인천 지방선거 공약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 최근 서울의 한 대학 연구팀이 AI를 활용해 개발한 지방선거 공약 분석 사이트에 접속해 보니, 인천 지역의 경우 ‘도시개발’ 분야 공약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실현 여부를 떠나 선거기간 유권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 공약으로 부동산 개발 사업 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다. 재개발·재건축, 도시정비, 신도시 조성 등으로 대표될 수 있는 도시개발을 ‘도시 고도화’ 사업으로 바꿔 표현한다면 인천은 어느 정도 도시 고도화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끝나고 곧 공식선거운동을 앞두고 있지만 핵심 의제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 선거에서 시민과 유권자 다수의 삶에 영향을 미칠 만한, 논쟁적인 의제를 들고 나온 후보와 정당이 없다. ‘바람’ ‘구도’ 아니면 ‘인물평’에 치우친 정치평론만 난무하고 핵심 의제는 좀체 드러나지 않는다. 인천시장 선거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이면서도 유권자가 이해하기 쉬운, ‘그랜드 비전’을 들고 나온 후보가 없다. 판세가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후보는 정책 토론을 피해 다니고, 불리한 전세를 뒤집으려는 후보는 말꼬리 잡기에만 열중한다.
교실 한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노트를 잊을 수 없다. 세월호 참사로 열여덟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작은아들이 사무치게 그리울 때마다 부모는 ‘엄마 아빠, 다녀간다’며 이 노트에 편지를 썼다. 하늘에 있는 아들의 스무 번째 생일이 된 날에도, 그리고 아이를 떠나보낸 지 3년 만에야 졸업장을 대신 받아들었을 때에도 부모는 자식 잃은 슬픔을 삼키며 편지로 안부를 전했다. 아이의 손때가 묻었을 책걸상을 어루만지다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을 부모를 떠올리니 가슴이 아려왔다. 한동안 꿈속에 보이지 않아서, 그러다가도 오랜만에 꿈에 찾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