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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광장] 박정혜와 소현숙의 고공농성, 380일

    [수요광장] 박정혜와 소현숙의 고공농성, 380일 지면기사

    노동 투쟁, 오랜기간 공권력과 충돌 외투기업 ‘먹튀’ 행태·구조문제 조명 尹 구속 과정서 드러난 이중적 태도 법에 대한 국가 책임 부실함 드러나 약자 외면하지 않는 국가 볼수 있길 일제강점기, 평양 을밀대에서 임금 삭감에 맞서 싸웠던 여성 노동자 강주룡의 고공농성은 한국 노동운동사에 깊은 상징으로 남아 있다. 그녀의 투쟁은 단지 개인의 생존권을 넘어서, 모든 노동자의 권리와 존엄을 지키기 위한 집단적 목소리였다. 90여 년이 지난 2024년 1월, 경북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서 박정혜와 소현숙 두 노동자가 사측의 공장 폐쇄

  • [수요광장] 유튜브에 포획된 정치

    [수요광장] 유튜브에 포획된 정치 지면기사

    대통령 돌출행동 미로에 빠진 정국 보수 분열, 사색당쟁 현실화 두려워 뉴스에 획기적 변화 가져온 유튜브 자극 콘텐츠 이용자 확증편향 초래 해법 제시할 포용·통합 리더 기다려 대통령의 돌출행동으로 정국은 미로에 빠졌다. 상상하지 못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국가보다는 자신의 이해를 먼저 계산하는 정치인들, 저마다의 애국심으로 거리로 나선 시민들, 갈등을 유발하는 언론인들…. 해방 후 남북이 분단되고, 민주화 이후에는 좌우대립이 심화되었다. 이제는 보수가 분열하고 있다. 이러다가 사색당쟁(四色黨爭)이 현실화되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 [수요광장] 한류 콘텐츠로서의 조용필

    [수요광장] 한류 콘텐츠로서의 조용필 지면기사

    스스로 마지막이라 예감한 20집 앨범 치열한 예술 정신·궤적 그대로 담겨 ‘K-컬처’의 가장 중요한 일원으로서 그의 노래, 위상과 가능성 품고 있어 고향 화성에서 확장적 관심 기울여야 최근 조용필은 스스로 마지막이라고 예감한 20집 앨범을 선보였다. 신곡 ‘그래도 돼’, ‘타이밍’, ‘왜’ 등 일곱 곡을 실었다. 오랜만에 내는 75세 노장의 앨범에 자작곡은 없었지만, 그의 치열한 예술 정신과 궤적은 그대로 담겨 있는 듯했다. 이번에도 조용필은 몇몇 히트곡에 퇴행적으로 안주하는 과거형의 가수가 아니라, 스스로를 언제나 실험의 최전선으

  • [수요광장] 한 해가 저물 때 절친은 누구?

    [수요광장] 한 해가 저물 때 절친은 누구? 지면기사

    늘어나는 주름과 반비례하는 ‘친구’ 근심·걱정만 끈질긴 절친으로 남아 소크라테스도 ‘통제 못해 무시’ 표현 계엄 등 나라 안팎으로 불안하지만 올 연말 ‘절친’은 잊고 행복 하시길 2024년도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대부분 사람은 12월 마지막 달력 한 장을 보면서 세월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사실, 올해가 가장 빠르게 느껴지지만 아마도 내년이 되면 내년이 더 빠르게 느껴질 것이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내 이마의 주름이 늘어나는 것과 반비례하여 줄어드는 것이 친구들이라고 한다. 특히 은퇴한 사람들에게는 만남이 은

  • [수요광장] 사회 변화의 근간, 기억해 내는 힘

    [수요광장] 사회 변화의 근간, 기억해 내는 힘 지면기사

    비상계엄 사태에 국민 관심 쏠리며 대한체육회·축협 논란 등 흐지부지 이기흥·정몽규 회장 연임 위기 닥쳐 스포츠 조직 문제 해결 잊지 말아야 기록하고 기억할 때 바꿀 수도 있어 인간의 ‘기억’에 관한 상반된 주장이 있다. 스페인계 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과거를 기억할 수 없는 자는 그것을 반복할 운명”이라고 하면서 기억의 중요성을 말하였다. 이와 반대로 폴란드계 미국 소설가 숄렘 애쉬는 “기억해 내는 힘이 아닌 잊는 힘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더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개인의 삶에서 이 두 가지 힘은 모두 필요하다.

  • [수요광장] 더 이상 차별은 없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수요광장] 더 이상 차별은 없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지면기사

    성에 대한 사회 기회 균등해졌대도 문제 제기시 ‘드센 여자’ 꼬리표 등 여전히 성차별 관련 지수서 ‘맨 뒤’ 이런 시류에 얽힌 동덕여대 사태는 마녀사냥에 안전한 공간으로서 필요 여중을 졸업하고 남녀공학에 입학했지만 반이 구분되어 있어 여고와 다름이 없었다. 대학에 입학해 대학원까지 다녔으나 남학생이 거의 없어 그동안은 성차별을 겪을 틈이 없었다. 이것이 성에 대한 차별이겠구나 싶었던 건 대학에 교수로 임용된 후였다. 학과에 발생한 문제에 접근하는 대학의 남성 보직자 교수나 남성 교직원의 태도는 권위적인 아버지가 딸을, 혹은 권위적인

  • [수요광장] 감독

    [수요광장] 감독 지면기사

    금년 코리안시리즈 젊은 감독 대결 프로야구 최연소 감독 이범호 등 선수뿐 아니라 감독 세대교체 진행 MZ세대 강압 리더십 통하지 않아 변화 받아들이고 선수들 이해해야 금년 코리안시리즈는 젊은 감독의 대결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1981년생이다. 국내 프로야구 최연소 감독이다. 박진만 감독도 지난 시즌까지 최연소였다. 젊은 감독들이 정상에서 만났다.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의 세대교체도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이범호 코치는 전지훈련지에서 갑자기 감독으로 선임되었다. 통합우승을 이루어냈으니 연속해서 운이 따른 셈이다. 박진만 감독은 1976

  • [수요광장] 존재론적 원형으로서의 시인, 박경리와 한강

    [수요광장] 존재론적 원형으로서의 시인, 박경리와 한강 지면기사

    한국 소설사의 거장 박경리 선생 타계 전 詩로써 실존적 제의 증명 한강 존재 알린 10여년전 펴낸 詩 역사와 시적 산문 조화롭게 결속 시인이라는 원적, 문학 끌어갈 것 박경리 선생은 ‘토지’ 등의 빛나는 소설을 통해 근대사의 불우한 난경(難境)들을 재현하고 치유해온 한국 소설사의 거장이다. 그러니 ‘시인 박경리’라는 표현은 조금 생소하다. 그러나 선생은 첫 시집 ‘못 떠나는 배’(1988)로부터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2008)까지 모두 다섯권 시집을 출간한 엄연한 ‘시인’이다. 선생의 첫 시는 1954년

  • [수요광장]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수요광장]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지면기사

    칼 포퍼 "열린 사회, 인류 나아갈 길"이데올로기 조작으로 발휘되는 '선동'과학적인 검토 없이 이루어지는 실수신자에게 '믿음' 강조하는 교권주의자순종 강요하는 편향적 사상 경계해야 칼 포퍼(Karl Popper, 1902~1994)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 1945)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나치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열린 사회'에 대한 자신의 깊은 고민을 담고 있는 대표 저서이다. 이 저서에서 포퍼는 과학적 탐구와 민주적 사회에 대해서 항시 비판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학 이론이 반드시 절대적 진리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기에 과학에서도 실험과 관찰을 통해 틀릴 가능성을 찾아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퍼는 인류의 역사가 '닫힌 사회와 열린 사회 간의 투쟁 역사'라고 규정하면서 그가 경험한 나치즘과 마르크스주의와 같은 통제된 사회에서 인간이 나아갈 길은 오직 '열린 사회'로 향하는 길뿐이라고 주장했다.그가 말한 열린 사회(Open Society)란 개인의 자유와 다양성이 존중되고, 비판과 수정을 할 수 있는 사회를 의미한다. 이러한 열린 사회는 권위와 독단을 거부하고, 민주적 참여를 통해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사회이다. 그리고 그가 경험한 당시의 독일은 나치와 독일 기독교 권력 세력이 상호 이해관계가 형성되어 국민들에게 '아리안 순혈주의'와 '새로운 기독교 의식'을 가질 것을 선동했다. 이들은 '유대교에 의해 오염된 모든 것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독일 사회를 닫힌 사회로 몰아넣었다. 이 선동의 결과, 세뇌된 독일의 기독교인들은 1938년 11월 유대인 상점 7천500개를 약탈하고 1천400개 이상의 유대인 회당을 파괴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1941년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하는 인류 최대의 잔혹한 홀로코스트 시발점이 되었다.군중의 선동이 항상 기득권 세력에 의해 일으켜지는 점은 역사의 교훈이다. 선동은 객관적, 과학적 근거가 아닌 이데올로기 조작을 통해 발휘된다.

  • [수요광장] 스포츠거버넌스 변화를 촉구하는 시대

    [수요광장] 스포츠거버넌스 변화를 촉구하는 시대 지면기사

    체육회·축협·배협 회장 태도문제에조직 안팎서 비판, 수장들 사퇴 요구생활스포츠 발전 '활동' 주목적으로결과로써 과정 덮는 문제회피 안돼 예외주의서 벗어나 변화 도모해야 2024년도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올해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 중의 하나는 체육조직 문제이다. 2월7일에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졸전으로 패배하면서 대한축구협회(축협)의 감독 선임에 대한 팬들 비판이 시작되었다. 7월에 홍명보씨가 감독으로 선임되자 축협 운영에 대한 팬의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축협은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 조사와 국회 감사를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8월에 파리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가 대한배드민턴협회(배협) 문제점을 폭로하였다. 문화부가 배협도 조사하여 10월에 결과를 발표했는데 협회의 운영개선 과제를 5개 분야 26개 사안으로 도출하고, 김택규 회장을 직장 내 괴롭힘 건으로 신고하였다. 동시에 대한체육회(체육회)도 문화부 조사와 국회 감사를 받으며 방만한 운영과 여러 문제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거기에다 이기흥 회장의 3선 연임을 반대하는 체육회 노조 성명, 정몽규 회장의 4선 연임을 반대하는 축협 노조 성명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체육조직들이 안팎으로 비판받으며 조직 수장들이 사퇴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한국을 대표하는 여러 체육조직이 팬, 선수, 노조, 문화부, 국회로부터 한꺼번에 문제점을 지적받으며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은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체육회, 축협, 배협 회장이 보여준 태도를 보면 사소한 실수를 했을 수는 있지만 중대한 잘못을 했다고는 거의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 한 조직의 수장에게 사람들이 기대하는 리더십, 운영 능력, 품성에 관한 눈높이와 이들의 태도 간에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이 왜 나타나는 것일까?여러 이유 중에 필자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재미가 중심인 스포츠산업에 팽배한 '결과 중심주의' 때문이다. 홍명보씨는 감독 선임 후 인터뷰에서 "대표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며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사람들은 경기에서 승리하면 기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