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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별과 오지와 오랜 인류의 기원을 결속하는 그리움 지면기사
신경림(1935~2024) 선생은 소외된 약소자들의 삶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형상화함으로써 그들의 삶과 감각 그리고 생활적 실감을 가장 구체성 있게 보여준 시인이다. 선생의 첫 시집 ‘농무(1973)’는 산업화 시대를 살아가는 농민들 삶의 세목을 담아냄으로써 한국 시의 사회적 상상력을 한 차원 높인 기념비적 세계로 평가받고 있다. 그 안에는 허물어져가는 농촌의 생활적 세부가 충실하게 재현되었고, 우리는 당대 농촌 사회에 대한 가장 탁월한 사실적 기록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 후로도 선생은 늘 어렵게 살아가는 고향 사람들과 이웃들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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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월드컵 졸전 대응, 정부와 국회도 달라져야 지면기사
지난 월요일 새벽에 월드컵 결승전에서 스페인이 우승하면서 40일간의 대장정이 끝났다.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은 조별리그를 넘지 못하고 34위에 그쳤다. 한국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던 12회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3회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진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원정하여 처음으로 16강 진출,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수한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팀의 네 번째 조별리그 통과를 기대했으나 실패했다. 홍명보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감독직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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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하루키 처럼 지면기사
환갑이 지나니 시간이 빨리 간다. 정년이 코앞이다. 은퇴 후의 삶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나. 지난 삶을 반추하면 후회와 회한으로 가득하다. 물론 보람 있고 기쁜 일도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도 얼굴 화끈거리는 일이 하나둘이 아니다. 은퇴 선배의 말을 듣고, 유튜브 영상들을 찾아본다. ‘70대의 후회’, ‘퇴직자의 현실 조언’, ‘미리알았다면’ 등의 제목의 영상이 가득하다. 노후 관심사는 건강, 재산, 인간관계, 소일거리로 요약된다. 관심사는 비슷하지만 현실은 각자의 처지에 따라 다르다. 건강을 잃은 사람은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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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진화하지 못하는 고려인 정책 지면기사
진화는 생물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여 살아남기 위해서 처절하게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말하면 환경 변화에 스스로를 혹독하게 변화시키지 못한, 진화하지 못한 생물은 죽는다. 국가의 정책은 급변하는 국내외 사회의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여 국가와 국민이 살아남도록 하는 행동방침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이 성공하면 국가와 국민은 살아남고 발전할 수 있지만, 반대로 실패하면 냉혹한 국내외 사회에서 도태되고 존재감이 사라진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가 각 부문에 걸쳐서 추진했던 정책들은 다행스럽게도 급변하는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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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군함 건조를 부탁받은 나라의 경쟁력 지면기사
지난 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군함 10척을 신속하게 건조해 줄 수 있느냐고 타진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형 항공모함을 한 달에 한 척씩 건조하던 미국이 이제는 한국에 군함 건조를 부탁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조선업의 변화가 아니라 미국 제조업 경쟁력 약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미국 제조업은 흔들리고 있다. 제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대에서 10%대로 감소했고, 연구개발 투자 규모도 2024년 중국에 추월당했다. 미국 제조업 경쟁력 약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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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어른이 사라진 세상 지면기사
한국에서 화제인 드라마 ‘참교육’은 필자가 사는 싱가포르 넷플릭스에서도 1위다. 공개 사흘 만에 비영어 부문 글로벌 정상에 올랐고, 2주 만에 46개국 1위, 전 세계 시청 2억 시간을 넘겼다. 군인 출신 공무원이 문제 학생과 악질 학부모를 응징하는 설정이 국경을 넘어 통했다. 싱가포르인 지인이 묻는다. “한국 학교가 진짜 이래?” 적당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이 가해자를 즉각 응징하는 장면에 속이 시원하면서도, 그 시원함의 근원이 현실적 무력감이라는 걸 아는 순간 단순히 재미로만 보기 어려워졌다. 싱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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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어수룩한 옛것에 대한 외로된 사랑의 수필 지면기사
해방 후 전쟁과 분단을 거치면서 이 땅의 문학교육은 국민국가 구성원 만들기에 집중하게 된다. 이때 모어를 미학적으로 세련화하고 현대인의 일상을 묘사한 수필이 선호된 것은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특별히 일제강점기 때 수필이 교과서에 집중 수록된 것은 해방후 쓰인 작품의 성층이 두텁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대문학사에서 수필의 전통이 연면하게 이어져왔음을 알리려는 계몽의 일환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1970년대까지 이어졌다. 1970~80년대 교과서 수록 수필은 피천득의 ‘수필’에 나오는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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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북한 내고향축구단 訪南과 한국 여자축구 지면기사
내일부터 7월 19일까지 북중미 월드컵 본선 경기가 열린다. 한국팀의 첫 경기는 체코팀을 상대로 6월 12일에 있다. 그런데 홍명보 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비판의 지속과 지상파 방송사의 월드컵 중계가 불발되면서 월드컵 분위기가 별로 달구어지지 않고 있다. 필자는 남자 축구 월드컵 경기를 즐기기 전에 5월 20일에 열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평양시 ‘내고향’ 축구단과 대한민국 수원시 ‘수원FC위민’ 간의 경기에서 드러난 우려스러운 점을 짚고자 한다. 두 팀의 경기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여자챔피언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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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사업보국(事業報國) 지면기사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종사자는 물론 주주, 국민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분배 격차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기업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기업은 직원에게 임금을 지급한다. 초과이익이 발생하면 함께 나눈다. 인센티브는 동기를 유발한다. 파격적 성과급의 1차 수혜자는 직원이지만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한다. 의대 쏠림은 우리사회의 걱정거리였다. ‘영업이익 n% 성과급’이 정착되면 이공계 기피현상은 완화될 것이다. 우수 인재는 기업과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다른 업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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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인천과 사마르칸트 지면기사
사마르칸트는 중앙아시아에 위치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두번째 큰 도시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위대한 실크로드의 동서남북을 연결시켜 주었던 거대한 도시였다. 특히 16세기 사마르칸트는 유라시아의 도시들 중 최고의 경제력을 가졌던, 그리고 학문·과학의 메카로 알려졌던 도시였다. 당시 사마르칸트의 인구가 프랑스 파리보다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유라시아의 번영과 영광을 상징했던 이 도시는 지금 우즈베키스탄의 두번째 도시에 불과하다. 왜 이렇게 극단적인 변화를 겪었을까? 이 도시는 기원전 550년대에 유대인을 해방시켰던 성경에도 등장하는 페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