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경인칼럼] 신진서-카타고 대국과 공진화 학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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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신진서-카타고 대국과 공진화 학습법 지면기사

    지난 7월, 신진서 9단이 현존 최고의 바둑 인공지능 ‘카타고(KataGo)’와의 3번기를 2승1패로 승리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두 점 접바둑이었지만, 그동안 두 점을 받고도 프로기사 전체가 넘지 못하던 벽이었다. 이세돌이 알파고를 상대로 거둔 한 판의 승리 이후 10년만에, 인간이 다시 기계를 이긴 것이다. 물론 10년 사이 맞수에서 두 점으로 바뀌었으니 신진서의 승리가 아니라 인공지능의 엄청난 진화 속도를 확인시킨 사건이라 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이번 대국의 승리한 사실보다 ‘어떻게 이겼는가’를 복기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 [경인칼럼] 고참은 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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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고참은 고물 지면기사

    지난달 초에 20대 간호사가 광주시의 한 병원 선배들의 태움 행위를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태움은 선배 간호사들이 후배 간호사를 괴롭히며 업무를 교육하는 문화를 지칭하는 것으로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표현에서 유래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 만큼 신입 간호사의 작은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이유이나 간호업계의 악습이 여전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태움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폭력”이라며 진상규명을 지시했다. 보건복지부가 간호사 태움 방지대책에 나서고 추미애 경기도지사도 “태움은 교육이 아니라

  • [경인칼럼] 난망한 보수의 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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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난망한 보수의 재건 지면기사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거취 이슈가 제기된 지는 지방선거 훨씬 이전이다. 그리고 선거 이후에 본격적으로 점화되었다. 물론 선거 패배 책임론이다. 한국정당사에서 특히 민주화 이후 각종 선거 패배시 당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물론 정당 내부의 일이고 법률의 영역은 아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에서 주권자에 대한 책임성은 대표성, 조응성 못지않게 중요한 원리이다. 이는 당원에게도 동일한 비중으로 적용된다고 보는 게 보편적 상식이다. 그런데 정당 대표의 거취가 한국정당정치 전체의 이슈로 이토록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

  • [경인칼럼] 웰다잉, 삶을 끝까지 사랑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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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웰다잉, 삶을 끝까지 사랑하는 방법 지면기사

    “난 굴욕스러운 고통 속에 죽진 않을 거야.” 영화 ‘더 룸 넥스트 도어’(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2024) 속 말기 암 환자 마사의 의지는 결연하다. 친구 잉그리드에게 삶의 마지막 순간 곁에 있어 달라고 부탁한다. 영화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인간의 존엄과 우정, 삶을 바라보는 방식에 집중한다. 그래서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삶은 더 선명해진다. 알모도바르 감독은 삶을 화려한 색감의 미장센으로 표현한다. 죽음은 흑백이 아니라고, 삶과 죽음은 문 하나 사이를 둔 방처럼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듯하다. 우리는

  • [경인칼럼] 우리 동네 홈플러스,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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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우리 동네 홈플러스, 두번째 이야기 지면기사

    십수 년 드나들었던 우리 동네 안경점으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왔다. ‘000 안경원입니다. 홈플러스 폐업 관계로 인해 저희 안경원도 폐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8월31일까지 재고 정리 세일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고 그동안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법원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기 이틀 전이었다. 2주 안에 2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항고하면 회생절차를 재개할 가능성은 열어두었지만 이를 낙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제 꼭 닷새를 남겨뒀다. 법원 결정의 배경은 단순한 자금 부족이 아니다. 사

  • [경인칼럼]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과 문화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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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과 문화정책 지면기사

    인천시 제9기 민선정부는 행정체제 개편과 함께 출범하였다. 2026년 7월1일, 인천에는 검단구·영종구·제물포구·서해구가 새로 탄생하면서, 중구와 서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검단구와 영종구는 새롭게 설치되고, 제물포구와 서해구는 통합과 명칭 변경을 통해 재편된 기초자치단체이다. 행정체제 개편에 따른 행정적 준비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되어 왔지만 새로운 문화권역의 형성과 문화행정 체계, 지역 간 문화격차에 대한 준비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행정체제 개편으로 문화지원기구의 지역 간 격차는 확연하다. 제물포구는 기존 중구문화재

  • [경인칼럼] 청년실업과 기업가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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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청년실업과 기업가 정신 지면기사

    지난 6월2일 일본의 대학 4학년생 80%가 이미 취업이 확정됐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내년 3월이 졸업임을 고려할 때 무려 9개월 전에 졸업예정자 대부분이 직장을 잡은 것이다. 구인난이 심각한 일본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조기 채용’을 서두른 결과이다. 대부분 3학년 때 내정되고 최근엔 2학년, 심지어 1학년도 내정된다는 소식도 들린다. 우리에겐 꿈같은 얘기다. 조기취업률은 언감생심이고 2025년 전국 193개 4년제 대학생의 취업률은 53.8%에 불과하다. 또한 지난해 15~29세 취업자들이 최종 학교를 졸업한

  • [경인칼럼] 보수는 다시 지방선거 전으로 회귀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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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보수는 다시 지방선거 전으로 회귀하려는가 지면기사

    6·3 지방선거가 남긴 정치적 함의는 집권연합에 대한 견제·경고의 의미와 보수 재건을 위한 최소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보수의 재정립은 가능할까.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했고 재보선에서도 예상외의 성적을 거두면서 지금의 장동혁 체제 순항의 명분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는 외관일 뿐이다. 내용은 전혀 상반된다. 오세훈 시장은 철저히 장동혁 지도부와의 절연과 비판을 선거의 동력으로 삼았고, 부산 북구갑의 한동훈 의원은 장동혁 대표에 의해 제명된 보수 인사다. 평택을에서 승리한 유의동 의원 역시 국민의힘 지도부와는

  • [경인칼럼] 우리 동네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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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우리 동네 홈플러스 지면기사

    우리 동네 홈플러스가 소생할 수 있을 거라고 믿은 주민들이 몇이나 될까. 임시 휴업에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마트 매장은 기묘한 모습을 띠었다. 두부 선반에 두부가 없고, 콩나물 매대에 콩나물이 없었다. 다양한 상품들이 가득 차 있어야 할 우유 코너엔 자체 브랜드 상품 몇 개만 띄엄띄엄 놓여있었다. 질소를 넣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과자봉지와 몇 년을 두어도 상하지 않을 공산품들이 가로로 길게 줄 세워져 진열대의 빈칸을 감추고 있었다. 무너진 공급망에 쥐어짜 낸 고육지책이었을 터. 보는 소비자가 더 민망할 지경이었다. 결국 지난달 1

  • [경인칼럼] 질문하는 존재로서의 인간
    경인칼럼

    [경인칼럼] 질문하는 존재로서의 인간 지면기사

    생각하는 존재로서의 인간, 호모 사피엔스는 인간의 오랜 정의이다. 그래서 데카르트의 ‘코기토(Cogito)’를 근대적 주체의 탄생을 알리는 선언처럼 받아들였다. 인간은 ‘스스로’ 의심하고 판단하고 인식하는 사유의 주체이므로 ‘존재한다’는 확실한 근거였다. 현대철학은 데카르트식 주체, 곧 스스로를 완전히 인식하고 통제하는 투명한 주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인간의 사유는 고립된 정신의 자율적 작용이 아니라, 언어와 권력, 욕망과 무의식, 사회적 조건 속에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간의 사유에 의문은 더 근본적 방식으로 제